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핫라인] 북한TV가 종합병원 홍보에 발 벗고 나선 이유는?

통일방송연구소 2020. 7. 22.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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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종합병원조감도

지난 월요일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종합병원 건설현장을 전격 방문해 관계자들을 질책하고 책임간부들을 물갈이한 것을 두고 뒷말이 많습니다.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주민들의 생활고가 더욱 심각해지자 김 위원장이 그 어느 때보다 최신 의료시설 확충과 홍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17일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해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까지 최신식 종합병원을 완공하도록 지시했는데요.

이날 이후 조선중앙TV는 북한의 주요 병원들을 집중조명하는 프로그램을 한 달에 두 차례 이상 방송하며, 병원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 평양종합병원 건설 관련 한동안 매일 보도

방송이 가장 먼저 주목한 곳은 이제 막 착공에 들어간 평양종합병원이었는데요.

조선중앙TV는 평양종합병원 건설 착공식 다음날부터 한동안 매일 공사 진행 상황 소식을 [5시 보도]와 [8시 보도]에서 빠트리지 않고 보도했습니다.

박봉주, 박태성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재룡 내각 총리 등이 현장을 방문해 공사 상황을 점검했다는 소식, 전국 각지의 당 조직과 주민들이 건설자재와 음식 등 지원물자를 모아서 보내고 있다는 소식 등이 쉴새 없이 이어졌습니다.

[함흥시인민위원회 처장 리상철] "오늘 여기에 와보니 정말 우리 인민들에게 제일 좋고, 제일 훌륭한 것을 안겨주려는 최고지도자의 사랑에 보답하겠다는 그 열의가 공사장 그 어디서나 끓어 번지고 있습니다. 온 나라 인민들이 그 마음을 이어가며 살아가는 이 공사장에 그래서 우리도 성의껏 준비한 지원물자를 가지고 달려왔습니다."

[강원도 인민위원회 사무장 최성호] "수도의 명당자리에 인민을 위한 종합병원이 건설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우리들의 마음은 줄곧 건설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건설장으로 달려왔습니다. 우리 강원도 인민들이 적은 힘이나마 바치고 싶은 생각뿐입니다. 그래서 강원도 인민들의 지성 어린 지원물자를 싣고 달려왔습니다."

평양종합병원 건설 관련 보도를 시작으로 북한이 대내외적으로 내세우는 기존의 다른 종합병원들에 대한 선전 방송이 이어졌는데요.

만화캐릭터 1,700여 점으로 도배한 옥류아동병원

옥류아동병원

지난 5월 8일 '[소개편집물] 병원속의 동화세계'에서는 병원 벽면을 1,720점의 만화캐릭터 그림으로 채운 옥류아동병원이 소개됐습니다.

이 병원은 2013년 평양 대동강구역 문수거리에 개원한 지하1층 지상 6층 규모의 어린이 종합병원인데요.

옥류병원 벽면 만화캐릭터 그림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로 평양미술대학 학생들이 투입돼 1주일 동안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캐릭터 1700여 점을 그렸다고 합니다.

대부분 백설공주, 신데렐라, 곰돌이 푸 등 디즈니 만화 캐릭터들이라는 점이 눈에 띄는데요.

[평양미술대학 학부장 공훈예술가 정문철] "그때 정말 시간이 모자랐습니다. 1주일도 안 되는 그 짧은 기간에 1~2 작품도 아니고 1,700여점이나 되는 작품을 창작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우리 미술대학이 생긴 이후로 이런 일은 처음이었습니다."

병실 내부는 어떨까요?

텔레비전과 냉장고 등을 갖춰 얼핏 보기에는 남한의 일반 병실과 다를 게 없어 보입니다.

이 병원의 또 다른 특색은 연령별로 소학교와 중학교 학습실을 별도로 마련해, 어린이들이 입원 기간에도 공부를 계속할 수 있게 한 점인데요.

[대동강구역 문흥2동 박미영] "옥류아동병원에 치료실과 함께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습실이 있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애를 데리고 병원에 와보니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습실은 생각보다 훌륭하였고, 선생님들은 입원실마다 찾아다니며 아이들의 병 상태를 봐주며 공부도 가르쳐주고 있었습니다."

병원 측은 어린이 환자들에게 무상치료와 무료교육을 지원하고 있다고 자랑합니다.

옥류아동병원이 위치한 평양 문수지구는 병원촌을 이루고 있는데요.

옥류아동병원 말고도 평양산원 유선종양연구소, 류경치과병원, 옥류아동병원, 류경안과종합병원 등이 입주해 있습니다.

평양산원, 찾아기는 의료검진 서비스 제공

이 가운데 환자를 병원에서 기다리기보다 환자를 찾아가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이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평양산원 유선종양연구소입니다.

