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아버리던 풀로 풀피리 불고 목걸이 만들고, 신나요

강원CBS 손경식 기자 2020. 8. 1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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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스쿨프로젝트 철원 장흥초등학교에서 열려
숲체험과 친환경놀이로 친환경교육 실천
텃밭 조성, 닭장도 마련
철원 장흥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숨체험에서 칡잎으로 만든 문양을 들어 보이고 있다.(사진=손경식 기자)
햋빛이 뜨겁게 내리쬐던 7월 마지막 날, 강원CBS와 강원도교육청이 강원도내 학교를 대상으로 마련한 친환경 생태교육인 에코스쿨프로젝트 프로그램이 접경지인 철원지역 DMZ생태학교인 장흥초등학교(교장 장백용)에서 마련됐다.

이날 이 학교 10명의 4학년 학생들은 올해 학교 한쪽 구석에 새롭게 조성된 명상 숲에서 춘천생명의 숲 소속 김영희 숲해설가의 지도로 열린 숲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느티나무 밑 숲체험에 참여하고 있는 철원 장흥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사진=손경식 기자)
숲해설 선생님은 "주변의 잡초들도 이름을 불러주면 각자의 풀이 될 수 있다"며 명상 숲에서 줄기가 붉은나무 '주목'과 중부지방에 많이 사는 '느티나무', 닭장 주변에 무성하고 닭볏과 비슷한 '닭의장풀', 또한 우스갯소리로 '방동'에 산다는 '방동사니' 등 여러 나무와 풀들의 이름을 불러주었다.

프로그램은 작은 숲의 나무와 풀을 자세히 보고 관심을 갖고 사랑하자는 취지로 아이들에게는 다소 무겁게 시작됐지만 나무, 풀과 연관된 이야기가 만발해지자 학생들은 금새 관심을 보이고 흥미진진해지며 큰 호응을 보였다.

뽑아서 버리기만 했던 잡초였는데 허리를 숙여보니 처음보는 예쁜 꽃들이 피어 있었고 또한 이름을 알고 불러주니 대하는 마음이 달라졌다고 놀라워했다.

강아지풀로 만든 토끼, 귀엽죠!(사진=손경식 기자)
이어서 마련된 놀이시간,

숲해설 선생님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잡초들을 이용해 해를 피해 정자에 둘러앉은 아이들과 친환경놀이를 이어갔다.

강아지풀과 고구마 잎, 억새와 비슷한 달뿌리풀 잎, 그리고 바랭이 잎, 칡잎 등등, 그동안 이름은 몰랐지만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풀들이 바구니에 한 가득 담겼 있었다.

칡잎을 접고 포개서 이로 물어서 만든 나만의 우주, 이쁘죠!(사진=손경식 기자)
강아지풀은 예쁜 토끼와 손 바닥에 올려놓고 톡톡 치면 앞으로 오는 강아지로 변신했고 고구마 잎은 이쁜 목걸이로 만들어졌으며 바랭이 잎과 갈대 잎은 훌륭한 풀피리가 됐다.

달뿌리풀 잎을 이용한 화살놀이와 풀씨름은 단연 인기를 끌었고 칡잎을 여러번 접어 이빨로 깨물어 만든 가지각색의 문양은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작품이었다.

소리야~ 제발 나라(사진=손경식 기자)
최나온 학생은 "풀을 갖고 처음으로 피리를 만들어 불고 고구마 잎으로 목걸이를 만든 것이 재미있었으며 주변의 잡초가 자연 장난감이 되니 신기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지혜 지도교사는 "올해 명상 숲을 조성하고 처음 가져본 숲체험 시간이었는데 아이들이 다들 신기해하고 좋아해 확대할 필요성이 있겠고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주변의 작은 풀에도 관심갖고 관찰하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4학년 언니, 오빠, 형, 누나들이 숲체험을 하는 동안 2학년 학생들은 닭장에서 큰 닭들을 옮기는 대작전을 수행했다.

2학년 학생들이 선생님의 지도아래 큰 닭들을 새롭게 만든 닭장으로 옮기고 있다.(사진=손경식 기자)
큰 닭 4마리가 있던 닭장에서 병아리 6마리가 태어나며 한 공간에서 사육돼 닭장이 비좁은데다 병아리들 또한 큰 닭들에게 쪼이고 있는 상황,

학교 선생님들이 닭장 하나를 새로 만들었고 이날은 학생들이 큰 닭들을 새로운 집으로 이사시키는 날이었다.

닭을 손으로 잡아보는게 신기했는지 아이들은 '저요', '저요'를 외치며 서로 닭을 잡으려고 했고 그같은 고사리 손들의 노력으로 큰 닭들은 새롭게 마련된 집에서, 병아리들은 넓은 닭장에서 마음껏 생활하게 됐다.

너무 무서워, 괜찮아 괜찮아(사진=손경식 기자)
하지만 아직은 무서운 꼬마 친구,

자신의 얼굴보다 큰 닭이 앞에 나타나자 결국 손도 못대본 채 울음을 터뜨렸고 이를 본 친구는 가만히 안아주며 도닥거렸다.

장흥초등학교 텃밭 전경(사진=손경식 기자)
장흥초등학교 텃밭에는 그동안 학생과 교사들이 쏟은 정성이 묻어 있었다.

목화를 비롯해 고구마와 땅콩, 작두콩, 참외, 토마토, 방울토마토 등이 학년별로 분담돼 가지런히 심겨있다.

2학년 학생들이 그동안 가꾼 참외를 수확했다.(사진=손경식 기자)
이날 2학년 학생들은 자신들이 그동안 키운 노란 참외를 수확해 점심시간에 나눠먹으며 웃음꽃을 피워갔다.

4학년 학생들이 심은 작두콩은 자신들의 키보다 더 커서 벌써 콩이 열리고 있었으며 방울토마토도 뜨거운 해를 받으며 먹기좋게 빨갛게 익어 가고 있었다.

목화 잎에 청개구리가 앉아 쉬고있다.(사진=손경식 기자)
텃밭 입구 옆에 심겨진 목화는 가을에 솜을 채취해 방향제 솜으로 이용하는 체험활동에 쓰일 예정이다.
장백용 교장은 "철원이 농촌이지만 아이들 대부분은 도회지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어 학생들에게 감성과 정서에 도움이 되도록 학교에 텃밭과 닭장, 명상 숲을 만들고 담도 콘크리트가 아닌 천연석으로 둘러 쌓았다며 학교를 자연친화적 공간으로 조성하고 친환경교육에도 치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철원군 동송읍 장흥리에 위치한 장흥초등학교 전경. DMZ생태학교로 지정돼 운영중이며 58명의 학생이 공부하고 있다.(사진=손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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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CBS 손경식 기자] chilj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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