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2일 대우차 '에스페로'를 기억하시나요 [오래 전 '이날']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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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 8월22일 대우차 ‘에스페로’를 기억하시나요
대우자동차의 ‘에스페로’를 기억하시나요? 스페인어로 ‘희망하다’는 뜻의 에스페로는 1990년부터 생산이 시작된 중형차인데요, 대우차의 첫 고유 모델이기도 합니다.
30년 전 오늘 경향신문에는 ‘에스페로, 9월에 시판’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대우차는 개발비 320억원을 포함, 1400억원을 투자해 자체 고유모델로 개발한 배기량 2000㏄급의 중형승용차 에스페로를 오는 9월 중순부터 시판한다고 밝혔다.”
당시 대우차는 중형차 부문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1986년부터 이탈리아의 자동차 디자인 회사인 ‘베르토네’와 공동으로 에스페로 디자인을 진행했는데요, 이후 호주·미국·캐나다와 국내 등에서 각종 시험을 거쳐 4년 1개월 만에 개발을 완료했다고 합니다. 에스페로는 라디에이터 그릴을 없앤 일체식 디자인으로 공기저항계수를 세계 최고 수준인 0.29로 낮췄다고 대우차 측은 설명했습니다.
대우차가 현대차 쏘나타의 대항마로 내세운 에스페로는 날렵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1993년 에스페로 TV 광고를 보면 ‘에어로 스타일’ ‘최고속도 시속 185㎞’ ‘ABS(브레이크 잠김 방지 시스템) 채택’ 등의 홍보 문구가 자막으로 나옵니다. ‘미스 에스페로’ 장미호씨가 광고 모델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에스페로의 생명은 그리 길진 못했습니다. 1996년 말까지 생산된 뒤 단종됐고 대우차는 후속 모델로 ‘누비라’를 내놓았습니다. 아울러 대우차 브랜드는 2011년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거리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에스페로는 가끔 영화나 드라마에서 등장하곤 합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신촌 하숙을 운영하는 성동일-이일화 부부의 차량이 바로 에스페로입니다. 2018년 개봉된 영화 ‘국가부도의 날’에서 김혜수가 타던 차량도 에스페로였습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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