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0 대책 따른 매물 얼마나..효과는 서서히 나타날 듯 [안명숙의 차이나는 부동산 클래스]
[경향신문]
지난 7월10일 정부는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전격 발표했다. 대통령과 국토교통부 장관의 독대 이후 발표되는 정책이어서 세간의 관심은 더욱 뜨거웠다. 발표 후 일주일이 지난 16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7월 둘째 주(13일 기준) 서울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는 0.09% 상승해 지난주(0.11%)보다 오름폭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강남 3구나 도심권,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은 지난주와 비슷하거나 소폭 오르는 수준을 나타낸 것으로 보이고 9억원 미만의 중저가·중소형 아파트가 몰려 있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지역도 전주와 비슷했지만 상승률은 강남권이나 도심권보다 소폭 높게 나타났다.
반면 임대차 3법 시행 논의가 뜨거워지고 있는 전세시장 불안 양상은 여전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55주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고 강남 및 동남권 상승세가 비교적 높았다. 도심권 상승세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전셋값 상승에 대해서는 증가되는 보유세 부담 전가 및 임대차 3법 시행에 따른 ‘선조치’ 등의 요인이라고 해석되지만, 현장에서는 임차인이나 임대인 모두 관심 있게 정부의 논의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7·10대책이 고가주택 및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취득 및 보유, 양도 등 전 단계에 걸친 세부담 인상이 골자이므로 정부와 시장의 관심은 과연 매물이 얼마나 나오게 될지로 모아진다. 일명 이솝우화에 등장하는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게임에 우화처럼 바람보다는 뜨거운 태양이 효과적이었다는 역설을 주장했으나 정부의 선택은 ‘태풍급 바람’이었다.
바람이 거셀수록 나그네는 외투를 여미게 될 것이고 정책 발표 초기에는 매물이 쉽게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내 매각 시한을 받은 법인 보유 매물들의 경우 투자가 빈번했던 경기 및 인천, 지방 등에서 매각 문의가 늘거나 급매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다주택자들은 정부의 추후 정책 입안 및 처리 과정과 후속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실익을 따져 실행에 옮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다주택자들이 매각에 나서는 시기도 내년이 돼야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입법화 과정에서 부처 간 잡음 및 일관되지 않은 모습으로 신뢰를 주지 못한다면 정책 효과를 거두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2018년 발표한 ‘부동산 보유세의 세부담 및 경제적 효과’(최승문·신상화)에 따르면 지난 노무현 정부 시절 종부세가 처음 논의되고 입법화되었던 2002년부터 2003년 말까지 도입 초기에는 보유세 부담에 따른 가격 안정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후에는 실질적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도입 초기와 달리 이후 종부세가 가구별에서 인별 과세로 변경되고 세율이 인하되면서 세부담이 경감된 이유도 있다. 더불어 세금이 오르면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 참여자들은 세입자에게 세부담을 전가하는 등의 수익을 보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새로운 투자 환경에 적응하게 되는 점도 꼽힌다.
여러 상황을 종합해보면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부의 선택에 대한 평가를 지금 단정짓는 것도 무리다. 정부에 시간을 줘야 한다. 급하게 내놓은 7·10대책이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사실 이 게임은 나그네의 외투만 벗기면 되는 이솝우화가 아니다. 그로 인해 집값이 안정되고 안정적인 주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 더 큰 과제를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안명숙 |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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