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어딜 가도 불안해요" 확진자 폭증에 텅빈 순천 도심
"사실상 휴업 상태"..체육시설, 방역 마쳤지만 운영 중단 '울상'
[순천=뉴시스]변재훈 기자, 김혜인 인턴기자 =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어딜 가든 불안한 마음 뿐입니다."
25일 오후 전남 순천 시내 곳곳은 인적이 끊겨 한산한 모습이었다.
순천은 지난 20일 서울 방문판매업체발 확진자 발생 이후 감염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빠르다. 코로나19 지역 누적 환자 34명 중 29명이 최근 엿새 사이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형마트 등 상권이 밀집한 풍덕동 일대는 간혹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 3~4명이 오갈 뿐, 행인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정류장에도 승객이 없어 시내버스가 잠시 정차했다가 곧바로 출발했다. 도로 통행도 비교적 원활한 모습이었다.
확진자 방문 이후 지난 21일부터 전날까지 나흘간 일시 휴업한 뒤 이날 문을 다시 연 한 대형마트 매장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마트 관계자는 "휴업 기간 동안 수시로 방역 작업을 마쳤고, 보건소와 협의해 영업을 재개했다"며 "평일 오후 이토록 매장 손님이 뜸한 것은 드문 일이다"라고 하소연했다.
인근을 지나던 서모(53·여)씨는 "무더운 날씨까지 겹쳐서인지 평소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인데도 한산해 깜짝 놀랐다"며 "갑자기 지난 주말부터 이날까지 지역 확진자가 대거 발생해 우울하다"고 말했다.
민모(20)씨는 "확산 속도가 빨라 걱정이 앞선다"며 "두려운 마음에 외출을 자제하고 있지만 부득이할 경우엔 인파를 피해 다닌다. 지인들과 술자리도 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변 상인들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에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안경 판매점 업주는 "마트·병원 등 편의시설이 많아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지만, 지난 주말에는 매출이 평소의 10% 수준에 불과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곧 다가올 태풍에 이번주 장사가 더욱 걱정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얼마나 더 나올지, 확산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를 알 수 없으니 답답하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휴대전화 대리점도 상황은 비슷했다. 주인 김모(27)씨는 "인터넷 비대면 제품 주문이 크게 늘어난 반면, 직접 판매 매출은 반토막이 나 기대했던 '신제품 출시' 대목은 물 건너갔다"고 울상을 지었다.
편의점 운영하는 김모(58)씨는 "그동안 순천은 코로나19 청정 지역이나 다름 없었다. 갑자기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경기가 꽁꽁 얼어붙었다. 매출이 70% 가량 급감했다"고 말했다.
이날 확진자 방문 사실이 공개된 조례동의 한 사설 실내체육시설에도 비상이 걸렸다.
업주를 비롯한 강사들은 빗발치는 회원 문의 전화를 받느라 분주했다.
강사 유모(27·여)씨는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 때마침 전날부터 휴업 중이었다. 지난 18~20일 사이에 확진자 방문 사실이 확인되면서 불안감을 호소하는 회원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어 경찰이 방문, 역학조사에 필요한 시설 내 폐쇄회로(CC)TV 저장 장치를 회수해갔다. 보건소에서 파견한 방역 담당자도 시설 곳곳을 소독하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소독을 마친 뒤 출입구에는 '방역 완료' 스티커가 부착됐다. 그러나 순천시의 '다중이용시설 운영 중단' 행정명령의 적용을 받는 실내 집단운동 시설에 해당, 영업이 중단된다.
체육시설 한 관계자는 운영을 무기한 중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방역 지원에 나선 이모(66)씨는 "사흘째 숨 돌릴 틈도 없이 곳곳을 돌아다니며 방역을 하고 있다. 하루에만 학교 주변·근린공원·관공서 주변 등 15곳 가량을 순회한다"며 "더운 날씨에 방역복이 땀에 젖어 힘들지만, 지역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순천시는 확진자가 집중 발생한 청암피트니스앤스파 방문자를 대상으로 이날 오후 7시까지 팔마체육관에서 자동차 이동형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를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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