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주택건축 의존도 '60%' 육박.."사업 다각화 필요"

국종환 기자 2020. 9. 3.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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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5개사, 상반기 주택건축 매출비중 56.7%, 5년 새 20%p↑
"규제 강화로 중장기 공급감소 우려..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해야"
© News1 DB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국내 주요 대형 건설사의 주택건축사업 의존도가 전체 매출의 60%에 육박할 정도로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착화된 저유가 여파로 해외사업은 위축된 반면, 주택시장 호황에 편승해 국내 사업 비중이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하방압력과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가 맞물려 주택시장 침체가 예상돼 건설업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일 각사 반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기준 국내 상위 5개 건설사(삼성물산 제외)의 올해 상반기 주택건축부문 매출액은 15조278억원으로, 전체 매출액(26조49655억원)의 56.7%를 차지한다.

이들 건설사의 주택건축부문 매출 비중은 2015년 상반기만 해도 37.6%(총매출 27조2016억원, 주택건축 10조2192억원) 정도였으나, 5년 만에 무려 20%포인트 가까이 급증했다.

해당 기간 총매출은 7051억원(2.6%) 줄었지만, 주택건축부문 매출은 4조8086억원(47.1%)이 늘었다. 플랜트 등 해외사업은 부진했으며, 주택건축사업이 전체 매출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건설사들은 2009~2010년 사이 수주한 해외 대형 프로젝트에서 대규모 손실을 경험한 뒤 2015년 주택시장 호황을 기점으로 국내 시장으로 대거 돌아섰다.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리스크가 큰 해외사업 대신 안전한 주택사업을 택한 것이다. 실제 2014년 660억달러에 달했던 해외건설 수주액은 2015년 461억달러로 하락 전환한 뒤, 지난해 223억달러까지 떨어졌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현대건설의 올 상반기 주택건축 매출액은 4조2847억원으로 총매출액(8조6030억원)의 49.8%를 차지한다. 2015년 상반기 총매출은 8조7587억원, 주택건축은 3조203억원이다. 주택건축 비중이 5년 새 15.3%포인트(p) 늘었다. 5년 전 총매출의 42.6%를 차지했던 플랜트부문은 올 상반기 28.9%로 낮아졌다.

대림산업은 매출의 절반 이상이 주택건축부문에서 나왔다. 올 상반기 주택건축 매출은 2조7929억원으로 전체 매출(5조114억원)의 55.7%를 차지한다. 2015년 상반기 대림산업의 주택건축부문 매출은 1조1106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25.2% 수준이었다. 5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

과거 해외사업에 큰 타격을 입었던 포스코건설 역시 구조조정을 거쳐 건축부문 매출이 늘었다. 포스코건설의 올 상반기 매출은 3조9443억원으로 이 중 무려 66.6%(2조6256억원)가 주택건축부문 매출이다. 5년 전엔 40.7%였다.

문제는 해외 건설시장 회복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건설업을 지탱하던 국내 주택사업마저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분양가상한제 부활, 대출·청약 규제 등 각종 규제가 쏟아지면서 현재 주력사업인 분양사업도 위기에 놓였다. 이에 더해 코로나19로 전염병 확산과 경기침체 우려마저 겹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공급 예정 물량은 올해 4만1913가구에서 내년 2만1993가구, 2022년 1만2700가구로 급격히 감소한다.

지난달 정부가 공급절벽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수도권 127만가구 공급대책(8·4 공급대책)을 내놓으면서 우려했던 주택사업 경착륙은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정부 계획·일정대로 공급이 진행되고 공공참여형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 정비사업 조합의 참여가 수반돼야 한다는 전제가 깔린다.

전문가들은 건설업계의 중장기적인 성장 관점에서 주택에 편중돼있는 사업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성태경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강화되는 주택규제로 중기적으로 공급이 감소해 건설사의 주택부문 외형 축소와 채산성 저하가 예상된다"며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주택에 편중된 건설사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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