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태릉골프장, "이미 조성된 인프라 장점" vs "추가 교통대책 없인 출퇴근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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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기자가 찾은 태릉골프장은 서울 노원구 공릉동 끝자락에 자리잡고 있었다.
실제 기자가 서울시청에서 태릉골프장까지 가 본 결과 가장 빠른 대중교통은 두 번의 환승을 거쳐서 1호선-경의중앙선-경춘선을 이용하는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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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 부지까지 합치면 150만㎡
여의도 크기의 절반 넘는 규모
대단지 구리갈매지구와 가깝고
봉화산역·갈매역과 인접
별내역에 GTX 들어서면
서울역까지 15분이면 도착
전철 대비 도로교통망은 미흡
경춘북로·북부간선도로 상습정체
3만가구 입주 땐 교통난 가중
"정체 심할 땐 1시간30분도 각오"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구리=임온유 기자, 이춘희 기자] "주변 택지지구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죠."(남양주 별내지구 A공인 대표)
"주변이 이미 대규모 택지개발로 도로가 포화상태인데 태릉에 또 대규모 공급을 하면 교통 지옥이 벌어질 겁니다."(구리 갈매지구 B공인 관계자)
21일 오전 기자가 찾은 태릉골프장은 서울 노원구 공릉동 끝자락에 자리잡고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군 소유의 태릉골프장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정부의 핵심 공급대책으로 급부상한 곳이다. 1966년 개장해 현재까지 군 전용 골프장으로 운영되고 있는 태릉골프장은 서울 내에 위치한 유일한 골프장이다. 약 83만㎡ 규모로 육군사관학교 부지(66만7000㎡)까지 포함하면 150만㎡ 규모다. 여의도(290만㎡)의 절반이 넘는 수준이다. 이 땅에 조성 가능한 주택은 최소 1만가구에서 최대 3만가구까지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방문한 이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들도 주변 시장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며 분주한 분위기였다. 구리 갈매동 N공인 대표는 "아울렛 등 이미 조성된 구리갈매지구의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갈매와이시티, 갈매역아이파크 등 대단지 아파트가 위치해 있는 구리갈매지구는 태릉골프장 내에서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가까웠다.
주변 아파트 가격은 최근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갈매역아이파크는 지난 13일 84㎡(전용면적)가 7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9월 처음으로 6억원을 넘어선 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갈매와이시티 84㎡도 지난해 6월 5억700만원에 거래된 후 1년 새 6억5000만원까지 가격이 뛰었다.
인근 교통망 갖춰져있지만… 도심 접근성은 미지수
표면적인 교통 인프라는 잘 갖춰진 편이다. 서울 지하철 6호선 봉화산역과 경춘선 갈매역이 인접해 있다. 인근 별내역에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이 들어설 예정이다. GTX-B가 개통하면 별내역에서 서울역까지 15분이면 도착 가능해 지하철을 통한 광화문·시청·종로 등 서울 도심 업무지구 접근에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 일대에 최대 3만가구가 들어설 경우 기존에도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뤄지고 있었던 지역인만큼 별도의 신규 교통대책이 없이는 교통지옥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갈매동 G공인 관계자는 "3기 신도시 왕숙2지구(1만3000가구)나 다산 신도시 지금지구(1만3700가구)보다도 큰 규모인데 교통 대책 없이는 안 그래도 막히는 출퇴근길 교통난이 더 심해질 게 뻔하다"고 전했다.
실제 기자가 서울시청에서 태릉골프장까지 가 본 결과 가장 빠른 대중교통은 두 번의 환승을 거쳐서 1호선-경의중앙선-경춘선을 이용하는 방법이었다. 최소한 1시간20분이나 걸렸다. 그나마 강남권의 경우 인근 태릉입구역에서 7호선을 이용하면 30분 정도면 오갈 수 있어 전철을 이용한 접근성은 오히려 좋은 편이다.
도로교통망 사정은 더 열악하다. 구리갈매지구와 인근 별내·다산지구에서 서울 도심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경춘북로와 화랑로, 북부간선도로와 동부간선도로 등을 이용하게 된다. 하지만 이 구간들은 상습정체구간으로 차량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악명이 높은 구간이다. 갈매지구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정체가 심한 경우 도심 출퇴근에 1시간30분 정도 걸리는 것도 각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태릉골프장에서 갈매역이 가깝지만 배차가 25분 간격이다보니 서울 중심부로 가는 직장인들은 버스를 타고 6호선 신내역을 많이 이용하는 상황"이라면서 "GTX나 뚜렷한 대책 없이 아파트만 짓는다면 주민 불편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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