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벚꽃 엔딩? 벚꽃 스타팅! 가을에 대전·하동·거제서 꽃망울
전문가 "긴 장마, 태풍 등 날씨 영향 추정"
철 모르는 봄의 전령사 벚꽃이 전국 곳곳에 꽃망울을 터뜨렸다. 올 여름 유난히 길었던 장마와 연이은 태풍이 이례적인 ‘가을 벚꽃’을 불러냈다.
29일 경남 하동군 화개면 화개장터에서 악양면으로 향하는 19번 국도변. 도로변 옆 벚나무에서 지난 25일부터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렸다. 봄철 벚꽃을 구경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하동 십리벚꽃길 근처다. 나무 전체에서 벚꽃이 만발한 것은 아니지만, 가을 길목에서 만난 반가운 벚꽃에 주민들도 옅게 미소를 띄었다. 이곳을 자주 지나다니는 오흥석(58) 하동녹차연수소장은 “이유야 뭐든 간에 사람이 꽃을 보면 기분이 좋지 않냐”며 “꽃이 지고 잎들이 빨갛게 물들어가는 가을 길목에 벚꽃을 보니 더욱 생기도 느껴지고 활기찬 기분이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벚꽃 뿐만 아니라 배꽃도 꽃을 피웠다.
경남 거제 일운면 지세포리 일원에도 때 아닌 벚꽃이 등장했다. 지나는 사람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연신 휴대전화를 들이댔다.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최해준(48)씨는 “이곳에 20년동안 살면서 가을 벚꽃은 처음 본다”고 신기해했다. 연세가 지긋한 노인들은 “한 해에 벚꽃이 두번 피면 풍년이 든다카던데, 좋은 소식이 있을려나”라며 한마디씩 던졌다.
가을 벚꽃은 하동과 거제, 의령, 진주, 전남 해남 등 남도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동해 한 가운데 울릉도 위통구미 마을에도 단풍나무 사이로 벚나무에서 하얀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렸다. 대전시 문평동 한 도로 가로수에서도 벚꽃이 개화해 지나가는 시민들을 놀래켰다. 인천 강화도와 충북 충주시 대청호에서도 가을 벚꽃이 피었다.
가을에 핀 벚꽃이 신기하다는 반응이 대다수지만, 일부는 기후변화로 인한 현상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벚꽃은 이르면 3월 말에서 4월 초 개화해 5월까지 볼 수 있는 대표적 봄꽃이다.
윤준혁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사는 “가을에 벚꽃이 피는 것이 이례적이긴 해도 드물게 목격되는 현상이다”며 “올 여름 긴 장마와 함께 연달아 이어진 태풍으로 잎들이 일찍 떨어졌고, 이후 날씨가 다시 일시적으로 더워지는 현상을 겪으면서 나무 자체가 봄으로 시기를 착각해 꽃을 피우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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