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멈추자던 전공의에, 의료계 "기초지식도 몰라, 정체 수상"

허상우 기자 2020. 8. 3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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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다니면 다 아는 줄임말도 몰라.. 여론 조작 위해 사칭 가능성"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이 정도면 됐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동료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에게 진료 현장 복귀를 촉구한 ‘일하는 전공의’ 페이지 운영자가 실제 의사가 아닐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일하는 전공의 페이지 운영자는 ‘환자들이 기다립니다. 여론은 차가워집니다. 하루 빨리 파업을 멈추어 주십시오’라고 올려 일각에서는 “전공의들 사이에서도 지난 21일부터 이어진 집단 휴진(파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주목받았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31일 오전 “전공의 파업 중단을 호소해 언론에 보도된 ‘일하는 전공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온라인 상으로 대화를 나눈 복수의 회원들로부터 의사가 아닌 것 같다는 제보가 있었다”고 밝혔다. 의협은 “스스로 정형외과 전공의라고 밝혔으나 정작 수부(손)에 대한 기초적인 해부학적 지식조차 없었다” “혈압, 맥박수, 호흡수, 체온 등을 의미하는 생체활력징후(vital sign)를 의미하는 ‘v/s’에 대해서도 ‘일하는 전공의’ 운영자는 ‘인성-생각-존중-마음’이라며 황당한 답을 했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 캡처

의료계에 따르면 일하는 전공의 페이지 운영자는 “‘v/s(vital sign)’의 4가지, 그리고 추가적인 2가지는 무엇이라 생각하냐”는 한 의사의 질문에 “인성-생각-존중-마음” “시간-절약”이라 답했다.

또 정형외과를 전공한 것으로 추정되는 운영자는 ‘손목 뼈에 관련된 호시탐탐이라는 의학용어를 아냐’는 질문 등에는 “해부학 배운지 오래인데 알려달라”고 답했다.

호시탐탐은 손바닥에 자리한 4개 뼈를 일컫는 용어다. 의과대학 시험에 단골로 출제돼 Hamate(유구골·갈고리 모양의 손목뼈), Capitate(소두골) 등 앞글자만 따서 ‘호(H)·시(C)·탐(T)·탐(Tm)’이라 암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들은 “의대만 다니면 모를 수가 없는 줄임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대하 의협 대변인은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누군가 전공의 단체행동에 대한 국민 여론을 조작하기 위해 전공의를 사칭한 것”이라며 “여론조작 시도가 의료계의 정당한 주장을 폄훼하기 위해 누군가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면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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