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사라지는 6억 이하 아파트..7.10대책 후 3만 가구 증발
서울 중저가아파트 8.7% 실종
관악·강북구도 두자릿수 급감
15억 초과 아파트는 3.3% 증가
13일 서울경제가 부동산114에 의뢰해 7·10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대책 이후 두 달간 6억원 이하 아파트는 35만447가구에서 3만493가구 감소한 31만 9,954가구로 집계됐다. 6억원 이하 아파트의 8.7%가 사라진 것이다. 금천구는 6억원 이하 아파트가 1만6,801가구에서 1만3,148가구로 21.7% 줄었고 관악구는 7·10대책 이전 1만3,737가구에서 현재 1만1,352가구로 17.4% 감소했다. 노원구 또한 7·10대책 이후 6억원 이하 아파트가 7만9,891가구에서 7만 2,998가구로 6,893가구가 줄었다. 불과 두 달 만에 6억원 이하 아파트가 8.6% 사라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저가아파트 급감의 이유와 관련해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최근까지 집값 상승세가 멈추지 않으면서 2030세대의 패닉바잉이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수요가 급증하다 보니 기존 5억~6억원 이하에 매매되던 아파트가 6억원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실제 노원구 상계주공 2단지의 전용 59.28㎡는 지난 6월 5억6,500만원에서 실거래됐는데 지난달 6억2,000만원으로 5,000만원 이상 올라 매매됐다. 또 강북구 북한산SK시티 전용 84㎡ 역시 5월 초 5억 2,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6억6,000만원에 손바뀜됐다.
반면 9억원을 넘기는 고가 아파트의 수는 늘어나고 있다. 서울에서 9억원 초과 15억원 이하 아파트 비중은 9.2%, 15억원 초과 아파트 수는 3.3% 증가했다. 관악구의 9억원 초과 15억원 이하 가격대에 속하는 아파트는 기존 818가구에서 1,576가구로 폭증했다. 금천구 역시 9억원 초과 15억원 이하 아파트는 1,598가구에서 1,970가구로 23.3%나 증가했다. 구로구의 경우 대출 금지선인 15억원을 넘어서는 초고가주택도 3배 넘게 증가해 눈길을 끈다. 7·10대책 직전까지만 해도 57가구뿐이던 15억원 초과 아파트가 두 달 후 236가구로 급증했다.
실제로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구축 아파트 ‘가산두산위브’는 7·10부동산대책이 발표되기 전까지만 해도 실거래가가 6억원이 채 되지 않았다. 지난 7월 5일 이 단지 전용 59.84㎡가 5억1,800만원에 거래됐는데 불과 한 달 후인 8월14일 같은 평형에 비슷한 층수의 매물이 6억500만원에 거래됐다. 한 달 새 9,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관악구 봉천동의 3,500가구 규모 대단지 ‘관악드림타운’ 전용 114.75㎡도 대책 발표 이전인 7월4일 9억원이 되지 않는 가격(8억9,900만원)에 계약됐다. 그리고 불과 3주가 지난 같은 달 25일 같은 평형대 매물이 10억4,000만원에 손바뀜됐다.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에 1억5,000만원가량 뛰며 ‘고가주택’ 기준 금액인 9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마포·성동구 등 집값 선도지역에서도 이 같은 흐름은 동일하게 포착됐다. 마포구의 경우 9억원 이하 아파트는 2만116가구에서 1만4,948가구로 5,000가구 이상 급감했다. 반면 9억원 초과 15억원 이하 아파트는 2만4,174가구에서 2만9,329가구로 21.5% 증가했다. 성동구 역시 9억원 이하 아파트가 1만9,296가구에서 1만5,075가구로 22% 급감했다. 대신 15억원 이상 초고가주택이 급증했다. 7·10대책 이전 3,733가구였던 해당 가격대의 아파트 수는 이달 들어 5,042가구로 35% 이상 급증했다.
‘로또 청약’ 확산으로 청약시장의 당첨 확률이 떨어진 것도 중저가 아파트의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서울 지역은 올해 내내 세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은평구 ‘DMC SK뷰 아이파크포레’에서 서울 지역 역대 최고 경쟁률(340.3대1)이 나오기도 했다. 임 연구원은 “당분간 서울은 분양물량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청약 당첨 가능성이 낮아진 것도 중저가 아파트에 대한 쏠림현상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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