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수, 누수, 결로와 유지관리

매거진 2020. 9. 2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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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하자에 대처하는 유지관리 매뉴얼_ 7회

방수와 누수, 그리고 결로로 인한 하자는 왜 생기는 걸까? 어떻게 하면 이를 해결할 수 있는지, 나아가 예방할 방법은 무엇인지 차근차근 짚어본다.


연재순서  
01 건축물 생애주기비용(LCC)의 이해 02 유지관리의 발생과 성장, 그리고 목적 03 유지 관련 법규의 개정과 강화 04 건축물 에너지절약설계기준 05 친환경과 생태디자인 06 기초, 골조의 하자와 유지관리 07 결로, 방수, 누수와 유지관리 08 설비 하자와 유지관리 09 전기 하자와 유지관리 10 시운전, 사용법 11 상가주택의 취약점에 대응하기 12 임대차보호법, 임대차계약서 작성하기

방수와 누수, 결로는 건축물의 하자 중에서 가장 흔한 하자다. 그러기에 이 분야의 하자를 해결할 수 있다면 그만큼 유지관리비를 줄일 수 있고, 하자에서 오는 스트레스에서 해방된다. 이러한 하자는 경험도 중요하지만, 원리를 알고 접근한다면 훨씬 수월하게 대처할 수 있다.

남이 불편하여
더 힘든 하자, 방수

건축물에서 물을 사용하는 곳에는 모두 방수를 해야 한다. 화장실이나 다용도실은 물론이고, 평지붕으로 이루어진 옥상이나 발코니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한, 흙에는 항상 습기가 있고 비가 오면 물이 차오를 수 있기 때문에 흙과 접한 면에도 방수를 한다. 방수를 하는 공법과 재료는 다양하다. 

특성에 맞도록 하면 되는데, 관건은 유지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수는 적정 수명이 있어서 일정 기간에 한 번씩 보수해줘야 함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방수공사가 잘되었다고 하더라도 영원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소형건축물에서 사용하는 방수 공법에는 콘크리트 자체에 방수액을 타서 시공해 구조체 자체가 방수 기능을 하도록 하는 구체방수, 시멘트모르타르에 방수액을 타는 액체방수, 방수 성능을 가지고 있는 시트지를 이어 붙여 방수하는 시트방수, 방수 성능을 가진 화학 약품으로 막을 형성해 방수하는 도막방수 등이 있다. 한 가지를 사용하기도 하고, 위치와 기능에 따라 두 가지 이상을 사용하기도 한다.

방수는 앞서 언급한 공법과 관계없이 시공하는 위치에 의해 구조체의 안쪽에 하면 안 방수, 바깥쪽에 하면 바깥 방수라고 부른다. 또한, 방수층이나 방수 표면이 노출되도록 시공하는 공법이면 노출 방수, 방수층 위에 보호모르타르나 누름콘크리트 등을 타설하면 비노출 방수라고 한다. 

상가주택 등에서는 방수 시공을 한 곳이 깨져서 발생하는 하자가 가장 흔한 경우인데, 대개 평지붕일 경우 많이 발생한다. 요즘은 방수재가 좋아져서 화장실이나 다용도실에서 발생하는 하자는 많이 줄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액체방수로만 처리하지 말고,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코너 부분을 우레탄도막방수 등으로 보강하면 하자가 줄어든다. 유지관리를 생각하면 단열재와 방수 시공에는 비용을 아끼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런데 방수 하자의 경우 오히려 그 아래층에 사는 사람이 더 불편하다. 우리 집의 누수 공사지만, 남의 집에 가서 공사해야 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인데, 누수로 피해를 본 아래층 천장 공사를 새로 해 주어야 하는 것이 그 예다. 더구나 누수 되는 물이 어디에서 새 나올지는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문제가 더 커진다. 시간 양해를 구해야 하고, 공사할 때 발생하는 소음과 마감재의 품질, 공사 범위에 대해 서로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상가주택을 시공할 때 배관을 아래층 천장에 하지 않고, 우리 집 방수층 위에 하는 것을 ‘층상배관’이라고 한다. 이는 배관에서 발생하는 누수로 인한 아래층의 불편을 줄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방수층 위에서 누수가 되므로 우리 집에서 공사하면 되니 아래층에 가서 배관 공사를 함으로써 발생하는 추가 고통을 줄일 수 있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하자, 누수


낙엽이 쌓인 처마홈통 사진

누수는 방수 시공을 한 곳이 깨져서 발생하는 누수를 제외하면, 골조를 이어치기 한 부분에서 누수가 되는 경우, 발코니 등에서 실내로 역류하는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골조 이어치기를 한 곳에서의 누수는 방수가 깨져서 생기는 하자보다 발견하기 어려워 고치기도 어렵다. 골조 콘크리트를 칠 때는 아래층 벽체와 위층 슬래브를 같이 친다. 다음 층 콘크리트를 칠 때 또다시 아래층 슬래브 상단에서 이어 치는데 이때 콘크리트가 연결된다. 이것을 이어치기라 하고, 이렇게 슬래브 상단과 옹벽의 맨 아랫부분이 만나는 곳이 이어치기한 부분이 된다. 외벽을 타고 내려온 빗물이 이곳을 통하여 내부로 스며들어 슬래브 바닥을 돌아다니다가 아래층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 지하와 1층 바닥에서 이런 현상이 생기므로 콘크리트를 칠 때 지수재를 설치하거나 내부에서 코너 방수를 해 주어야 예방할 수 있다.


