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홍남기 '반포자이 4억 하락'은 법인 매물 편법 거래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서울 집값 안정화’ 근거로 제시한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4억 하락’은 법인이 가족에게 매각한 거래인 것으로 확인됐다. 법인 명의 아파트를 가족에게 시세보다 대폭 낮은 가격에 넘긴 것이어서 계약 내용에 따라 세금 탈루 등의 혐의를 받을 수도 있는 사안이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 성과를 홍보하려고 시장 상황을 왜곡하고, 극히 이례적인 거래를 공신력 있는 통계처럼 발표하는 무리수를 뒀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홍 부총리는 지난 8일 ‘제6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8·4 공급 대책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에서 실거래가가 대폭 내린 사례를 소개했다. 그 중 하나가 8월 18일 거래된 ‘반포자이’ 전용 84.94㎡(18층)였다. 홍 부총리는 7월 초 28억5000만원(25층)이던 실거래 가격이 8월에 24억4000만원이 됐다고 했다. 한 달 사이 시세가 4억원 이상 내린 아파트도 있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본지가 9일 반포자이 일대 공인중개업소들을 취재해 부동산 등기부를 확인한 결과 이 아파트 매도자는 서울 마포구에 있는 A업체였다. 이 회사는 반포자이 아파트를 2015년 1월 13억7000만원에 사들인 뒤 5년 7개월 만에 24억4000만원에 판 것이다. 아파트 매수자는 A업체 대표의 가족으로 보이는 2명(공동 명의)이었다.
단지 내 복수의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최소 26억~27억원은 받을 수 있는 집인데, 거래 가격이 너무 낮아서 화제가 된 매물”이라며 “중개업소를 끼지 않고 매수·매도인끼리 직거래를 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말했다.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아파트 실거래가를 두고 2주 사이에 말을 바꾼 정부의 ‘이중 잣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열린 ‘제4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선 시세 14억5000만원짜리 용산구 아파트가 11억5000만원에 거래된 사례가 안건으로 올라왔다. 당시 정부는 “친족 간 불법 거래를 적발했다”면서 “자매끼리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넘겨받으면서, 언니는 양도세를 줄이고 동생은 증여세를 탈루했다”고 설명했다. 이때는 시세보다 3억~4억원 낮은 실거래가가 ‘불법 거래의 증거’였는데 불과 2주 뒤엔 ‘집값 안정 사례’로 둔갑한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한 달 사이에 시세가 4억원이 내린 것은 의심부터 하는 것이 상식인데, 정부의 ‘경제 수장’이 이를 집값 안정의 근거로 제시한 것은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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