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공급물량 작년 분양가보다 저렴.. '로또청약' 불보듯
최근 공급없는 용산, 2000만원대
시세比 지나치게 싸 '로또중 로또'
재초환 적용땐 사업성 더떨어져
"공공재건축하겠단 조합 나올지"
[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정부의 8·4 부동산 대책으로 용적률이 늘어난 재건축 사업지의 일반분양 물량은 지난달 유예가 만료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의 적용을 받아 지금보다 더 저렴하게 공급된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터라, 분양가가 낮아지게 되면 지금보다 '로또청약' 우려가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8·4 부동산' 대책에 따라 앞으로 용적률 상향을 통해 공급되는 새 아파트 단지들은 기부채납 물량을 제외하고라도 기존보다 일반분양 물량이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에 따르면, 당초 500호 규모에서 재건축을 통해 600호 규모로 용적률 300%가 적용되는 단지는 용적률 500%가 적용될 경우 일반분양 물량이 50호에서 250호로 늘어나게 된다.
단 지난달부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돼 일반분양가는 지금보다 더 낮아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을 고려하면 사업성은 더 악화될 전망이다.
◇강남 재건축 3.3㎡당 5000만원 앞두고 후퇴…노원도 1000만원대 유지=강남 재건축 단지의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를 받아 그동안 3.3㎡당 평균 4000만원 후반대를 꾸준히 유지했다.
지난해 10월 분양됐던 르엘 대치(대치2재건축)의 분양가를 살펴보면 3.3㎡당 4750만원, 르엘 신반포 센트럴(반포우성재건축)은 4891만원이었다.
일반분양가를 보면 전용면적 77㎡평형을 기준으로 르엘 대치는 14억5700만~14억7200만원에 분양됐다.
르엘 신반포 센트럴의 경우 전용면적 84㎡를 기준으로 15억800만~16억9000만원이었다.
올해 역시 평당 분양가는 비슷했다. HUG의 고분양가 통제로 분양가 상승폭이 클 경우 분양승인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올해 7월 분양된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역시 3.3㎡당 평균 분양가는 4750만원으로 지난해 분양됐던 르엘 대치와 3.3㎡당 분양가가 같았고, 르엘 신반포 센트럴보다는 오히려 소폭 낮아졌다.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의 분양가는 전용면적 59㎡를 기준으로 12억1255만~13억2304만원 선에 공급됐다. 하지만 앞으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될 경우 분양가는 더 낮아진다. 국토부 추산에 따르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현재 분양가보다 약 5~10% 가량 더 낮아질 것으로 추산됐다.
만약 강남 재건축 단지가 정부가 제안한 용적률 상향안을 받아들여 일반분양을 진행할 경우, 4750만원보다 5~10% 가량 더 저렴한 4275만~4513만원 선에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태릉골프장을 개발해 1만여 가구를 공급할 예정인 노원구 역시 분양가가 내려간다. 노원구 역시 노후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을 추진중에 있다. 대표적으로는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월계동 동신아파트가 있다, 이 단지는 1983년에 준공된 864세대 규모의 단지다.
노원구는 지난달 상계동 상계6구역을 재개발한 노원 롯데캐슬 시그니처가 3.3㎡당 1886만원에 분양됐다.
상계동 역시 정비사업등 이슈지역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만약 상계동에서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면 현재 분양가보다 5~10% 가량 더 낮아진다.
노원 롯데캐슬 시그니처를 기준으로 보면 분양가 상한제 적용 이후 3.3㎡당 1697만~1792만원 선이다. 강남권보다는 분양가 인하 폭이 적지만, 사업지에 따라 1000만원대 중반대에도 일반분양이 가능하게 된다.
◇용산도 분양가 상한제 적용시 일반분양가 2000만원 중반=용산구는 최근 새 아파트 공급이 반년 이상 없는 상태다. 가장 최근에 분양된 단지는 효창동 효창6구역을 재개발한 효창 파크뷰 데시앙(2019년 11월 분양)으로, 3.3㎡당 분양가가 2736만원이었다.