평양산원

첨단의료시설와 임상경험이 풍부한 의사와 연구사들을 갖췄다는 이 병원은 매년 3월과 9월을 유선검진 월간으로 정해 여성들의 유선 질병 검진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하는데요.

의료진이 사회활동으로 바쁜 여성들을 직접 찾아가 현장 검진을 실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평양산원 유선종양연구소 과장 전명철] "현재 우리 연구소가 개원한지 8년이 되었는데 전국에 우리나라의 모든 여성들이 누구나 다 검진을 받을 수 있는 그러한 체계가 세워져 있으며 사회적 활동으로 해서 바빠서 미처 검진받지 못하고 있는 이러한 여성들은 우리 연구소 안의 의료일꾼들이 현장에 직접 달려나가서 검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 자기도 모르게 앓고 있던 질병들이 적발되어서 우리 연구소에서 치료를 마음껏 받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는 “환자가 병원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병원이 환자를 찾아가는 우리 사회주의 보건제도, 그 고마운 혜택 속에 우리 여성들이 복을 누리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류경치과병원, 첨단시설과 벽걸이TV 등 설치

류경치과병원은 북한 방송에 자주 나오는 단골병원 중 하나인데요.

조선중앙TV는 류경치과병원을 소개하는 '[소개편집물] 헤아려보신 치료시간'을 올해에만 벌써 8차례나 재방송했습니다.

병원 측은 수백 대의 최신식 치과의료시설을 갖추고 교정치료와 소아치료 등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류경치과병원 과장 한용호] "우리 과에 있는 다목적 치과 뢴트겐촬영기로는 악골에 생긴 여러 가지 종양과 골절, 이삭기(충치), 치주병을 비롯한 치과 영역에서 생긴 거의 모든 질병에 대해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의 배려와 지시로 의사실과 CT촬영실 사이의 벽을 방사선 차단 유리로 교체해 의사와 환자의 실질적 거리를 좁혔다고 공을 최고지도자에게 돌립니다.

[류경치과병원 과장 한용호] "김정은 위원장이 병원을 찾았을 때에는 의사실과 촬영실이 벽으로 막혀 있었습니다. 김정은은 '의사가 환자를 보면서 촬영을 진행해야 한다'며 '의사실과 촬영실 사이를 방사선차단유리로 막아 의사가 환자를 직접 보면서 촬영해야 한다'고 가르쳐주었습니다."

이 병원은 또 보통 한 시간 기다리며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대기실에 벽걸이형 TV를 설치했다고 하는데, 이 역시 김정은이 지시한 산물이라고 합니다.

류경안과병원, 안과 치료는 물론 안경도 제작

류경치과병원 옆에는 류경안과병원이 있는데, 이 병원은 환자 맞춤형 안경을 직접 제작하는 게 이색적입니다.

김정은이 요즘 사람들은 컴퓨터를 많이 해 젊은이들도 안경을 착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병원이 눈 치료는 물론 안경도 직접 제작하는 다기능적 병원이 될 것을 주문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류경안과병원 부원장 백원명] "2016년 5월 26일 병원건설장을 몸소 찾아준 김정은 위원장은 건설장을 하나하나 돌아보면서 '지금 사회적으로 사람들 속에서 컴퓨터를 많이 하기 때문에 이전에는 늙은이들한테서 안경을 착용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젊은 사람들도 안경을 착용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하면서 '앞으로 건설되는 류경안과종합병원에서는 눈 치료를 전문으로 하면서도 안경제작봉사까지 잘 해주는 종합적이면서도 다기능적인 병원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라선시인민병원, 개보수후 MRI 등 최신 의료시설 갖춰

조선중앙TV는 지난 7월 3일 [8시 보도]에서 라선시인민병원의 개건 소식을 전하는 등 지방 병원들의 의료시설 현대화도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2016년 개원한 라선시인민병원은 5천여 평 대지에 지상 3층, 100병상 규모로 지어진 종합병원인데, 지난 6개월여 동안 개보수 공사를 벌여왔습니다.

당초 기초적인 시설만 갖췄던 이 병원은 개보수를 통해 최신 의료시설들을 갖춘 종합병원으로 탈바꿈했다고 하는데요.

방송은 의료진이 MRI와 CT 등 고가의 첨단 의료장비들을 다루는 모습을 화면에 담았습니다.

방송은 라선시가 건설한 보건산소공급소도 함께 소개했는데요.

라선시 보건산소공급소는 액체산소운반용탱크와 액체산소 저장용 탱크, 기체산소충진장, 야외충진장을 갖추고 의료용 산소를 병원에 공급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고 합니다.

라선시 산소공장 산소통 및 운반차량

조선중앙TV는 첨단의료시설들을 갖춘 환자 맞춤형 종합병원들을 소개하며, 북한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는데, 국제사회가 파악하고 있는 북한의 열악한 의료체계와는 거리가 먼 모습입니다.

(통일방송연구소)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5850371_291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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