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신반포15차, 분양가상한제 못피한다..후분양?
이달 말 HUG 보증효력 끝..감정평가는 더 걸려
원베일리 이달 말·둔촌주공 내년 분양 할 듯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피할 것으로 예상됐던 서울 서초구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래미안 원베일리)와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가 자기 꾀에 넘어갈 처지다. 두 조합 모두 뒤늦게 ‘상한제냐,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분양가냐’를 놓고 이해득실 따지기에 나서면서 일반분양이 지연되고 있다. 이달 28일까지 입주자 모집공고(일반분양) 승인을 받지 못하면 상한제를 적용해 분양해야 한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원베일리(2990가구·일반분양 225가구) 조합은 현재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를 벌이고 있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8월 초 구청에 감정평가업체 선정을 신청했다”며 “관련법에 따라 서울시청과 서초구청이 이달 초 각각 1명씩 선정해 평가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조합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유예기한 마지막 날인 지난 7월28일 HUG로부터 어렵게 분양보증서를 어렵게 발급 받았다. 보증서 발급 이후 두 달 안에만 입주자모집공고를 내면 상한제를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조합은 HUG가 보증서를 발급하면서 제시한 분양가(3.3㎡당 4891만원)가 너무 낮다고 판단, 오히려 상한제를 적용하는 게 이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뒤늦게 토지 감정평가를 받기로 결정한 것이다.
토지비는 상한제에서 분양가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다. 상한제에선 택지(토지)비와 건축비에 건설사의 적정 이윤을 보탠 분양가를 산정한 뒤 지자체 심의를 거쳐 분양가가 확정된다. 서초구는 최근 2년 연속 공시지가 상승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기 때문에 원베일리 아파트단지 감정평가액도 상당히 높을 것이라는 게 조합 측 기대다.
문제는 시간이다. 국토교통부가 지자체에 배포한 ‘분양가심사 업무 메뉴얼’을 보면 택지가격 감정평가엔 한달여가 소요된다. 감정평가기관이 감정평가를 의뢰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평가를 마치면 이후 한국감정원에서 15일 이내에 적정성을 검토한다. 여기에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각 10일, 5일 이내 연장이 가능해 최대 50일까지 걸릴 수 있다.
그러나 조합에 남은 시간은 20일이 채 안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HUG 분양보증서 효력이 끝나는 오는 28일 전 감정평가 결과를 받아야 비교분석해 분양방식을 정할 수 있다”면서 “자칫 이후 결과가 나왔는데, 예상보다 낮다면 감정평가 수수료만 날리는 격”이라고 봤다.
시공사인 삼성물산 측에선 분양보증 연장을 요청했으나 HUG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HUG 관계자는 “보증서 유효기간 2개월은 약관에 명시돼 있다”며 “기간이 끝나면 현행 제도에 따라 다시 심사 및 보증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도 원베일리와 마찬가지로 HUG 분양보증서를 받아 놓은 뒤 토지 감정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를 진행했던 기존(구)조합이 지난달 해임된 뒤 내분이 계속되고 있어 상황이 더 복잡하다.
정비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구청에선 구조합이 요구한대로 감정평가업체를 선정했지만 이를 회신받아 진행할 주체가 없어져버렸다”며 “구조합이 해산되고 새 지도부가 선출되긴커녕 맞소송이 벌어져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한 조합원은 “소송전으로 분양 일정이 불투명해져 연내 분양은 힘들 것”이라며 “현재로선 분양가상한제 적용은 거의 확실시 되고 있고, 선분양할지 후분양할지 결정만 남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공사인 현대건설 컨소시엄 역시 HUG에 분양보증 연기를 요청했지만 ‘불가’ 입장을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둔촌주공이 분양가상한제에서 비껴 나 이달 중 분양하기는 물 건너갔다는 평가가 많다. 이 아파트는 총 1만2032가구 중 일반분양 4786가구를 일반분양하며 분양가는 HUG로부터 3.3㎡당 2978만원을 보증 받았다.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래미안원펜타스)도 상한제 적용이 확실시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시행 직전 HUG 분양보증서 없이 구청에 입주자모집 공고 신청서를 냈던 단지다. 서초구청은 최근 신반포15차 재건축조합에 “10일까지 HUG 보증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분양 신청을 반려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HUG 측에서도 “분쟁 중인 대우건설이 실질적으로 점유 중인 토지에 관한 확보 여부를 알 수 있는 부속서류를 조합에서 제출하지 않았다”며 “서류 미비로 심사를 할 수 없어 보증서를 발급하기 어렵다”고 했다. 현재 계획상 래미안원펜타스는 총 641가구 중 267가구를 일반분양한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조합들이 분양가를 더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다 스텝이 꼬인 모양새”라며 “상한제 유예가 6개월 연장됐던 만큼 조합에서 차분히 준비해 발 빠르게 움직이지 못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김미영 (bomna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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