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을 겪고 다양한 시도를 담아낸 중목구조 주택

신기영 2020. 7. 31.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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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린동산 중목구조 주택

결혼 후 처음으로 갖게 된 내 집. 가족의 꿈과 삶을 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반영하면서도 안전과 실용이라는 기본을 놓치지 않았다.




1 도로에 면한 주택의 북측 입면. 낮은 개비온 담장을 둘러 외관과 비슷한 톤을 유지했다.

층간소음 탓에 아파트 생활을 일찍 청산하고 빌라에서 전세살이를 경험했던 건축주 부부. 결혼 후 16년 만에 같은 동네에 직접 지은 집으로 내 집 마련에 성공했다.

이들이 선택한 동네는 경기도 용인 향린동산. 격자형 배치에 이웃 간격이 좁은 도심 택지지구들과 달리 자연스러운 경사지와 내부 도로를 따라 듬성듬성 주택이 자리한 여유로움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게이티드 커뮤니티(Gated Community)’가 잘 형성돼 보안과 방범이 철저하고 수영장이나 산책로 등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누릴 수 있는 환경이 선택에 주효했다.

2 백고벽돌과 컬러강판으로 마감한 담백한 외관. 2층 박공지붕과 단층 편경사지붕이 조화를 이룬다.


3 주택 가까이는 보행감이 좋고 빗물이 튀어도 벽을 훼손하지 않는 석재 데크를 깔았다. 코너에 심은 삼색 버드나무는 봄이 되면 초록에서 흰색, 다음 분홍색으로 색을 달리한다.

집을 짓기로 하자 남편은 어릴 적 주택 경험을 소환했다. 골목 모퉁이를 돌아 라일락 냄새가 코끝을 스치면 ‘아, 우리 집에 다 왔구나’ 알 수 있었던 유년의 기억. 그 소중한 시절을 아내, 두 살 터울의 아들 둘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용인시   대지면적 ▶ 614㎡(185.73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 다락   거주인원 ▶ 4명(부부 + 자녀 2)
건축면적 ▶ 122.64㎡(37.09평)   연면적 ▶ 198.56㎡(60.06평)
건폐율 ▶ 19.93%    용적률 ▶ 32.34%    주차대수 ▶ 2대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중목구조 105×105 철물공법
단열재 ▶ 크나우프 에코필(중단열), 삼익산업 Rockwool 30T(외단열)

외부마감재 ▶ 백고벽돌    담장재 ▶ 개비온블럭
창호재 ▶ ㈜이플러스윈도우 알루미늄 시스템창호, 43mm 3중 로이유리
철물하드웨어 ▶ 더 나이스코리아 중목구조용 철물
에너지원 ▶ 도시가스 + 독일 바일란트 보일러
조경석 ▶ 현무암    조경 ▶ ㈜세담주택건설 조경사업팀
설계 ▶ ㈜유타 건축사사무소 02-556-6903
시공 ▶ ㈜세담주택건설 031-679-0660 www.sedam.co.kr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 아우로페인트, DID 실크벽지 / 바닥 - 이건 광폭 원목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로얄토토 이태리 수입 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바스미디아
조명 ▶ 디케이룩스    계단재·난간 ▶ 오크 + 평철 난간
현관문 ▶ ykk 현관문    중문 ▶ 스윙도어    방문 ▶ 태창도어, 자작나무 제작 도어
붙박이장 ▶ 용진퍼니처    데크재 ▶ 방킬라이 19㎜


10년의 세월 동안 아파트 아닌 삶에 익숙해졌지만, 내 집을 짓는 일은 또 다른 문제였다. 설계 당시 지진에 대한 이슈가 대두되었고, 화재, 친환경 등 주택에서 비롯되는 각종 문제도 있어 걱정하던 터. 구매한 대지 바로 옆 공사가 한창인 중목구조 현장을 보고 부부는 ‘바로 여기’를 외쳤다.

4 막힘없는 시선과 정원으로 낸 큰 창 덕분에 개방감이 느껴지는 거실 겸 주방. 공학목재인 글루램을 노출한 중목구조 인테리어가 공간을 규정한다.



SECTION 

① 주차장 ② 현관 ③ 거실 ④ 주방 ⑤ 침실 ⑥ 서재 ⑦ 욕실 ⑧ 파우더룸 ⑨ 드레스룸 ⑩ 세탁실 ⑪ 가족실 ⑫ 다락 ⑬ 발코니

PLAN

2F, ATTIC - 75.92㎡ + 31.32㎡


1F – 122.64㎡




5 자연을 들이면서 시선은 차단하는 측창이 풍경화인 듯 목재 인테리어와 어울린다.


