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곡·세곡 벌써 꿈틀..매수 문의 늘고 호가 오르자 "안 팔겠다"
서울 연 4만 가구 공급 필요 .. 일회성 풀기로는 한계
재개발·재건축 완화 등 불안 심리 잠재울 의지 필요
◇그린벨트, 어느 곳 해제 유력한가=서울의 그린벨트 면적은 150.25㎢가량 된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서초구가 23.89㎢로 가장 넓고 강서구(18.92㎢), 노원구(15.9㎢), 은평구(15.21㎢), 강북구(11.67㎢) 등의 순이다. 이 가운데 강북·은평구 등 서울 북부권은 경사도 측면을 고려하면 택지개발 가용면적이 넓지 않아 주택 대상지로는 부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 지역은 주로 북한산 등 산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강서구 그린벨트는 김포공항 인근에 자리하고 있는데 이 지역은 3기 신도시인 부천 대장지구 인접지역이어서 각종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결국 정부의 선택지는 서울 강남구 세곡동과 서초구 내곡동 일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이들 지역은 이명박 정부 당시 보금자리주택을 짓고 남은 땅으로 보존가치도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공급 규모는 서울시와의 협의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여전히 그린벨트 해제에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작고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미래세대를 위해 꼭 남겨둬야 한다”는 태도를 고수했던 만큼 서울시장 권한대행인 서정협 행정1부시장이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청와대와 여당이 강하게 압박할 경우 일부 지역에 대해서는 해제할 가능성이 있지만 전면적으로 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린벨트는 한번 훼손하면 원상복구가 불가능하다”며 “온전히 보전한다는 것이 서울시의 확고하고 일관된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그린벨트가 어느 정도 해제될지 등이 확정되지 않아 ‘묻지마 투자’로까지 확산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통과 예정지 일대에서는 아파트 동·호수도 묻지 않고 매입하는 투기과열 현상이 발생했는데 세곡동과 내곡동 일대는 현재 이런 투기과열 양상까지는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다.
◇그린벨트 해제 단기 효과는 확실=전문가들은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대규모 주택을 짓겠다는 공급 대책과 관련해 일시적 효과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했다. 빈 땅이 거의 없는 서울에서 대규모 공급을 하기에 이보다 나은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은 유휴부지가 많지 않은 만큼 대규모 공급을 위해서는 그린벨트 해제 등이 필요하다”며 “공급물량이 어느 정도 될지가 관건인데 시장의 예상 수준을 넘어서면 강남 3구의 집값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불안심리를 잠재우기에는 한계가 명백할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불안심리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서울 내에 꾸준한 공급이 이어진다는 신호가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고 서울 내 아파트 35층 규제 등을 완화해 장기적으로 주택공급이 계속 확대될 수 있다는 정책적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또 녹지 훼손 등 부작용을 고려하면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택지 조성이 최상책이 될 수 없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서진형 경인여대 경영학과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서울은 수요 요인을 고려하면 현재보다 연간 4만가구 이상의 공급이 더 필요하다”며 “그린벨트를 해제해 일회성으로 공급물량을 늘릴 수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수요 안정책이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급과 관련해 가장 좋은 대책은 정비사업 규제를 풀어 공급물량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방식”이라며 “그린벨트 해제는 녹지공간 축소와 도시계획 훼손 등 각종 문제점을 지닌 만큼 좋은 공급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강동효·양지윤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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