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솔의 代母' 임희숙

기자 2020. 7. 2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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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유의 대중가요 장르인 트로트와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합성한 조어(造語) '트바로티'가 애칭인 가수 김호중이 부른 뒤로 새삼 찾아 듣는 사람이 많아진 노래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다.

'너를 보내는 들판에 마른 바람이 슬프고/ 내가 돌아선 하늘에 살빛 낮달이 슬퍼라/ 오래도록 잊었던 눈물이 솟고/ 등이 휠 것 같은 삶의 무게여/ 가거라 사람아 세월을 따라/ 모두가 걸어가는 쓸쓸한 그 길로' 하는 그 노래는 백창우 작사·작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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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고문

한국 고유의 대중가요 장르인 트로트와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합성한 조어(造語) ‘트바로티’가 애칭인 가수 김호중이 부른 뒤로 새삼 찾아 듣는 사람이 많아진 노래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다. 그는 지난 5월 14일 방송 무대에서 전주(前奏)가 끝나도 울컥해 노래하지 못하고 눈물을 훔치며 돌아섰다. 감정을 한참 추스른 뒤에야 “내겐 사연이 있는 노래다. 들으며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던 노래”라며 열창해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렸다. 그 후로, 원곡(原曲)을 1984년 발표한 가수 임희숙(70)을 그리워하는 사람도 더 늘었다.

‘너를 보내는 들판에 마른 바람이 슬프고/ 내가 돌아선 하늘에 살빛 낮달이 슬퍼라/ 오래도록 잊었던 눈물이 솟고/ 등이 휠 것 같은 삶의 무게여/ 가거라 사람아 세월을 따라/ 모두가 걸어가는 쓸쓸한 그 길로’ 하는 그 노래는 백창우 작사·작곡이다. 북한의 6·25 남침 3일 후에 태어난 임희숙은 아버지 납북, 언니 아사(餓死), 어머니 재혼 등 어린 시절의 시련뿐 아니라, 인기 가수가 된 뒤로도 ‘눈을 감은 채 신들린 듯이 노래하는 것은 대마초를 피운 탓’이라며 무고하게 뒤집어씌운 혐의에 따른, 1975년부터 6년간의 활동 중지와 두 번의 이혼 등을 겪어 호소력이 더 짙었을 수 있다.

‘한국 솔(soul) 음악의 대모(代母)’로 불리는 그는 덕성여고 2학년 때인 1966년 손목인 작곡의 ‘외로운 산장’으로 데뷔했다. 1969년 또 다른 명곡인 전우중 작사·작곡의 ‘그 사람 떠나가고’를 발표한 그는 1970년 신중현이 이끈 그룹 퀘스천스의 음반에 객원 보컬로 나서 ‘내 마음 모두 주오’와 ‘슬픈 고백’이 가슴을 저미게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해에 한쪽 면은 그룹 키보이스 노래, 또 한쪽 면은 그의 ‘왜 울어’ ‘모래 위를 맨발로’ 등으로 꾸민 김희갑 작곡집도 나왔다. 그 음반엔 1967년 김상희가 발표했지만, 그가 다시 불러 그의 대표곡이 된 김중순 작사의 ‘진정 난 몰랐네’도 있다. ‘그토록 사랑하던 그 사람 잃어버리고/ 타오르는 내 마음만 흐느껴 우네’ 하는. “영혼을 파고든다”는 말도 듣는 그의 애절하고 허스키한 음색과 가창력이 돋보이는 노래는 이 밖에도 백창우 작사·작곡 ‘잊혀진 여인’ ‘저녁별 하나’, 이장희 작사·작곡 ‘믿어도 될까요’, 조동진 작사·작곡 ‘밤새’ 등 수두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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