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숙현법인데 나갈거냐" 항의에도.. 끝내 법사위 보이콧한 통합당(종합)

안경달 기자 2020. 8. 3.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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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윤호중 위원장이 관계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고(故) 최숙현 트라이애슬론 선수 사망 사건을 계기로 한 이른바 '고 최숙현법'(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통과 과정에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퇴장하며 '반쪽짜리 표결'이 돼버렸다.

법사위는 3일 오후 열린 전체회의에서 고 최숙현법과 공수처 후속 3법,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의결했다.

'고 최숙현법'은 성폭력 등 폭력 체육지도자의 자격정지 기간을 기존 1년에서 5년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난 6월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이던 고 최숙현 선수가 소속팀 내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며 본격 추진됐다.

해당 법안은 법사위 내 여야 이견에 따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의결안의 18조5항에서 규정한 스포츠윤리센터의 신고인·피해자·피신고인 또는 관계자 출석 요구, 진술 청취, 진술서 제출요구 대목에서 '진술서 제출 요구' 부분을 삭제했다. 진술서 제출을 요구받은 사람은 7일 이내에 진술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조사 방법 부분을 삭제한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먼저 선수에 대한 지도자의 폭력 및 성폭력 등을 포함해 위법·부당한 스포츠비리에 대한 사실을 알게 됐을 경우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조사에 비협조하거나 금지의무를 위반해 불이익조치 등을 한 경우에는 책임자를 제재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신고자 및 피해자 등에 대한 불이익조치 및 신고·진술·증언 등을 방해하거나 취소하도록 강요하는 것 역시 금지조항으로 신설했다. 신고인과 피신고인의 물리적 공간 분리, 피신고인의 직위해제 또는 직무정지 조치, 피신고인이 신고인의 의사에 반해 신고인에게 접촉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신고인을 보호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신고를 받은 스포츠윤리센터의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문체부 장관에게 책임자 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문체부 장관이 징계를 요구하면 요구받은 단체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따르도록 했다.

개인정보보호를 내세우며 징계 관련 정보를 제출하지 않는 것도 사라진다. 암암리에 채용했던 선수관리담당자들은 앞으로 회원 종목단체 또는 시·도 체육회에 반드시 등록해야 한다. 아울러 체육인에 대한 폭력, 성폭력 등 인권침해의 우려가 있는 주요 지점에 폐쇄회로(CC)TV 등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설치 가능하게 했다.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김도읍 미래통합당 의원이 정회가 선포되자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그동안 '고 최숙현법'은 사안의 엄중함과 시급성으로 인해 여야 합의로 통과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통합당이 법안 2소위에 넘겨 추가 심사를 하자고 주장하면서 이날 여야가 대치를 벌였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통합당 의원들은 "대체토론을 했으면 소위에 넘겨야지 표결을 하겠다는 것이냐"라고 더불어민주당 측을 지적했다. 통합당 의원들이 반발해 퇴장하려 하자 김남국 민주당 의원이 "다른 법도 아니고 '최숙현법'인데 이렇게 나갈거냐. 이게 야당 독재다"라고 맞섰으나 퇴장을 막지는 못했다.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통합당 의원들이 나가자 "찬반토론을 하자고 하면 이렇게 퇴장해버리는 모습에 우리 국회 법사위의 앞날이 또 걱정된다"며 "심도있게 처리할 소위가 구성되지 못한 것은 위원장으로서 유감이지만 체계·자구심사에 있어 소위 회부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통합당 항의를 일축했다.

윤 위원장은 "거의 대부분의 법안들이 체계·자구심사에서 크게 문제가 없다고 하면 소위 회부 없이 의결해왔다"면서 "국회법 58조2항 소위 회부 심사 항목이 우리 법사위에 적용될 규정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안경달 기자 gunners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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