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에 20만 가구..'공급량과 질' 두토끼 잡을까
"이번이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대책을 준비 중이다."(정부 관계자)
정부는 2개월 전인 지난 5월, '수도권 주택공급 기반 강화 방안'에 따라 서울도심에 7만 가구를 공급 계획을 내놨다. 정비사업 활성화(5만가구)와 용산 정비창 등 유휴부지 확보 등(2만가구) 방안을 제시했다. 추가 대책까지 나오면 20만 가구에 육박하는 공급량이 확보되는 셈이다. 서울 전체 주택수가 300만 가구 내외라는 점에 비춰 작지 않은 규모다.
당정은 '불문율'이었던 강남 재건축 규제 완화 '카드'까지 꺼냈다. 잠실주공5단지, 대치 은마, 여의도 재건축, 목동 재건축 단지 등도 추가 공급 대책 물망 올랐다. 서울시 반대로 무산되긴 했지만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도 한 때 논의 테이블에 오를 정도로 공급 확대에 대한 정부 의지가 강하다.
정부와 서울시간 시각차가 없진 않지만 한강변과 서울 도심 주거지역 35층 층고제한 완화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 공급이 필요한 지역이라면 강남, 강북을 가리지 않고, 주거지역(400%) 준주거지역(600%) 상업지역(1500%) 등 용도지역도 따지지 않고 파격적으로 용적률을 올리고 층고제한도 풀 수 있다는게 정부 방침이다.
정부는 '살고 싶은 아파트'를 충분히 공급하면서도 주변 집값은 자극하지 않아야 하는 두 가지 '숙제'를 동시달성해야 한다. 서울시는 역세권, 재건축 단지 위주의 '핀셋' 공급에 일단 방점을 찍었으나 정부는 "예상을 뛰어넘는 공급 물량을 확보해야 집값 안정이 가능하다"고 본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 연구부장은 "공급대책이 나와도 2~3년 지나야 실제 공급물량이 나오기 때문에 당장 저금리 기조하에서 유동성이 작용하는 시장에서 집값에 큰 영향을 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충분한 규모의 대책이 나온다면 "심리적인 부분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특히 재건축완화 등은 가격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송 부장은 "보다 혁신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며 "공공기관의 참여 뿐 아니라 민간이 참여 가능한 규제 완화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SH(서울도시보증공사) 등 공공주도 재개발·재건축 위주로 힘을 싣고 있으나 어찌됐건 민간참여가 있어야 공급 활성화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함영진 직방랩장은 "6·17과 7·10대책이 워낙 강력하고 과세 강화 가능성도 높아 당분간 거래시장은 숨 고르며 강보합 정도를 유지할 것"이라며 "공급대책은 봐야 하지만 총량과 질이 수요자의 '패닉바잉'(공포매수) 심리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수준인지가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심리'를 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공급 주택이 가격을 자극하는 '호재'로만 작용하지 않도록 '이익환수'와 '제동장치'도 관건이다. 정부는 신규 공급 물량의 대부분을 무주택자인 신혼부부와 생애최초 구입자, 다자녀 가구 등에 공급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지분적립형 주택'을 활용해 지분의 40%만 넘기고 이후 장기 거주하면 추가로 지분을 적립토록하는 방식을 고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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