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포터의 캠핑카 변신, 현대차 포레스트

2020. 7. 1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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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가 만든 움직이는 집, 높은 완성도 갖춰

 캠핑카의 성장세가 무섭다. 국민 소득 증가와 캠핑카 규제 완화,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맞물리면서 이동형 숙소가 각광받고 있어서다. 이에 대응해 현대자동차도 최근 1t 트럭 포터Ⅱ 기반의 캠핑카 포레스트를 선보였다.

 포레스트(Porest)는 '포터(porter)'와 '휴식(Rest)'의 합성어다. 발음상으론 '숲(Forest)'을 뜻하기도 한다. 자연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다. 과연 포레스트가 자연과 얼마나 가까워질 수 있을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캠핑에 나섰다. 캠핑에 필요한 품목을 갖춘 차인 만큼 목적지는 가까운 캠핑장이 아닌 강원도의 한 노지로 정했다. 시승차는 최고 트림인 4인승 디럭스다.



 ▲스타일&상품성
 포레스트는 '움직이는 집'을 제품 컨셉트로 잡았다. 이 점은 첫 인상부터 잘 드러난다. 외관은 온순한 표정의 포터Ⅱ와 캠핑카 특유의 거주공간을 섞은 모양이다. 적재함 대신 카라반으로 차체를 덮어 시각적인 무게감이 상당하다. 그러나 캡 본연의 형태를 살리고 일체형 디자인을 강조한 덕분에 특장에 대한 완성도는 높아 보인다.

 전면부는 길이를 늘린 사이드 미러가 눈에 띈다. 차폭보다 넓은 카라반으로 인한 후측방 시야를 잃지 않기 위해서다. 측면의 카라반에는 몇 개의 선을 그려 넣어 단조로움을 지양했다. 사각형의 창틀을 덮은 듯한 어두운 색상의 마감은 어색하지 않다. 카라반 왼쪽엔 외부 전원 플러그를, 오른쪽엔 카라반 메인 도어와 어닝을 설치했다. 청수 및 오수통과 외부 샤워기도 오른쪽에서 장착할 수 있다. 각 품목은 열쇠를 마련해 보안성을 확보했다. 차체 하단부와 뒷바퀴 겉부분엔 플라스틱 커버를 덧대 험지에서의 차체 손상을 막는다. 

 후면부는 단조롭다. 사각형 창이 있지만 시야확보가 아닌 환기용이다. 테일 램프는 오각형으로 처리해 트럭 버전과 차별화했다. 적재공간은 뒷범퍼 안쪽에 마련했다. 유모차, 캠핑용 테이블, 보스턴백 등을 다 담아도 남을 정도로 널찍하다. 도어는 차체 양쪽에서 열 수 있어 실용적이다.







 캡의 실내는 기존 포터와 거의 같다. 다른 점을 찾자면 룸미러 대신 후방카메라 기반의 모니터를 넣은 정도다. 후진 상황을 볼 수 있는 건 물론 주행 내내 작동해 유용하다. 캡은 뒷부분을 크게 뚫어 카라반과 통한다. 공간을 분리하고 싶다면 커튼을 치면 된다.


 캠핑카의 핵심인 카라반은 차체보다 튀어나온 면적이 작지 않은 만큼 공간이 넓다. 내부는 잘 꾸민 모델하우스처럼 정돈돼 있다. 전동식으로 움직이는 품목은 적절한 곳에 스위치를 배치해 직관적이고 안전하다. 메인 도어 안쪽엔 간이 쓰레기통을 설치했다. 문을 활짝 연 상태로 고정 가능하며 모기장만 여닫을 수도 있다. 출입구 왼쪽엔 LG 24인치 모니터와 터치식 통합 컨트롤러를 장착했다. 통합 컨트롤러는 캠핑에 필요한 보조배터리의 잔량과 조명, 난방 등의 설정을 한눈에 보여준다. 블루투스를 활용해 스마트폰으로도 조절할 수 있다.

 캡과 연결한 앞부분은 가변시트가 특징이다. 이 시트는 등받이와 쿠션, 테이블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주행 모드(좌석), 캠핑 모드(쇼퍼), 취침 모드(침대)의 세 가지로 구성할 수 있다. 주행 모드의 경우 쿠션을 치우고 등받이를 세운 다음 엉덩이용 쿠션을 올리면 된다. 안전띠를 마련했고 다리공간도 넉넉하다. 캠핑 모드는 4명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앉을 수 있도록 구성 가능하다. 취침 모드는 테이블을 가장 낮게 내리고 그 위에 쿠션을 총 동원해 깔면 된다. 컵홀더를 포함한 테이블은 높이조절(3단) 외에 슬라이드 기능도 지원한다.


