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은 고밀도 개발, 강남은 재건축?".. 공급효과 기대감 솔솔

허지윤 기자 2020. 7. 29.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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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서울 주택 공급 확대 방안 발표를 앞둔 가운데 서울시가 사대문 안 신도심 고밀도 개발에 방점을 둔 공급 계획을 기획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동산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당정이 그동안 틀어막았던 강남 재건축 용적률 상향을 검토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전방위적인 공급에 부동산 시장이 다소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29일 국회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다음 주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한다. 애초 금주 발표 가능성도 나왔지만, 당정은 내달 4일 본회의에서 부동산 세법 개정안을 처리한 후 공급 대책을 발표하기로 정했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도심 건물의 최대 용적률을 최대 1250%까지 풀어 남대문권·을지로권·서대문권·동대문권 등 4대문 안에 약 5000~6000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3040 세대들이 직주근접을 할 수 있는 곳에 주택을 대량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강남·여의도보다 4대문 안 개발이 정체돼 있는데다, 개발을 진행해도 부동산 가격을 밀어올리는 부작용은 적을거라는 판단이 밑바탕에 깔렸다.

현재까지 거론된 서울 도심 공급 예정지를 보면 △노원구 태릉골프장(1만가구), △용산구 용산정비창(1만500가구), △삼성동 서울의료원 용지(3500가구), △중구 소재 옛 중구청 용지(600가구) 등이 있다. 여기에 최근 △4대문 안(5000~6000가구), △마포구 DMC 랜드마크 용지(5000~8000가구) 등이 추가된 것으로 재건축 효과까지 모두 합치면 총 주택 공급량은 10만가구 안팎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추가 공급 예정지로 거론된 강남 대치동 SETEC 용지의 경우 서울시의 검토 대상이었으나 다소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활용한 공급 방안도 관심을 모았으나 정부는 그린벨트는 해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부와 서울시가 최종 결정된 공급지를 비롯한 공급계획을 아직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어느 지역에 얼마나 많은 양의 주택이 공급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서울시와 당·정에서 흘러나온 공급계획을 종합해보면 중구, 용산구, 노원구, 서대문구 등 강북권에는 공공임대 및 소형 평수 위주의 분양 주택을 고밀로 대거 짓고, 강남권에는 서울의료원 용지 등에 수천가구를 지으면서 재건축 규제 완화를 시행하는 구도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전방위적인 공급 확충 대책을 내놓는 것에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입장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규제 완화가 호재로 여겨지면서 재건축 추진 단지 시장에서 단기적 가격 상승이 나타날 수는 있는데 이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 "하지만 도심 고밀도 개발과 서울 전역의 재건축·재개발, 그리고 신도시 등 세 가지를 주축으로 한 서울·수도권에 대한 공급체계가 모두 동시다발적으로 작동해야만 실수요자의 불안과 집값 급등을 잠재울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강남 집값이 더 오르는 소위 ‘강남 불패’가 심화하고 양극화를 초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도심과 강북권 등 비강남에 서울주택도시공사(SH) 주도의 공공 재개발 및 임대 주택 대량 공급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면 GBC 착공 및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 개발 등이 예정된 강남권에서는 재건축 등이 부각하는 것을 볼 때 서울 내 지역 간 주거환경 및 집값 격차가 커져 ‘강남 불패’가 심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주택 공급계획의 성패는 공급 물량뿐만 아니라 질(質)에도 달려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공공 주도하에 대량 공급되는 주택들이 실수요자의 눈높이와 민간기업이 짓는 신축 아파트 대단지 수준으로는 개발돼야 한다는 것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 주요 지역에 주택을 고밀로 지어 공급 양을 늘리는 것 뿐 아니라 수요자들이 주거지로서 해당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면서 "서울 마포구가 재개발을 통해 서울 주요 주거타운으로서 다시 태어났듯 잘 개발한다면 공급 확대에 따른 난개발 및 지역 격차 우려는 해소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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