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아파트 전셋값 평균 4억원 돌파..서민들 전세살이도 '팍팍'

국종환 기자 2020. 8. 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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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부동산, 강북 14개구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 4억180만원
임대차 3법 본격 시행..전세소멸·4년마다 전셋값 급등 우려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서울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강북 지역의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도 지난달 처음으로 4억원을 넘어섰다.

이달부터 '임대차 2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이 본격 시행되지만, 서민들의 주거 부담이 얼마나 줄어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일 KB부동산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강북(14개구)지역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4억180만원으로, KB가 해당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6월 이후 처음으로 4억원을 돌파했다.

강북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2015년 11월(3억242만원) 3억원대에 진입한 뒤 56개월 만에 1억원이 더 올라 4억원대에 들어섰다.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싸 서민 주거지로 인식되던 강북도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서민들의 주거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됐다.

특히 최근 들어 전셋값 상승세는 가팔라졌다. 강북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 상승 폭은 5월 126만원(3억9167만원→3억9293만원, 0.32%↑)이었으나, 6월 358만원(3억9293만원→3억9651만원, 0.91%↑)으로 크게 오른 뒤, 7월 529만원(3억9651만원→4억180만원, 1.33%↑)으로 급등했다.

강북 14개 자치구 중 3.3㎡당 평균 아파트 전세가격을 보면 Δ성동구 1825만원 Δ마포구 1758만원 Δ용산구 1749만원 Δ광진구 1700만원 Δ종로구 1680만원 등 신흥 주거지로 떠오른 곳들이 높게 나타나 전반적인 평균을 끌어올렸다.

KB 부동산 관계자는 "임대차 3법 추진에 따른 불안감, 보유세 및 종합부동산세 등 세율 인상분을 임대료로 메꾸려는 분위기 등으로 인해 서민들의 선호도가 높은 강북 지역도 전셋값이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자료사진. 서울의 한 중개업소의 모습.©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 아파트 시장은 입주 물량 감소로 전세 공급이 줄어드는 가운데, 각종 규제 여파로 전세 수요는 늘어나면서 전세난이 심화하고 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3기 신도시 대기 수요가 늘면서 전세에 눌러앉는 세입자가 늘었다. 재건축 등 실거주 의무가 대폭 강화되자 본인 소유의 집으로 들어가려는 집주인들까지 가세하면서 전세는 더욱 줄었다.

이에 더해 6월부터 임대차법 시행이 가시화되자 전세 시장은 더욱 불안해졌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에 갱신 계약을 서두르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향후 전세금 인상에 제동이 걸리자 집주인들이 미리 앞당겨 전세금을 올리면서 세입자의 부담감은 오히려 더 커졌다.

이로 인해 강북 지역뿐만이 아니라 강남도 전셋값이 최근 급등해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지난달 5억8484만원을 기록하며, 6억원대를 향하고 있다. 서울 평균 아파트 전세가격은 4억9922만원으로 5억원대 진입이 임박했다.

정부가 지난달 31일 국무회의를 통해 임대차 2법을 의결하면서 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됐지만, 임대차 시장이 안정될지는 미지수다.

일단 계약 갱신이 임박했던 세입자 사이에선 기대감이 엿보인다. 기존 전세 계약까지 추가 2년 계약갱신이 가능해지면서 이사 부담을 덜었기 때문이다.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인상 폭도 5% 이내로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전셋값 인상에 제동이 걸린 임대인들이 제도에 불만을 품고 전세를 거둬들이거나, 실거주를 주장할 경우 전세 물량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어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임대차 4년 계약 기간이 끝난 후 새로운 계약 체결 시에는 법 적용이 안 돼, 4년마다 전셋값이 폭등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도 요구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임대차시장의 가격 안정을 위해선 임대 기간이나 임대료의 직접적인 규제책 외에도 민간임대의 재고량 감소에 대응한 공공임대 등 공급확대가 절실히 요구된다"며 "또 제도 초기 혼란을 줄이기 위해 규정을 세분화하고 보조 대책도 마련해야 변화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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