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엔 고향 못가요"..벌초업체는 때아닌 '특수'

김영훈 2020. 9. 2. 17: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정현민(38)씨는 최근 경북 포항에 계신 부모님에게 "이번 추석 땐 고향집으로 내려가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부모님을 뵙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지만 최근 서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만큼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이번 명절은 가지 않는 게 낫겠다는 판단에서였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벌초대행서비스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정현민(38)씨는 최근 경북 포항에 계신 부모님에게 "이번 추석 땐 고향집으로 내려가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부모님을 뵙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지만 최근 서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만큼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이번 명절은 가지 않는 게 낫겠다는 판단에서였다. 정씨는 "부모님은 당연히 괜찮다며 오히려 내 걱정을 하시는데 이러다 내년 설에도 못 보는 건 아닌가 싶어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안타까워했다.

민족 대명절인 추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예년과 같은 명절 기대감은 찾아보기 어렵다. 코로나19 재유행으로 '거리두기' 지침이 대폭 강화된 가운데 혹시 모를 감염을 막기 위해 이번 명절 땐 가족 간 만남을 자제하겠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이런 분위기가 반영된 영향에서인지 벌초·성묘대행 등 명절 관련 대행업체는 때아닌 특수를 맞았고, 온라인 화상으로 차례를 지내는 '코로나 신풍속'도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 감염 우려로 고향에 내려가지 않으려는 이들이 늘면서 벌초나 성묘 대행업체엔 요즘 '대행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이 시국에 가족들이 모여 벌초하고 끝나고 술 마시는 건 아닌 것 같아 벌초 대행을 이용했다"는 취지의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벌초닷컴을 운영하는 이현섭 대표는 “코로나 우려 떄문에 올해는 벌초예약이 2주일 정도 남은 상황인데 이미 1만건 넘게 예약이 들어왔다"며 "지난해 총 9,000여건의 접수가 이뤄진 걸 감안하면 예약 주문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산림조합 관계자는 “작년에 비해 벌초할 인력을 20명에서 40명으로 두 배 가량 증원했다”면서 “지금도 예약을 감당하기 힘들어 추가 증원을 해야 하나 고민할 정도”라고 말했다. 농협 관계자는 “벌초문의를 하면서 자신들이 코로나로 직접 가지 못하니 성묘도 대신 해달라는 부탁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덩달아 성묘대행에 관한 문의도 줄을 잇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추석연휴를 앞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벌초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홈페이지 캡쳐.

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지면서 아예 온라인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줌(ZOOM)을 이용해 '언택트 차례'를 지내겠다는 이들도 나타나고 있다. 화상채팅방에 가족들이 모여 차례 지내는 동영상을 보며 명절 의미를 되새기자는 취지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서재만(39)씨는 “지난 설날엔 코로나가 곧 수그러들거라고 생각해 차례를 추석으로 미뤘다"며 "이번 추석 때 가족이 모이기 어려운 만큼 줌을 통해 차례를 지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