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현의 세계 100대 골프여행] '천상의 모나코' 몬테 카를로GC

2020. 9. 22.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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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3 5번 홀에서 내려다 본 모나코.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방은 가을 골프 여행지로 이상적인 곳이다. 20도 전후의 온화하고 맑은 날씨에 로마와 중세 시대 유적으로 가득 찬 예쁜 소도시들을 구경하며 전통 음식과 와인을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여행은 지중해 연안의 항구 도시 마르세유에서 시작된다. 이어 엑상프로방스, 아를르, 아비뇽을 거쳐, 내륙의 고르드와 루시용, 무스티에 생마리를 경유한 다음, 깐느, 니스 그리고 모나코에서 여행은 마무리된다. 동쪽으로 조금씩 이동하며 세르반느, 바르바루, 생 앙드로엘, 떼르 블랑쉬, 로얄 무장 그리고 샤또 드 톨란 등을 라운드하는 이 여정의 종착지는 바로 몬테 카를로(Monte-Carlo)골프 클럽이다.

모나코와 그 배경의 아젤 산.

프랑스 라 뚜르비 마을에 속한 몬테 카를로GC의 인기는 온통 모나코에서 나온다. 모나코를 병풍처럼 두른 1148미터 아젤 산(Mont Agel) 중턱 해발 900미터에 자리해 그림 같은 항구와 지중해를 내려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클럽 이름도 모나코의 유명 관광지 ‘몬테 카를로 카지노’에서 따 왔다.

코스 방문은 모나코에서 북쪽으로 가파른 산악 드라이빙 도로를 따라 스릴 넘치는 20여분의 운전으로 시작된다. 가는 도중에 산 중턱 라 뚜르비 마을에 들러 전망대에서 차 한 잔을 즐길 수도 있다. 클럽에 도착하면 커다란 철제 아치 대문과 우아하고 아늑한 클럽하우스가 손님을 맞는다.

몬테카를로 골프클럽 입구.

코스는 스코틀랜드의 선수 출신 설계가인 윌리 파크 주니어(Willie Park Junior) 설계로 1911년에 개장했다. 1887년과 1889년의 디오픈(The Open)을 두 차례 우승한 그는 영국, 유럽, 미국, 캐나다 등에 170여개 코스를 디자인했는데 영국의 써닝데일 올드, 미국의 메이드스톤 등은 세계 100대 코스에 드는 코스다. 그의 부친인 윌리 파크 1세는 디오픈을 무려 4번 우승했다.

처음 코스를 연 지 70여년 이상 지난 1983년에 리모델링을 거쳐 1984년부터 9년간 몬테카를로오픈이 이곳에서 열렸다. 모나코 후원 하에 유러피언투어로 열린 이 대회에서 스페인의 전설적 골퍼 세베 바예스테로스(Seve Ballesteros)와 이안 우스남(Ian Woosnam) 등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가파른 내리막 파4 4번 홀.

6004미터 파71의 영국식 파크랜드 코스는 뛰어난 레이아웃을 자랑한다. 코스에서는 그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바다와 산악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고도 변화가 크고 페어웨이 업다운도 많아 재미와 흥분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다 몇몇 홀에서 바라보이는 지중해와 리비에라 해안 전경은 보너스다.

홀들은 산과 바다를 아우르며 다양한 도전을 제공한다. 처음 몇 홀은 다소 시시해 보이지만 전반 9홀이 끝날 때쯤이면 몬테 카를로의 독특한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코스의 진면목은 366미터 파4 4번 홀부터 시작된다. 가파른 내리막 페어웨이 너머로 짙푸른 지중해 전경이 펼쳐진다. 경치 하나만으로 최고의 홀이다.

파3 5번 홀에서 바라본 이태리 리비에라 해안.

절벽을 따라 위태롭게 놓인 파3 5번 홀도 놀라운 전경을 펼친다. 티박스에 서서 지중해를 바라보면 3개국이 한 눈에 들어온다. 왼쪽부터 이탈리아, 모나코, 프랑스의 해변이 하나로 이어지는 것이다. 해안 절벽 위에서 154미터 거리의 절벽 아래 그린을 향해 드로우 성 아이언 샷을 하는 건 짜릿한 경험이다.

핸디캡 1번인 파4 7번 홀도 뛰어나다. 417미터의 블라인드성 우도그렉 내리막 홀로 뒤로는 바다가 펼쳐져 보이는 그린이 인상적이다. 코스 설계가들은 이처럼 그린 뒤로 창공을 접하는 시각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홀을 인피니티 스타일이라고 부른다. 가파른 언덕 위 보이지 않는 그린을 향해 오른쪽으로 휘어가는 파4 9번 홀을 지나면, 클럽하우스 옆에 그린이 놓인 내리막 파3 10번 홀이 기다린다.

인피니티 그린이 인상적인 파4 7번 홀.

바다를 향해 있는 전반과 달리 반면 후반 홀들은 내륙 산악에 배치되어 있다. 더 이상 바다는 보이지 않지만 업다운이 크고 드라마틱한 홀들이 많다. 가파른 내리막 파4 13번 홀은 좁은 티샷 시야 너머로 탁 트인 산악 전경이 펼쳐지는 홀이다. 199미터의 내리막 파3 14번 홀은 파3 홀로 특이하게 코스에서 두번째로 어려운 홀로 꼽힌다.

계곡 아래까지 계속해 내려가던 코스는 파4 15번 홀부터 클럽하우스를 향해 지그재그 오르막 홀들로 이어진다. 아젤 산 정상 아래 언덕 중턱에 놓인 그린을 공략하는 파4 15번 홀과 언덕 너머 그린을 향해 블라인드 티샷을 보내는 오르막 445미터 파5 16번 홀을 지나면 라운드는 다소 평범한 두 개의 홀로 마무리된다.

내륙 산악에 놓인 파4 13번 홀.

몬테 카를로 골프클럽의 그린피는 주중 130유로(18만원), 주말 160유로(22만원)로 누구나 쉽게 예약할 수 있다. 바티칸 시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영토가 작은 모로코 공국은 하루 밤만 묵어도 웬만한 곳은 다 둘러볼 수 있을 만큼 작은 도시국가다.

저녁 무렵 잘 차린 옷을 입고 몬테 카를로 카지노에 한번 들러 본다면 프로방스 골프 여행의 멋진 마지막 밤이 될 것이다. 물론 이것도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안전한 해외 여행이 가능해졌을 때의 일이다. [사진과 글= 백상현 화이트파인 파트너스 대표, 골프 여행가]

몬테 카를로 카지노 입구의 은은한 조명의 야경.

필자의 홈페이지 ‘세계 100대 골프여행(top100golftravel.com)’과 유튜브 채널 ‘세계 100대 골프여행’에서 동영상과 함께 이 골프장을 보실 수 있습니다. 필자는 5대륙 950여 곳의 명문 코스들을 여행사 도움 없이 직접 부킹하고 차를 몰고 가 라운드 한 최고의 골프여행 전문가입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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