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3법發 전세시장 대격변..고가단지 월세 '전환'·민간임대 '축소'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지난 7·10 부동산대책을 통해 '임대차3법'이 부동산시장에 적용됐다.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는 지난달부터, 전월세신고제는 오는 2021년 6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임대차3법의 주 내용은 계약갱신청구권(2+2년)과 전월세상한제(5% 이내)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는 임차인의 안정적인 거주환경 마련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반면, 임대인 입장에서는 전세 계약 기간과 임대료 상한선이 제한됨에 따라 재산권 행사가 제한된다는 점이 논란이 됐다.
7일 직방에 따르면 임대차법 개정 이후 임대시장 변화를 살펴본 결과, 전세 시장이 전셋값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는 과도기를 거친 이후 대격변이 예상된다.
실제 서울 대표 고가 단지인 '타워팰리스'와 '한라비발디' 등은 지난 7월 대비 8월 전셋값이 상승했으나 '도곡렉슬'은 하락했다. 지난 7월에 고점에 거래된 도곡렉슬은 지난달 전세 대신 월세로 계약된 경우가 다수 발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과 8월 도곡렉슬의 전월세 임대차 계약은 지난달 10건, 지난 7월 20건 등으로 모두 30건이 체결됐다. 이 중 반전세(보증부월세) 형태의 임대차 계약 건수는 지난달 3건, 지난 7월 5건이다. 지난달 단지의 전용 59㎡는 보증금 5억 원에 월 71만 원, 전용 84㎡는 보증금 6억3천만 원에 월 158만 원, 전용 134㎡가 보증금 10억 원에 월 190만 원에 계약됐다.
재건축 대장주들이 즐비한 반포동의 경우 재건축사업을 완료한 신축아파트가 많아 임차인들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자가거주 형태가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재건축사업 시행 이전부터 거주해온 터줏대감 집주인들이 다수 포진해 있으며, 전월세 수요가 높아 임대매물뿐만 아니라 지속해 오르는 집값에 똘똘한 한 채로서의 가치도 높기 때문이다.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132㎡의 경우 지난 7월 19억 원에서 8월 21억 원으로 2억 원 상승했으며,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5㎡도 같은 기간 15억5천만 원에서 17억 원으로 1억5천만 원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용 60㎡ 이하의 소형면적대는 전셋값이 하락한 모습인데, 다수의 매물이 월세로 전환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과 8월 반포자이에서 계약이 완료된 반전세 매물은 지난달 14건 중 4건, 지난 7월 29건 중 9건을 차지했다. 아크로리버파크의 경우 지난달 5건, 지난 7월 16건의 전월세 임대차 계약이 완료됐으며, 각각 2건과 5건이 월세로 전환된 매물이었다.
최근 반전세 매물 전환율이 높은 고가단지의 경우 뛰어난 학군을 갖춘 동시에 편리한 교통환경, 생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규제로 인해 전세물건이 점차 희소해지면서 추가 월세를 부담하면서까지 실거주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임대인의 입장에서는 공시가 상승, 종부세율 상향 등으로 늘어난 보유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전세 보증금을 올리는 대신 반전세로 변환해 임대 놓기를 선호한다.
임대차3법의 시행 후 한 달이 지난 전세시장은 단지별로 가격이 오르기도 하고 기존 전세물건이 월세로 바뀌는 모습을 보인다. 다만, 법 개정 이후 전세매물이 소진하는 동시에 중저가 소형면적대뿐만 아니라 고가 단지에서도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는 등 과도기적인 모습을 보인다.
김은선 직방 매니저는 "소형면적 중심으로 월세 전환이 나타나고 있는데 임대인 입장에서는 보증금 반환의 부담이 적고, 임차인도 월세 부담이 적기 때문에 가능한 현상으로 보인다"며 "또한 제로금리에 가까운 저금리가 지속하면서 보증금보다는 월세 수입을 더 선호하게 된다. 소형면적이 자리 잡고 나면 중형면적대까지 현상이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또한, 거주요건의 강화로 인해 향후 시장에서 임차인들에게 공급되는 이른바 민간임대시장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은선 매니저는 "통상 신축아파트 단지의 경우 시장가보다 낮은 가격에 임대시장이 형성되지만, 최근 거주요건을 채우기 위한 임대인들의 입주로 시장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나오는 매물도 줄어들고 있다"며 "전세 시장이 소멸하고 월세 시장으로 급격히 전환되지는 않을 전망이지만, 임대시장의 대전환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서온기자 summer@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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