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강화, 주택안정 효과 제한적..형평성 논란·조세저항 초래"

'7·10 대책' 두고 국회 기재위 전문위원 평가
당정 추진 중인 부동산 세제 조목조목 지적
"보유세 부담 강화..수도권 주택 공급 제한적"
부동산 법인 보유세 강화는 "재산권 제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2020년 세법개정안’ 당정협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김태년(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조정식 정책위의장, 홍 부총리,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사진제공=기재부

[서울경제] 정부가 추진 중인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 인상이 형평성 논란과 조세 저항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제기됐다. 종부세를 강화해도 주택시장 가격 안정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함께 나왔다. 종합하면 종부세 인상이 조세 정책의 형평성 논란을 초래할 뿐 주택시장 안정이라는 정책적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법인에 대한 보유세 강화 방침을 두고는 “재산권을 제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8일 국회와 관계부처에 따르면 송병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문위원(2급)은 정부가 발표한 ‘7·10 부동산대책’ 내용을 담아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대한 검토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종부세 최고세율(과표 94억원 초과)을 현행 3.2%에서 6%로 올리는 개정안에 대해 기대수익률을 낮춰 투기 수요를 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 평가했다. 하지만 주택시장 안정이라는 본연의 목적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그는 특히 소수 인원을 타깃으로 한 종부세 최고세율 인상과 1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 강화(0.5~2.7%→0.6~3%)가 조세 형평성 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 전문위원은 “개정안에 따른 종부세 부담 증가가 서울 소재 1주택자 등 일부 지역의 소수 인원에게 집중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공평성 논란과 조세 저항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서울에 주택 한 채를 보유한 실거주자도 종부세 과세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실거주자들과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 꾸준히 지적됐던 사안으로 상임위 전문위원도 이를 우려한 것이다.

무엇보다 주택시장 안정에 미치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과거 9·13대책 때 제시된 실증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개정안대로 종부세 세율을 인상하더라도 주택시장 가격 안정과 소득 재분배 효과는 예상보다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늘어난 보유세 부담 일부를 전월세 가격에 전가할 것이고, 이는 주택 임대시장 가격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임차인의 주거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주택 소유 법인에 대한 보유세 강화 방침도 정부가 의도한 매물 출회에 따른 공급 확대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법인에 대해 2주택 이하는 3%, 3주택 이상은 6%의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6억원 기본공제도 없애고, 세 부담 상한도 적용하지 않을 계획이다. 송 전문위원은 “보유세 부담 인상에 매물이 발생하더라도, 비수도권 주택을 먼저 처분하려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수도권의 주택 공급 확대는 다소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법인의 재산권을 상당히 제한할 우려가 있다”면서 “과잉입법금지 원칙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