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부동산 증세법도 심사 없이 단독처리.. 정의당 "의원 입법권 침해"

김형원 기자 2020. 8. 5.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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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공급대책]

더불어민주당은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일명 '세금지옥법'이라 불리는 부동산 3법(소득세·법인세·종부세법 개정안)을 일방 표결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들은 다주택자 종부세율 최고 6%, 양도세 최고 세율 72%, 법인이 보유한 주택 양도 차익에 대한 기본 법인세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이다. 주택을 살 때, 팔 때, 보유할 때, 증여할 때 내는 모든 세금이 크게 늘어나게 돼 '국민 모두 세금에 갇혔다'는 말이 나온다.

의회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국민 세금을 어떻게 걷고 쓰느냐를 심의하고 결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과도하게 세 부담이 늘어나는 법안들을 제대로 심사도 하지 않고 처리해 버린 것이다. 정의당에서조차 "입법권을 침해했다" "통법부(通法府)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당은 부동산 법안 처리 과정에서 미래통합당 등 야당을 철저히 배제했다. 국회법에서 규정한 소위원회 법안 심사, 축조 심사, 찬반 토론과 같은 절차도 지켜지지 않았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본회의에서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도 일방 표결로 통과시켰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통합당의 당리당략 발목 잡기에 부동산 입법을 지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통합당은 "입법(立法) 독재의 완성"이라고 반발했다. 통합당 추경호 의원은 "오로지 청와대 하명(下命)에 따라 군사 작전하듯 법안을 밀어붙이는 모습은 도저히 민주국가의 의회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같은 당 조수진 의원도 "다수결 운운하면서 야당을 투명인간 취급하는 것, 청와대가 리모컨 눌러 여당을 조종하는 것이 독재"라면서 "문(文)주주의는 민주주의와 반드시 구별해야 한다"고 했다.

통합당 지도부는 이날 본회의 표결에 불참하는 대신 반대 토론에 의원 10명을 투입하는 '온건 투쟁'으로 저항했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우리가 수적으로 거대 여당을 견제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국회를 포기하고 나갈 수는 없는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무기력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통합당은 이날 합법적 저항 수단인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조차 시도하지 못했다. 이날 의총에서 일부 의원이 '필리버스터로 저항하자'고 주장했지만, '그런다고 법안 통과가 안 되느냐'는 반론에 묵살당했다고 한다. 통합당 관계자는 "국민 생활에 직격탄을 날릴 부동산법이 눈앞에서 저렇게 넘어가는데, 제1 야당이 몸부림이라도 쳤어야 했다"며 "감나무 아래에서 입만 벌리는 방식으로는 결코 국민이 믿음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를 (민주당) 의원총회로 만든 여당과, 100석이 넘는 의석을 갖고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제1 야당 자체가 폐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토론 원칙을 깡그리 무시했고,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원 입법권마저 침해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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