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출 맨홀에 택시 파손..法 "지자체가 400만원 배상"

조상희 2020. 8. 1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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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로 높게 돌출된 맨홀에 부딪혀 차량이 파손됐다면 설치·관리상 책임자인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2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춘천지법 양구군법원은 택시운전을 하는 김모씨(56)가 양구군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최근 400만원을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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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도로 위로 높게 돌출된 맨홀에 부딪혀 차량이 파손됐다면 설치·관리상 책임자인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2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춘천지법 양구군법원은 택시운전을 하는 김모씨(56)가 양구군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최근 400만원을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김씨는 2019년 2월 초순 오전 7시쯤 날씨가 좋지 않아 정상적인 속도보다 느리게 영업용 택시를 몰고 강원도 양구군 동면 비득고개를 지나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차량 밑부분이 뭔가에 부딪히면서 쿵하는 소리가 나며 앞 유리창에 금이 갔다. 당시 충격으로 김씨는 목 부위에 부상을 입었다.

김씨가 사고 현장을 살펴보니 도로 위의 맨홀 뚜껑이 상당히 높게 돌출돼 있었다. 택시 하부는 맨홀에 부딪힌 충격으로 크게 부서진 상태였다. 김씨는 택시를 정비공장에 보내고 병원 치료를 받은 후 차량 블랙박스를 들고 양구군을 찾아가 보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양구군은 해당 맨홀은 군청이 관리하지 않는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결국 김씨는 법률구조공단을 방문해 도움을 요청했다.

공단이 사고현장을 조사한 결과, 해당 맨홀은 지상에서 16.5㎝나 튀어올라 있었다. 이는 한전의 맨홀뚜껑 설치기준(1㎝ 이하)에서 한참 벗어난 것이다.

공단은 맨홀뚜껑에 ‘양구군’이라는 글자를 발견하고는 맨홀의 설치자로서 관리를 부실하게 한 양구군에 대해 차량수리비 500만원 등을 포함해 모두 800여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러나 양구군은 “해당 맨홀을 설치한 적이 없고, 관리책임도 없다”고 맞섰다. 이에 공단측은 국토교통부에 사실조회를 신청해 “해당 도로는 국가의 소유이지만, 도로 관리는 강원도의 위임을 받아 양구군에서 계획도로로서 관리하고 있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법원은 김씨 측 주장을 대부분 수용해 양구군이 김씨에게 400만원을 지급하라고 화해권고결정을 내렸고, 양측이 모두 이의하지 않아 확정됐다. 화해권고결정은 분쟁당사자가 서로 양보해 소송을 종료시키는 행위로, 소송당사자가 결정문을 받고 2주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지닌다.

소송을 대리한 공단측 박성태 변호사는 “판례에 따르면 맨홀 등 각종 시설물에 어떠한 결함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설치, 관리상 하자를 인정하지는 않고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방호조치 의무를 다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며 “이번 판결은 지자체가 각종 시설물을 평소에도 철저하게 관리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재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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