낙엽이 쌓인 처마홈통 사진 / 낙엽방지망 설치

빗물이 역류하는 것은 발코니나 처마홈통(물받이)에서 발생한다. 발코니에 떨어진 빗물이 배수구가 막혀 실내로 넘쳐 들어오는 경우, 처마홈통에 떨어진 낙엽이 홈통을 막아서 물이 넘치는 경우 등이다. 따라서 발코니나 화장실, 다용도실의 배수구는 항상 관심을 가지고 청소해 줄 필요가 있고, 주변에 키 큰 나무나 산이 있으면 처마홈통에 낙엽방지망을 설치하여 낙엽이나 비닐 등이 바람에 날려 들어가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 좋다.

흔하지만 고치기 어려운 하자,
결로

건축물 하자 중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나타나면서 제일 고치기 어려운 것 중 하나가 결로다. 대부분 결로는 단열과 직결되어 있고, 단열공사는 에너지 절약과도 연결되어 있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 단열공사다. 결로 대비가 안 되어 있으면 누수보다 물의 양이 훨씬 많이 생길 뿐 아니라 발생하는 원인과 장소를 정확히 찾기도 쉽지 않다.

건축에서 결로란 벽, 바닥 등의 표면 온도가 낮아져 이슬이 맺힐 수 있는 온도 이하로 되었을 때, 대기가 함유하고 있던 수분이 벽이나 바닥의 표면에 달라붙어 물방울로 맺히는 현상을 말한다. 이렇게 대기와 물체 표면의 온도 차이에 의하여 발생하는 결로는, 따뜻한 공기가 온도가 낮은 물체의 표면에서 노점을 형성하므로 내외부 중에서 반드시 따뜻한 쪽에 나타난다는 특성을 가진다. 

결로는 같은 대기의 온도에서도 포함된 습도 차이에 따라 나타나는 정도가 다르고, 같은 습도의 대기라 하더라도 내외부 온도 차이에 따라 나타나는 상태가 다르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하자가 결로인지 누수인지 정확하게 진단하기조차 어려워지기도 한다. 그럼 어떻게 결로를 막을 것인가?

첫째, 결로는 부위별로 나타나는 시기가 다르므로 구분하여 대처해야 한다. 주차장 등 지하 부위는 대기가 덥고 땅속은 시원한 여름에 나타난다. 특히 빗물 등에 의해 땅속이 차가워지고 이 찬 기운이 구조체에 전달되는, 대기 중에 습기가 많은 장마철에 나타난다. 대기의 더운 공기가 차가운 구조체를 만날 때 노점이 형성되므로 지하실 안쪽 따뜻한 면에 물방울이 맺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결로는 무조건 환기를 많이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지하에 발생하는 결로는 환기를 많이 시키는 것이 오히려 불리하다. 더운 외부의 공기를 자꾸 유입시키면 실내 온도가 올라가 결국 건물 밖의 땅속과 온도 차이를 더 크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환기보다는 제습기 등을 활용하여 습기를 제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겨울에는 반대의 현상이 나타난다. 겨울의 대기는 차갑고 실내는 덥기 때문에 지상 구조물, 특히 단열이 안 된 발코니, 다락 등에 많이 일어난다. 단열이 잘 안 되어 있으면 외부의 차가운 온도가 구조체를 타고 그대로 실내로 전달된다. 실내의 더운 공기는 외부 온도에 의해 차가워진 구조체에 달라붙어 결로가 되는 것이다.

이런 결로의 경우에는 단열공사의 부실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내부와 외부 사이에 추가로라도 단열을 철저히 해 주면 결로를 막을 수 있다. 내단열보다는 구조체의 외부에 단열해 주는 외단열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미 발생한 결로를 막으려면 추후에라도 발코니 벽에 단열해 주든지, 발코니 창을 조금 열어두어 발코니 내부 공기가 결로가 생기지 않을 정도로 낮아지게 환기를 시켜야 한다. 겨울철 결로에는 환기가 적합하다.


이중단열 상세도 일반적으로 외부에 법적으로 하게 되어 있는 120mm 단열재에다 내부 석고보드 속에 10mm만 단열재를 넣어도 냉난방 효과는 물론 결로를 방지하는 효과까지 볼 수 있다.