 캡 위에는 작은 침대가 있다. 사람이 자기엔 좁아 수납 역할을 하는 정도의 공간이다. 그러나 스마트 베드 기능을 활용하면 성인 2명이 누울 수 있는 2층 침대가 생긴다. 스마트 베드는 싱크대 벽쪽에 위치한 버튼으로 조작한다. 탑승자의 안전을 위해 2열 좌석의 등받이를 세운 주행 모드에선 작동하지 않는다. 스마트 베드 안쪽에는 오르내릴 때 필요한 탈착형 사다리를 준비했다.

 카라반 중앙 왼쪽엔 싱크대와 전자레인지, 냉장고(150ℓ)가 있다. 식기도구를 넣기 위한 수납공간도 만들었다. 천장엔 시동을 끈 상태에서도 쓸 수 있는 DC 에어컨과 환풍기를 배치했다. 오른쪽엔 선택품목인 독립식 샤워부스를 꾸렸다. 부스 안엔 거울과 접이식 세면대, 간이 변기를 설치해 좁은 공간 속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샤워와 설거지 등에 필요한 물은 80ℓ까지 담을 수 있다. 오수통의 크기도 같다.



 카라반 맨 뒤편엔 '스마트룸'이라 불리는 공간이 숨어 있다. 스마트룸은 전동식으로 공간을 늘려 침대를 최대 80㎝ 확장할 수 있다. 제어는 안전을 위해 주차했을 때만 가능하며 차 밖에서 이뤄진다. 트렁크에 있는 컨트롤러로 조작하면 성인 두 명이 잘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


 ▲성능
 엔진은 2.5ℓ 디젤을 얹어 최고 133마력을 낸다. 적재를 감안한 성능이기에 힘은 모자라지 않다. 물론 차체가 큰 만큼 가속은 더디다. 변속기는 효율에 집중한 5단 자동을 기본으로 조합했다. 시승하는 동안 평균 연료효율은 ℓ당 10㎞ 이상이었다.

 주행안정성은 바람을 맞는 면적이 극대화된 탓에 속도를 올릴수록 불안하다. 포레스트만의 문제가 아닌 캠핑카의 한계다. 90㎞/h를 넘기면 스티어링 휠을 잡은 손에 힘이 바짝 들어간다. 집을 옮긴다는 생각으로 여유를 갖고 운전해야 한다. 현대차는 포레스트의 최고속도를 110㎞/h에 묶었다. 길이 5,680㎜, 너비 2,130㎜, 높이 2,965㎜(에어컨 장착 기준)의 차체에 휠베이스가 2,640㎜밖에 되지 않다는 점도 주행성능을 떨어뜨리는 요소다.

 승차감은 마치 요트를 타는 느낌이다. 노면 진동의 여운이 꽤 길다. 요철을 넘을 경우 속도를 충분히 줄이지 않으면 큰 파도를 만난 것처럼 출렁거린다. 승차감은 의외의 상황에서도 느낄 수 있는데,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할 때다. 누군가가 움직일 경우 그 충격이 차내 전체에 고스란히 전해진다. 하체 보강과 차체를 지면에 고정하는 스탠드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노지로 향하는 길은 대부분 비포장 노면을 거쳐야 한다. 이번 여정에도 어김없이 돌과 자갈이 뒤섞인 곳을 만났다. 경사도 제법 있어 오버행이 긴 포레스트에게 불리할 것 같았다. 그러나 걸음걸이 정도의 속도로 천천히 들어서니 하부가 노면에 닿지는 않았다.

 목적지에 이르러 평평한 곳에 차를 댔다. 모든 캠핑과 차박이 그렇듯 편한 수면을 위해서다. 다음으로 어닝을 설치했다. 포레스트는 스틱을 걸고 돌려서 펴는 수동식 어닝을 선택할 수 있다. 어닝을 다 펴면 차폭만큼의 그늘이 생긴다. 여기에 테이블, 의자, 먹거리 등을 펼쳐 놓으면 준비는 끝난다. 캠핑카는 이렇게 타프나 텐트를 치는 수고없이 숙박과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총평
 집은 사람이 사는 데 필요한 것들을 담고 있다. 움직이는 집을 지향한 포레스트 역시 차 안에 그 가치를 부분적으로 갖고 있다. 그래서 안전을 위해 누구보다 천천히 여유롭게 달려야 한다. 이동의 가치만큼 또 다른 집으로서의 가치도 중요해서다.

 포레스트는 많은 캠핑카가 그렇듯 자연 속에서 여유를 즐기려는 소비자를 위해 태어났다. 현대차가 개발에 참여했고 판매에도 직접 나선다는 점은 포레스트의 가장 큰 차별점이자 매력이다. 물론 포레스트도 특장업체의 손을 거친다. 그러나 회사와 브랜드의 이름이 걸린 만큼 완성도면에서 상당한 보증이 이뤄지고 있다. 한편으로 포레스트는 포터로 즐길 수 있는 가장 큰 소비이기도 하다.


 포레스트이 판매가격은 2인승 엔트리 4,899만 원, 4인승 스탠더드 6,430만 원 및 디럭스 7,706만 원(개별소비세 3.5% 기준)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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