6 ‘11자’형 주방 가구와 6인용 식탁으로 깔끔하게 구성한 주방

시공을 맡은 세담주택건설의 한효민 대표는 “기둥-보 구조에 대한 신뢰, 구조재가 노출되면서 생기는 시각적인 아름다움이 중목구조의 매력”이라며, “경량목구조보다 비용은 조금 높은 편이지만, 프리컷 목재를 현장에서 조립하는 시스템, 공기 단축 등 품질이 균질하게 나오는 것이 기술적 특징”이라고 구조의 이점을 어필했다. 특히 이번 현장의 경우 일본 회사 중에서도 보수적인 구조 시스템을 유지하는 더 나이스코리아의 부산공장에서 목재를 확보, 일본의 기술력은 담보하면서 물류비는 확 줄여 현실적인 집짓기 비용을 맞추고자 애썼다.

7 계단 옆 자투리 공간에 욕실을 두어 실용성을 높였다.

한편, 구조를 먼저 결정한 부부는 설계과정을 거치며 서로의 취향과 기호를 재발견할 수 있었다고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이제까지 전셋집만 살아서인지 제대로 인테리어할 기회가 없어서 몰랐던 거예요. 남편은 시원시원하고 모던한 스타일을, 저는 아늑하고 아기자기한 공간을 좋아한다는 걸요.”

두 사람은 집은 가족의 삶을 담는 곳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전형적인 아파트 구조를 탈피해 가끔 혼자만의 공간도 누릴 수 있는 독립성을 갖도록 치열하게 고민했다. 그렇게 양보하고 타협하며 완성해 나가는 설계과정에서 서로를 더 잘 알게 되고 배려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는 후문이다.


8,9 방 속의 방 개념의 안방. 침실은 간소하게 꾸미되, 아내를 위한 미니 서재와 욕실, 드레스룸, 세탁실을 품어 동선이 편리하다.



SPACE POINT

POINT 1 중목구조 철물공법
수치가 안정적인 글루램 목재를 미리 재단해 현장에서 조립했다. 중목구조 전용 연결철물을 사용, 구조 안정성을 높였다.

POINT 2 분사형 그라스울
기존 그라스울과 달리 분사형에 밀도 높게 시공해 처짐 현상이 없다. 무기물로 불연재라는 점 역시 특징이다.

POINT 3 불연 외단열재, 락울
가격은 조금 높지만, 통기성과 단열값, 불연성을 확보하면서 외단열이 가능한 제품은 드물다. 전용 화스너를 사용해 밀착 시공했다.



10 2층 서재. 독서를 좋아하는 두 살 터울의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11 넉넉하게 면적을 잡은 2층 복도. 작은 개수대와 세탁기 등을 두어 1층까지 내려가지 않도록 배려했다.

주택 1층은 거실 겸 주방과 안방, 2층은 서재와 아이들 방으로 구성되었다. 중목구조 부재가 드러나는 개방적인 거실 외 각자의 공간이 알차게 채워졌다. 특히, 집에서도 업무를 봐야 하는 아내를 위해 ‘방 속의 방’ 개념을 차용해 꾸민 안방 속 미니 서재가 인상적이다.

12 정원생활자가 된 아내의 온실. 텃밭 테이블, 다육식물 포트, 잔디깎기, 수공구 등으로 가득하다.


13 이웃집 정원까지 시선이 이어져 더 넓어 보이는 주택 정원

실용적인 공간 배치 외에도 주택은 기술적으로도 주목할 만하다. 구조재 사이에는 분사형 그라스울인 에코필을, 외단열로는 락울을 적용한 것. 두 단열재 모두 무기물이면서 통기성과 단열성능 모두 잡은 불연재라 화재에 대한 염려를 덜 수 있다. 아내는 요즘 매일 한 시간씩 정원을 돌보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외곽으로 화분, 관상수, 텃밭 존, 수돗가 등을 돌아보고 중앙의 잡초를 정신없이 뽑고 나면 시간이 금방 간다고. 여기에 최근 남편의 추억을 위해 라일락 나무를 심었다. 이제 매년 4월이면 이 집 주위로 라일락 향기가 퍼질 것이다. 집에 대한 남편의 기억 위 가족과의 새로운 추억이 더해지면서 말이다.


취재_ 조성일  |  사진_ 변종석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0년 8월호 / Vol.258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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