용산구 역시 현재 원효로 산호아파트, 이촌동 삼익아파트, 이촌동 한강맨션, 이촌동 왕궁아파트가 조합설립인가 및 사업시행인가를 받았고 이태원동 청화아파트가 추진위 설립 단계 중에 있다. 이들 지역 역시 정부의 용적률 상향안을 받아들여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으면 일반분양가가 3.3㎡당 2000만원대 중반대로 내려가게 된다. 국토부의 기준인 5~10% 인하율을 적용할 경우 3.3㎡당 분양가는 효창 파크뷰 데시앙의 분양가를 기준으로 2462만~2599만원 선이다.
단 정부가 기부채납 방식을 통해 분양하는 물량의 경우 지자체가 지역별 수요 및 여건에 따라 자율권을 가지고 결정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공급되는 일반분양물량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에 따르면 당초 500호 규모였던 재건축 단지를 용적률 500%를 적용하면, 일반분양 물량이 기존 50호에서 250호 규모로 늘어나게 될 전망이다.
◇분양가 낮아지며 '로또분양' 논란은 더 커질 듯…"사업 참여하려는 조합 없을 것"=하지만 현행 HUG의 분양가 통제를 받는 것보다 앞으로 일반분양가가 더 낮아질 경우, 용적률이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사업에 참여하려는 조합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앞서 7월 분양된 강남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의 경우도 대형면적의 경우 최대 10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10억 로또단지'로 입소문이 나면서 청약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이 단지의 전용 112㎡의 분양가는 19억2880만~19억4486만원이었다. 하지만 단지가 들어서는 입지 인근의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면적 113㎡는 지난 5월 14층 매물이 30억원에 거래돼 분양가와 10억원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만약 서울 아파트값이 내려가지 않을 경우 아파트가 준공될 시기에는 10억원 가량의 시세차익 실현이 가능한 셈이다.
실제 이 단지는 지난 7월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는 무려 2만6000여명이 몰리며 평균 22.8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가 9억원 이상이어서 중도금 대출이 되지 않음에도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현금부자들이 대거 몰린 것이다.
노원구 역시 최근 갭투자자들이 몰려들며 집값이 뛰자 억대 규모의 시세차익이 기대되고 있는 지역이다.
노원 롯데캐슬 시그니처의 84㎡평형의 분양가는 5억9700만~6억3500만원 선이지만, 올해 입주한 상계역센트럴푸르지오의 같은평형 B타입의 실거래가는 지난 7월을 기준으로 9억8000만원에 달했다. 노원구 역시 집값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3억원 이상 시세차익이 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될 경우 이 시세의 격차는 더 벌어지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정부의 용적률 상향안에도 재건축 사업에 뛰어들 조합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로 사업성이 악화된데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로 1인당 평균 3000만원을 넘어가면 최고 50%까지 이익은 국가에 환수된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의 경우, 용적률 상향에 따른 이익을 공공이 기부채납으로 절반(50%) 이상 환수하기 때문에 재건축 규제(안전진단 강화,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 조합원의무거주 등)가 강화된 상황에서 추진 동력으로 이어질지, 한계점도 분명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하지만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사업이라는 점은 조합원들 입장에서는 개발 이익의 대부분이 공공이 환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히 좋은 입지의 사업지 같은 경우에는 조합원들의 참여도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분양가 상한제 적용 이후 강남·용산·노원 일반분양가 예상액 |
||||
최근분양단지 |
분양시기 |
3.3㎡당 분양가 |
5~10% 인하된 분양가(예상) |
|
강남구 |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
2020년 7월 |
4750만원 |
4275만~4513만원 |
용산구 |
효창 파크뷰 데시앙 |
2019년 11월 |
2736만원 |
2462만~2599만원 |
노원구 |
노원 롯데캐슬 시그니처 |
2020년 7월 |
1886만원 |
1697만~1792만원 |
※현재 분양가 대비 분양가 상한제 분양가는 국토부에서 밝힌 5~10%를 기준으로 함, 비교 단지는 지역 내 가장 최근 분양한 단지를 기준으로 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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