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진의 입시 리포트] 많이 실수하는 자기소개서 유형 3가지

이재진 대학미래연구소장 2020. 9. 13.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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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DB ⓒNews1

(서울=뉴스1) 이재진 대학미래연구소장 =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 3일 전, 수시 원서접수 10일 전. 수시모집 지원자의 마음은 급하다. 급한 마음에 더해 불안한 것은 바로 자기소개서. 어떤 학부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자기소개서라고 얘기한다. 그 불안한 마음, 가라앉을 수 있게 많이 실수하는 유형의 자기소개서에 대해 가이드를 소개하니 서류 준비 마지막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첫번째, '줄줄이 비엔나 소시지' 형. 지원자의 활동을 줄줄이 나열하는 경우다.

아래는 보건계열 학과 지원희망자 자기소개서 2번 예시다. 자기소개서 2번은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3개 이내)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이다.

"1학년 때, 전교생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이 있었다. 관심이 많아 동아리에 가입했다. 동아리 활동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보건소 방문이었다. 보건소에서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았다. 밀폐된 공간에 들어가서 탈출구를 찾는 체험도 했고 앞이 보이지 않아 탈출구를 찾는 데에 어려웠다. 교육이 끝나고 책임감, 소명감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자기소개서에서 지원자는 심폐소생술 교육, 동아리 가입, 보건소 방문, 체험, 자신감 얻음 순으로 나열하는 글을 쓰고 있다. 배우고 느낀 점은 '책임감, 소명감이 중요하고 자신감을 얻었다'이다.

간호사, 응급구조학과에 지원하려는 학생들은 대부분 이런 형식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한다. 활동만 나열하고 급하게 마무리 짓는다. 활동들은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나타나 있다. 활동만 나열한다면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는 차이점이 없어 지원자를 돋보이게 할 수가 없다.

서류를 평가하는 사정관들은 보건계열에서 공부할 수 있는 자질을 찾아보려 노력할 것이다. 예를 들어, 응급구조학과의 교과과정에는 '생리학, 해부학 및 실습' 등이 있고 입학사정관들은 지원자의 서류에서 과학적 소양과 자질을 찾아보려 할 것이다.

심폐소생술의 원리를 궁금해 하는 지원자, 심폐소생술에서 기도를 확장하는 이유를 궁금해 하는 지원자, 흉부 압박을 통해 사망 상태의 환자에게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궁금한 지원자, 흉부 압박의 위치와 횟수에 대해 의문을 가져보는 지원자 등 심폐소생술에 관해 호기심이 많은 지원자를 찾아내려 할 것이다.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고 자신감을 얻었어요"라는 간단한 소감을 쓰는 학생들은 서류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면접 대상자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지원자의 모든 활동을 지원하려는 전공에 맞춰 생각하고 호기심을 가져보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해보면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도교육연구원에서 장학사들이 비대면 온라인 대입 상담을 준비하는 모습./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두번째, 앞과 뒤가 다른 경우다. 첫 단락과 마지막 단락의 호응관계가 맞지 않는 경우다.

아래는 일본학과 지원희망자의 자기소개서 1번 예시다. 자기소개서 1번은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이다.

"일본어를 배우면서 일본 무역에 관심이 생겼다. 한일 무역 전쟁이 일어나는 이유, 영향이 궁금하여 'OOO' 책을 읽었다. 원인을 알게 되었고 무역전쟁으로 한국의 일자리 OO개를 감소시키며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고 한국경제, 특히 소재사업에 타격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하여 소재들을 국산화에 성공하였고 이 성공에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기술력이 밑거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 수출경제를 위해 중소기업의 기술과 경쟁력을 발전시켜나간다면 한국 무역은 더 나아질 것이다."

이상하다. 지원자는 분명 글 앞부분에 일본 무역에 관심이 있다고 서술하고 있다. 그런데 글의 마지막은 한국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앞뒤가 다르다. 일본 무역에 관심이 있었으면 일본 무역·경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호기심을 통해 자료를 찾고 학습을 하고 알아낸 내용 등을 기술하는 것이 좋다.

한일 무역분쟁을 통해 일본의 무역 지수가 어떻게 되었는데 소재기업들의 매출은 어떻게 되었는지, 관광산업은 어떻게 되었는지 등 지원자가 학습을 통해 일본 무역에 대해 알아낸 점이나 학습과정 중 궁금했던 것 중심으로 기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다른 사례를 살펴보자. 문헌정보학과 지원희망의 자기소개서 1번 예시다.

"경험과 질문을 통해 지식습득을 하고자 했다. … 중략 … 관심사에 대해 질문형식으로 보고서를 만들었다. 나를 포함한 친구들이 독서에 대한 의문점이 있어 이를 준비했다. 요즘은 책이 아닌 인터넷으로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독서를 안 하는 것 같다. 인터넷 정보는 단편적인 사실에 불과하나 책은 정보이다. 이 보고서 제출 후 주제를 깊게 공부하여 사람들에게 알려주게 되어 뿌듯했다."

문단의 시작은 경험·질문을 통해 지식습득을 하고자 한다 했는데 보고서 제출로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게 되어 뿌듯했다고 한다. 호기심이 발동되는 소재에 경험을 해보고 질문을 해보는 방식을 통해 지식습득을 한 경험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첫 문장 이후 내용은 경험과 질문을 통해 지식습득을 했던 결과물을 서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 지원자가 입학사정관에게 얘기하고 싶은 것은 딱 하나. 보고서 제출이다. 서류를 평가하는 사정관 입장에서는 보고서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지원자가 어떤 노력과 관심과 호기심을 보였느냐다. 지원자가 얘기한 것처럼 경험·질문을 통해 보고서를 작성한 과정과 생각, 호기심 등을 기술해야 한다. 처음에 말하려한 주제를 생각하며 주제와 동떨어지 않도록 해야한다.

세번째, 뜬구름 잡는 형. 문단 마지막에 막연한 다짐을 하는 경우이다.

문화콘텐츠학과를 지원희망자의 자기소개서 중

"OO의 경영전략과 OO을 공부해보고 직접 OO을 제작해보며 제가 하고 싶은 일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21세기 시대에 뛰어난 콘텐츠 제작자가 돼야겠다고 다짐했다."

생명과학과를 지원희망자의 자기소개서 중

"새로운 기술도 중요하지만, 주변 식물들에게도 관심을 두어 생명공학의 발전을 이뤄내고 싶습니다."

확신할 수 있었다, 다짐했다, 이뤄내고 싶다. 이런 막연한 다짐을 문단 마지막에 서술하는 경우는 대부분 지원자가 한 활동을 나열만 하고 급하게 마무리 지을 때다. 이런 표현은 자제하고 자기소개서에는 지원자의 생각, 호기심, 관심 등을 잘 기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재진 대학미래연구소장 © 뉴스1

jin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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