둘째, 결로의 또 다른 특성은 공기가 투과하는, 소위 숨 쉬는 재료에서는 나타나지 않거나 약하게 나타나는 반면 공기가 투과하지 못하는 재료에서는 심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여름에 찬물을 유리컵에 담아 놓았을 때와 종이컵에 담아 놓았을 때 유리컵에서 훨씬 많은 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유성페인트를 칠한 곳에서는 심하지만, 수성페인트를 칠한 곳에서는 덜 심하게 나타나며 아무것도 칠하지 않고 시멘트 미장만 한 곳에서는 오히려 약하게 나타난다. 또한, 종이벽지보다 실크벽지에서 특히 심하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레탄페인트가 칠해진 바닥, 비닐장판이나 데코타일 류, 화장실의 자기질타일 류 등 공기가 투과되지 않는 비닐제품에서 결로가 심하다. 따라서 결로가 의심되는 곳에는 목재, 종이 등 공기가 통하는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결로는 대기 중의 더운 습기가 차가운 표면에서 물방울로 맺히는 것이므로 대기 중 습기가 많으면 많을수록 심하다. 습기가 많은 장마철에 가장 심한 것을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결로 방지에는 습기 제거가 필수적이다. 넷째, 결로가 생기지 않을 조건인데도 결로가 생기는 곳이 있다. 이런 경우는 환기가 안 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반적으로 가장 흔한 곳이 가구 뒷부분. 결로가 생긴 것도 아닌데, 습한 공기가 환기가 안 되므로 벽이나 가구에 영향을 주면서 곰팡이로 변한다. 같은 건물에서도 다른 세대들은 괜찮은데 유난히 결로나 곰팡이가 많이 생기는 집이 있다. 이런 집들은 생활 습관에 의해 환기를 잘 안 시킨 경우가 많다.

다섯째, 현관이나 발코니 문 등 출입구에 생기는 결로가 있다. 이 결로는 현관이나 발코니 바닥이 대개 타일로 되어 있어서 큰 불편을 모르고 지나친다. 대부분 건축물에서 세대 출입이나 외부 출입을 하기 위한 문은 철문으로 되어 있다. 이 철문은 불이 밖으로 번지는 것을 막아준다고 하여 ‘방화문’이라고 부른다. 유의할 점은 단열이 되어 있는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아파트처럼 현관문이 실내에 있는 경우는 좀 덜하지만, 외부에 직접 면하게 되어 있는 상가주택이나 전원주택의 경우에는 반드시 단열이 된 방화문을 사용하고 중문까지 설치하는 것이 좋다. 중문 없는 전원주택에 멋있다고 단열이 안 된 알루미늄 현관문을 설치했다가 한겨울에 문과 문틀이 얼어붙어서 열리지 않는 경우도 보았다. 얼마나 에너지 낭비가 심하겠는가? 외부로 노출되는 방화문에도 단열해 주면 결로를 막고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 현관문 단열도 필수라는 점만은 기억하자. 

결로는 원인이 다양하고 각각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원인을 모르면 비용만 계속 들어갈 뿐 대처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원리를 알고 설계단계에서부터 대비한다면 쉽게, 충분히 방지할 수 있는 현상이다. 

입면에서 실제로 중요한 것들

입면 계획을 할 때 쉽게 넘어간 것들이 나중에 치명적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있다. 도시가스 배관이나 빗물 홈통, 환기구, 에어컨 실외기 등 건물에 붙는 것들이 그것이다. 특히 빗물 홈통은 반드시 고려하고 반영해 넣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은 입면도를 그릴 때 어렵사리 만들어 놓은 예쁜 모양을 해치는 것 같아서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는 무척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들이다. 어쩔 수 없이 나중에 입면에 그려 넣거나, 도면에 없어서 현장에서 알아서 설치하게 되면 그야말로 입면에 덕지덕지 붙는 상황이 발생하고 만다.

나중에 실제로 설치될 수밖에 없는 것들은 도면에 반드시 그려 넣자. 이들도 중요한 입면 요소들이다. 기본설계에서 이들을 고려하지 않으면 실시설계나 시공단계에서는 이미 다른 많은 설비가 자리를 차지해버려서 위치를 정하기가 더 힘들다. 억지로 설치한 홈통 등은 누수 하자의 원인이 되고, 관리비 상승은 물론 스트레스가 된다. 이것은 창의 모양이나 입면에서의 디자인 요소보다도 훨씬 더, 두고두고 우리를 괴롭게 한다.


건축가 유훈조 _ ㈜재마건축사사무소


성균관대학교에서 건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년 넘게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상가주택 기획 업무는 물론 설계와 감리, 시공과 유지관리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그동안의 경험을 녹여 『상가주택 건축주 바이블』을 출간했으며, 현재 ㈜재마건축사사무소 대표 이사, 경희대학교 건축학과 겸임 교수, 한국환경공단과 한국농어촌공사 VE위원직을 겸하고 있다.  https://cafe.naver.com/yulim4248

구성 _ 편집부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0년 9월호 / Vol.259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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