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기간 장마 기록 경신한 올여름..가을에도 이상기후 나타날까

고은지 2020. 8. 2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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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태풍·강수량 평년과 큰 차이 없을 듯..기후변화가 '변수'
9월 이상저온·이상고온 전망 [기상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올해 여름철은 제주와 중부지방의 최장기간 장마, 가장 늦게 장마가 끝난 해 기록을 모두 경신한 해였다.

북극 이상고온의 영향을 받아 장마가 예기치 않게 길어지면서 상당한 호우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기상청은 21일 내놓은 '2020 가을철 전망'에서 9∼11월 기온과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태풍 역시 예년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올해 여름 기후변화로 인해 예기치 못한 역대 최장기간 장마가 발생한 만큼 가을철에도 이상기후가 발생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 '링링' 피해 복구 구슬땀…민·관·군 총력 (CG) [연합뉴스TV 제공]

◇ 가을철 기온·강수량·태풍 평년 수준 전망

기상청은 이날 전망에서 가을철 기온은 평년(14.1도)과 비슷하나 9월에는 낮 동안 무더운 날이 있고 10∼11월에는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큰 가운데 북쪽 찬 공기의 영향으로 기온 변화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수량은 대체로 평년과 비슷(193.3∼314.0mm)하거나 많겠고, 강수량의 지역 차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9∼11월 중 태풍은 평년 수준인 1∼2개 정도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같은 전망을 종합해볼 때 현재로선 평년 수준의 가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가을철 날씨를 보면 고온 현상, 저온 현상, 강한 태풍 등 특이기상이 나타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지난해 9월의 경우 전반에는 제13호 태풍 '링링'과 저기압, 후반에는 동해상에 위치한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남풍의 영향을 받아 전국적으로 기상을 관측한 1973년 이래 전국 평균기온이 세 번째, 평균 최저기온은 여섯번째로 높았다.

2017년 10월에는 우리나라 남쪽을 지나는 저기압 영향을 받고 고기압 가장자리에 자주 들면서 구름 낀 날이 많아 최저기온이 크게 상승했고 1973년 이래 전국 평균 최저기온이 네 번째로 높았다.

반대로 2015년 11월 25∼28일에는 기압골이 통과한 후 찬 대륙고기압이 남하하면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저온 현상이 나타났다. 11월 26일 하루 최저기온이 백령도 3.9도, 흑산도 0.2도까지 떨어지며 역대 11월 하루 최저기온 1위 기록을 경신했다.

가을 태풍의 위력을 보여준 해도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제18호 태풍 '미탁'이 목포 부근으로 북상해 3일 울진 앞바다로 진출하면서 제주도와 남부지방, 동해안을 중심으로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가 내렸다.

이 해 10월 2일 충주는 하루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18.2m로 역대 1위를 차지했고 울진 332.9mm, 포항 309.2mm, 통영 170.1mm, 완도 155.6mm, 추풍령 149.3mm, 상주 132.2mm 등이 10월 하루 강수량 최다기록을 갈아치웠다.

'장마끝' 서울 주요도로 통행 재개…잠수교는 보행자 통제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잠수교. 50일 이상 이어진 긴 장마가 끝난 이날 대부분의 도로 통행이 전면 재개됐지만 잠수교는 여전히 보행자 통행이 불가능하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잠수교 수위는 5.93m로 보행자 통제 수위인 5.5m를 넘는다. 다만, 차량 통제 수위인 6.2m에는 못 미쳐 차량 통행은 가능하다. 2020.8.16 pdj6635@yna.co.kr

◇ 최장기간 장마 원인 '블로킹' 가을에 발생할 가능성 커

기상청은 9월 이상저온 발생일수는 평년(3일)과 비슷하고 이상고온은 평년(3일)과 비슷하거나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온난화에 기반한 기후 변화, 고위도 지역에서 정체하거나 매우 느리게 이동하는 온난 고기압인 '블로킹'의 발생, 서태평양의 대류 활동 변화 등으로 인해 이상기후가 나타날 가능성을 남겨뒀다.

날씨 예측은 최근 기압계 특성, 엘니뇨·라니냐, 북극 해빙과 북극 진동, 온난화 경향, 전 세계 역학모델, 국내 기후예측전문가회의 결과 등을 토대로 이뤄진다. 이때 기후변화와 블로킹이 변수로 작용한다.

기상청은 지난 5월 여름철 전망 발효 당시 티베트 지역에 평년보다 많은 눈이 쌓여 있어 티베트 고기압의 확장이 7월 하순 정도로 다소 늦춰지면서 우리나라에 무더위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북극 기온이 치솟고 동시베리아에서 발생한 블로킹으로 북극의 한기가 밀려 내려와 우리나라에 많은 비를 뿌리면서 이 같은 여름철 전망이 무색해졌다.

올해 장마철은 제주는 6월 10일, 중부와 남부지방은 6월 24일 시작해 제주는 7월 28일, 남부지방은 7월 31일, 중부지방은 8월 16일에 끝났다. 장마 기간은 중부와 제주에서 각 54일, 49일로 1973년 이후 가장 길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기후변화에 따라 극단적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는 데 경각심을 갖게 됐다"며 여름철 예보가 빗나간 것에 대해 사과했다.

올해는 북극 얼음이 상당히 줄어서 어떤 형태로든 시베리아 지역에 가을철 블로킹이 발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블로킹의 특성상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블로킹이 9월에 다시 발달해서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가 나타날지는 일단 블로킹이 생겨봐야 알 수 있다"며 "기상청도 계속해서 이 부분을 고민하고 실황을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기압계 변화가 예상과 크게 달라 재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될 경우 수정 전망을 발표하고 대국민 소통을 강화할 계획이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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