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오르자 경기도 아파트 '패닉바잉'
상반기 3만건 중 2만2천건
일산·남양주·김포 등 몰려
"출퇴근 힘들지만..집값 불안해 경기도서 내집"
◆ 번지는 패닉바잉 ◆
최근 경기 고양시 일산 30평대 아파트를 산 직장인 양 모씨는 "서울을 벗어나기 싫었지만 서울에서 영원히 집 없이 살게 될까 봐 전세금을 빼서 이사를 했다"고 했다. 결혼 5년 차인 양씨는 서울 은평구 소형 아파트 전세로 시작해 청약을 기다렸지만 경쟁률이 너무 높았고, 그사이 서울 집값은 수억 원씩 올랐다. 양씨는 "집값 오르는 것을 보니 불안해서 쫓기듯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고 토로했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 매맷값과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서울 사람들의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을 벗어나서라도 '내 집 마련'을 해야 한다는 절박감에 30대를 중심으로 젊은 부부와 직장인들이 서울 인접 수도권으로 눈을 돌려 아파트 매수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규제를 내놓을 때마다 역설적으로 매매가와 전셋값이 동시에 뛰자 '패닉 바잉(공황 구매)'이 확산되는 것으로 보인다.
29일 부동산 정보업체 경제만랩이 한국감정원 아파트매매 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서울 거주자가 서울 외 지역 아파트를 매입한 거래량은 3만1890건으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연평균 거래량(1만8000건)과 비교해도 크게 뛴 수치다. 특히 전세대출 강화와 대출 규제를 쏟아낸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부터 최근 6·17 부동산 대책까지 규제 이후 서울 외 지역 매수가 급증했다. 지난해만 해도 서울 사람들의 서울 외 아파트 거래량은 매월 1700~2000건 수준이었지만, 올해 1월 4641건으로 뛰더니 6월에는 8345건으로 급증했다. 오대열 경제만랩 부장은 "규제를 쏟아낼수록 집값이 뛰니까 6월에는 그 불안심리가 극도에 달해 서울 거주자들의 수도권·지방 거래가 폭증했다"고 했다.
특히 서울 사람들이 가장 많이 매입한 지역은 경기도(2만1998건)로 전체 매입량의 69%에 달했다. 경기도에서도 고양·남양주·용인·김포·수원 순으로 거래가 많았다. 이들 지역은 교통이 발달한 서울 근접 수도권으로 6억원 이하 아파트가 많은 곳이다.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을 포기한 2030세대가 서울로 출퇴근 가능한 일산과 용인·수원 등 수도권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도봉구에 거주하다가 최근 일산 후곡마을 3억원대 아파트를 매수한 직장인 박 모씨는 "가점은 안 되고 일산마저 계속 오른다는 소식에 20평형대 아파트를 매수했다"면서 "출퇴근은 힘들지만 점차 교통이 나아진다고 하니 서울에서 집 없이 불안하게 사는 것보다 낫다"고 했다.
실제 이 시기 경기도 전입인구도 크게 늘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국내 인구 이동 통계'에 따르면 시도별 순이동(전입-전출)은 경기가 1만2668명으로 순유입이 많았다. 반면 서울은 -3932명으로 전입보다 전출이 많았다. 분기별로 보더라도 올해 2분기 경기는 4만4420명으로 순유입이 늘었고, 서울은 -1만3758명으로 줄었는데 통계청에 따르면 20대와 30대의 이동이 40%에 달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들 지역은 투기과열지구나 조정지역으로 묶여서 서울에 집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투자로 사기에는 메리트가 없다"면서 "매입이 급증한 곳들은 서울과 인접해 교통이 발달하고, 교통 호재가 있는 지역들이다. 실거주 목적인 사람들이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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