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임대차3법'이 뒤흔든 전세시장..집주인도 세입자도 '패닉'

이상현 2020. 8. 2.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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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헷갈리는 부분이 많아서 중개사들끼리 서로 물어보고 있다."(마포구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임대차3법 시행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서울 전세시장의 혼란이 가속화되고 있다.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새로 바뀌는 규정에 대해 집주인들의 문의전화가 있는 편이다"라며 "특히 최근 전세를 내놓은 사람들은 지금 전세를 내놓는게 맞는지 헷갈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해당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방문했던 한 집주인도 임대차3법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잘 모르겠다며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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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e편한세상마포리버파크 단지 전경. 이 단지는 전용 59㎡평형의 전세가격이 이달 처음으로 7억원을 넘어서 거래됐다. 지난달과 비교해 한 달 만에 전셋값이 약 1억원 가량 상승한 수준이다. <이상현 기자>.
서울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앞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이상현 기자>

[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우리도 헷갈리는 부분이 많아서 중개사들끼리 서로 물어보고 있다."(마포구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임대차3법 시행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서울 전세시장의 혼란이 가속화되고 있다. 집주인과 세입자들마다 처한 상황이 각각 다 다르다보니, 자신들에게 어느 규정까지 적용되는지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30일 찾은 서울 마포구 한 아파트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에서는 이같은 모습이 고스란히 관측됐다.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새로 바뀌는 규정에 대해 집주인들의 문의전화가 있는 편이다"라며 "특히 최근 전세를 내놓은 사람들은 지금 전세를 내놓는게 맞는지 헷갈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해당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방문했던 한 집주인도 임대차3법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잘 모르겠다며 토로했다. 그는 "전세에 대한 내용은 많이 봤는데 그럼 전세로 세를 줬다가 계약 만료 후 월세는 어떻게 되는건지 모르겠다"며 "내 마음대로 월세를 정하고 그 이후로 5%를 인상해도 되는 건가 중개사들에게 물어보고 있다"고 말했다.

세입자가 기존 2년에 새롭게 2년을 추가로 거주할 수 있게 바뀌면서, 장기적인 계획을 준비할 수 없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또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보통 2년 단위로 계약을 한다고 하더라도, 임대인이나 임차인의 사정에 따라 계약이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그런데 4년동안이나 거주할 수 있게 하면 계속 살 세입자 입장에서는 상관없지만 집주인 입장에서는 자산관리나 주거계획을 준비하면서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벌써부터 시장에서 반발작용도 나오고 있다. 임대차 3법이 통과되기 전 전세시장이 불안해지면서 매매가격 상승률 못지 않게 실거래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서울에서 전세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마포구에서는 전세 실거래가가 단기간에 수천만원 급등했다. 마포구는 누적 전셋값 상승률이 3.17%로, 강남구와 함께 올해 서울에서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이다.

실제 용강동 e편한세상마포리버파크는 전용면적 59㎡평형의 전세 실거래가가 이달 2일 7억5000만원(9층), 11일 7억원에 체결됐다. 불과 지난달만 하더라도 해당 평형의 전세가격은 6억6500만원(13일, 7층)으로, 한 달 만에 적게는 5000만원, 최대 1억원 가량 오른 셈이다. 해당 평형의 전세거래가 7억원 이상 거래된 적은 이번달이 처음이다.

최근 전세재계약을 체결한 세입자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미 재계약을 구두로 합의한 상황인데 이같이 전세법안이 개편됐기 때문이다.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8월 만기, 7월 재계약을 합의한 세입자가 임대차3법에 대해 문의한 적이 있다"라며 "만기일 기준으로는 계약청구 갱시권이 소멸된건데, 이미 재계약을 하기로 해서 3법적용이 되는것 같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나도 자세한 대답을 못해줬다"라며 "세부내용이 발표될때까지 지켜보자고만 했다"라고 덧붙였다.

현장 공인중개업소에서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혼란스럽다는 입장이다.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돌아서면 새로운 대책을 내놓으니 현장에서도 잘못된 정보를 전달할까봐 혼란스럽다"며 "같은 내용도 두번, 세번 덧붙여서 발표를 하니 뭐하자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여당이 임대차3법을 도입한 이유로는 '전세시장 안정화'가 가장 큰 표면적인 목표다. 하지만 서울 전세가격은 7월27일을 기준으로 56주 연속 상승했다.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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