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아파트, 매수 문의 '뚝' 급매물은 '쑥' 7·10대책 약발 받나.."시장 조정기 진입"

김희진 기자 2020. 9. 8.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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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세 부담에 관망 길어져"
급매물 1주일 새 6.3% 증가세
홍남기 "매수심리 진정 국면"

[경향신문]

정부의 ‘7·10 부동산대책’ 이후 최근 서울지역 부동산 구매 수요는 줄어든 반면 아파트 급매물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이 조정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부동산 업계는 집값이 오른 상태에서 7·10대책으로 보유세와 취득세 부담이 커지자 주택 매수세가 최근 주춤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보유세나 취득세가 오르는 등 규제 강화 대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길어지고 있다”며 “코로나19 영향도 없진 않겠지만 시장이 조정기에 들어서는 듯하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도 “최근 매매거래가 줄어든 상황”이라며 “7·10 부동산대책으로 취득세율이 높아지면서 다주택자들이 매수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7·10대책에서 다주택자 주택 취득세율을 기존 1~4%에서 8~12%로 높이고, 종부세 최고세율을 3.2%에서 6.0%로 상향 조정했다.

서울지역 아파트 급매물도 속출하고 있다. 8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중개업소에 등록된 서울 아파트 급매물은 8일 기준 3763건으로, 지난 1일(3537건)과 비교해 일주일 새 226건(6.3%)이 늘었다. 서울은 해당 기간 전국에서 급매물이 가장 많이 늘었다. 규제 영향이 본격화되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자 집주인들이 값을 낮춰 매물을 내놓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도 과열된 부동산시장이 진정되는 분위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6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과열양상을 보이던 서울·수도권 매수심리가 8월 들어 관망세로 진정되는 분위기”라며 “법인부동산 과세 강화정책 영향으로 최근 법인이 보유하던 아파트 매물이 늘고 이 같은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첫째주 111.5였던 매매심리지수는 8월 5주차에 104.9로 균형치인 100에 근접했다. 전국 법인 아파트 매도물량은 지난 5월 4935건에서 7월에 8278건까지 늘어났다. 홍 부총리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상으로도 최근 일반 시민과 시장 참여자들의 집값 상승 기대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며 “부동산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경우 시장의 기대심리가 안정되면서 가격 안정세도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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