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공직자 주택 '급매' 내년으로 미뤄야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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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의 부동산 민심이 싸늘하다 못해 분노에 차오르고 있다.
특히 다주택자들은 취득세, 양도세, 종합부동산세 등 정부의 각종 세금 중과 정책에 속이 타들어간다.
지난해 12월 16일 시가 15억원이 넘는 주택 구매 시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12·16 부동산 대책이 나왔을 때도 비서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들이 정부의 부동산 가격 안정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요청한 적이 있다.
또한 정부는 공직자들에게 내년 6월 1일 이후 주택 매도를 권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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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자들도 이전보다 상황이 좋지 않다. 학교나 지하철이 가까워 생활 편리한 입지의 주택은 가격이 크게 올라 내 집 마련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정부 도움도 받지 못한다. 당장 내세울만한 공급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7년 임기 초반부터 집값 안정화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도 집값 잡기가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자 지난 10일 스물 두 번 째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다. 이른바 7·10대책이다. 다주택자들에게 ‘세금 종합선물세트’를 안겨주는 강력한 조치다. 2주택 이상소유주들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율을 최고 6%까지 올리는 등 부동산 세제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했다. 전월세 상한제 등 임대차3법도 시행을 앞두고 있어 다주택자들은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며 현안을 챙겼다. 주택 투기로 더 이상 돈을 벌지 못할 것이란 강력한 경고를 던졌다. 문 대통령과는 별도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다주택자인 비서관급 이상 청와대 참모들에게 집 한 채를 팔라고 강력히 권고했다. 정부가 솔선수범을 보이겠다는 의지다.
지난해 12월 16일 시가 15억원이 넘는 주택 구매 시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12·16 부동산 대책이 나왔을 때도 비서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들이 정부의 부동산 가격 안정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요청한 적이 있다. 수도권 내 2채 이상 집을 보유한 청와대 고위 공직자들은 불가피한 사유가 없다면 이른 시일 안에 1채를 제외한 나머지를 처분할 것을 권고한다며 반년 만에 같은 지시를 다시 한 것이다. 현재 청와대 비서관급 인사 중 다주택자는 12명이다.
다주택 공직자 잡기는 경기도로 번지는 분위기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8일 간부급 도청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에게 실거주용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소유 주택을 연말까지 모두 처분하지 않으면 인사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우선 이 지사는 4급 이상 도 소속 공무원(시군 부단체장 포함)과 산하 공공기관의 본부장급 이상 상근 임직원에게 올해 연말까지 거주용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모두 처분하라고 권고했다. 부득이한 사유로 다주택을 보유하더라도 사유 발생일로부터 6개월 내 해소해야 한다. 주택정책에 직접 관여하는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처장급 간부까지 적용 대상에 포함했다.
그런데 공직자 주택팔기 릴레이는 일시적인 국민 달래기 성격이 짙다. 다주택 공직자들을 말끔히 정리하고 할 말 하겠다는 포석이다. 증세 정책으로 예민해진 국민들의 마음을 제대로 풀려거든 다음을 제안한다. 적어도 동변상련의 입장이 돼봐야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 것이다. 다주택 공직자들과 국회의원들은 임대차3법에 맞춰 시세 대비 한참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공급하면 어떨까. 또한 정부는 공직자들에게 내년 6월 1일 이후 주택 매도를 권고해야 한다. 올해는 기존 세법이 적용되기 때문에 정부가 가장 경계하는 시세차익으로 인한 ‘불노소득’ 취득이 불가피하다. 최소한 이 정도는 해야 국민들이 정부 부동산 정책을 받아들일 것 같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문제는 비단 다주택보유자나 기득권자, 투기꾼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실수요자들도 당장 직면해 있다. 투기꾼들이야 집값이 하락해도 손절매하고 이 고리를 끊고 나갈 수 있는 자금여력이 있지만, 실수요자는 이를 끌어안고 살 수밖에 없다. 정부 구상대로 집값이 하락하면 실수요자도에게 직격탄이 된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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