"식비 보태고 '집콕' 지친 아이에 선물"..아동돌봄지원금 활용법

임재희 2020. 10. 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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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1명당 20만원 특별돌봄 지원금, 29일 지급
"코로나 이후 집에 머문 시간 늘어..식비 2배↑"
"바로 쓸 것..아이 돌봄비는 없어서 못쓰는 돈"
추석 전 지급에 만족.."명절 돈 들어갈 데 많아"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28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한빛유치원에서 이번 추석 할머니를 보러가지 못하는 어린이가 한복을 입고 제주도에 있는 할머니와 강원도 홍천에 있는 할아버지께 영상통화를 하며 명절 인사를 하고 있다. 2020.09.28. jc4321@newsis.com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아이들이 학교랑 유치원에 못가니까 식비가 많이 들어가더라고요. 먹고 입히고 하물며 물티슈 같은 것도 더 많이 필요하죠. 집에서 뭐라도 가르쳐야 하니까 책도 한권 더 사게 돼요."

초등학교 5학년부터 5살과 7살 유치원생에 2살배기 영유아까지 남자아이만 넷을 키우는 조모(39·여)씨는 코로나19 이후 아이들이 집에서 머무는 시간만큼 들어가는 생활비도 늘었다고 지난 8개월여를 돌이켰다.

이런 조씨에게 추석 연휴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아동수당과 스쿨뱅킹 통장으로 아이 1명당 20만원씩 현금이 들어왔다.

4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편성된 '아동 특별돌봄 지원금'이 지난달 29일 미취학 아동 238만여명, 초등학생 264만여명 502만여명에게 지급 완료됐다.

아동 특별돌봄 지원금은 돌봄부담 경감을 위해 초등학생 이하 아동에게 1인당 20만원씩 지급됐다. 아동 1명당 20만원이니 조씨는 총 80만원을 받았다.

2월 말 학교는 물론 어린이집, 유치원 등이 휴교·휴원하고 개학 이후에도 등교 일수가 조정되면서 올해 아동·청소년들은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다.

육아정책연구소가 3월25~27일 초등학교 3학년 이하 자녀(만 0~8세)를 둔 부모 56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9.0%가 코로나19 상황 전후로 돌봄 서비스 이용에 변화가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73.3%는 가정 내 양육을 선택했으며 24.0%는 조부모나 친·인척 도움을 받았다(중복 응답 기준).

코로나19로 생활비 등이 늘어 부담되는 건 중학생 이상 자녀를 둔 가정도 마찬가지다.

중학교 3학년 아들을 둔 정모(47·여)씨는 코로나19 사태 전후로 달라진 점을 묻자 식비를 꼽았다.

정씨는 "어른들은 아점(아침 겸 점심)을 먹고 저녁만 먹으면 되는데 아이들은 아침 먹고 인강(인터넷강의) 듣고 점심 먹고 중간중간 간식도 먹는다"며 "평소 같으면 일주일에 금요일 저녁이나 토요일쯤 한번 봤던 장을 요새는 2~3일에 한번 보러 간다. 식비가 2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예기치 못한 곳에서 지출도 발생했다. 정씨는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세끼를 다 챙겨 먹고 집에서 인강을 들으면서 학교는 물론 매일 가던 학원도 이틀에 한번씩 가다 보니 살이 쪄서 예전에 입던 옷도 안 맞는다. 옷도 사줘야 한다"며 웃었다.

4차 추경에는 중학생 약 132만명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학습 지원금' 예산도 편성됐다. 원격교육 등 비대면 학습지원을 위해 중학생에게 1인당 15만원씩 이달 8일 안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아이들의 나이대가 다르고 지원금 종류도 다양하지만 아동 특별돌봄과 비대면 학습 지원금을 받은 부모들은 이번 지원금을 금방 쓰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18년 2월 태어난 아이를 올해부터 어린이집에 보낼 계획이었던 손모(33·남)씨는 지원금을 두고 "생활비로 하기보다는 아이 보는 비용이 발생하면 쓰려고 하고 있다"면서도 "웬만한 부잣집이 아니면 이 지원금을 따로 모아놓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씨는 "애를 키우려면 한푼이 아쉽기도 한데, 아이한테 들어가는 비용은 돈이 없어서 못쓰는 거지 있는데 안 쓰는 법은 없다. 아이 키우는 집 부모라면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요긴하게 쓸 것 같다"고 했다.

지원금을 급식비, 현장학습비 등 각종 학교 납부금을 내는 계좌인 스쿨뱅킹으로 받는 초등학생·중학생 학부모들의 경우는 지원금을 따로 구분하는 일도 쉽지 않다.

"아들 학교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지원금이 스쿨뱅킹 계좌로 들어갈 것"이라고 들었다는 정씨는 "지원금이 아이 몫으로 나오지만 들어오면 스쿨뱅킹 계좌로 자동이체 돼 있던 학원비나 같은 계좌로 만든 체크카드를 쓸 때 사용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생활비로 즉시 쓸 지원금이 소득·재산 수준 등에 따른 선별 지급을 위한 별도 신청 없이, 특히 추석 전후로 지원된 데 부모들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놀러 갈 곳이 마땅치 않았던 데다 방역당국의 이동 자제 권고에 아들 넷과 집에 머물기로 한 조씨는 "명절이라 돈 들어갈 데가 많았다"며 "추석 전에 지원금이 들어와 애들과 맛있는 것도 먹고 옷도 사서 입히려고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아동 특별돌봄 지원금의 경우 미취학 아동 약 238만명은 아동수당 계좌로, 초등학생 약 264만명은 스쿨뱅킹 계좌 또는 보호자 희망 계좌로 지급을 마쳤다고 밝혔다. 계좌번호가 부정확하거나 9월 입국·전학 등으로 지원금을 아직 받지 못한 일부 미취학 아동이나 초등학생에 대해서도 이달 중 지급할 예정이다.

중학생은 비대면 학습 지원금 대상을 학교별로 파악하고 학부모 안내 및 계좌 정비가 진행 중이다. 복지부와 교육부 등은 준비가 되는 학교부터 지급을 시작, 돌아오는 목요일인 8일에는 대다수 중학생이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초등학교·중학교에 재학 중이지 않은 학교 밖 아동도 별도 신청·접수 기간을 거쳐 이달 중 지급하는 게 정부 목표다.

미인가 대안교육시설, 홈스쿨링 등으로 초등·중학교에 다니지 않는 학령기 아동(2005년 1월~2013년 12월 출생)을 대상으로 안내를 거쳐 교육지원청에서 신청을 받아 교육지원청이 증빙서류를 확인한 후 계좌로 지급할 계획이다.

다음달 16일 공휴일을 제외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아동 주소지 기준 교육지원청에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우편이나 온라인 신청은 안 되며 주소지가 아닌 곳에서도 신청을 받을 수 없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lim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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