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잡는다더니..서민 아파트값에 불질렀다
1분위 평균 4억대 '신고가 행진'
고가 아파트 1% 뛸때 7% '껑충'
고가시장 막히자 외곽지역 주목
수요 밀려들고 호가 꾸준히 올라
13일 서울경제가 ‘KB국민은행 리브온’에서 발표한 올 상반기 5분위 평균 아파트 가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올 상반기 상위 20%(5분위) 아파트 매매 평균값은 1월 17억8,846만원에서 6월 18억227만원으로 1.03% 올랐다. 이와 대조적으로 하위 20%(5분위)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월 3억7,467만원에서 6월 4억329만원으로 7.64% 뛰었다. 2분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10.28%다. 1월까지만 해도 5억8,984만원이었던 2분위 평균 아파트 가격은 6월 들어 이보다 6,000만원 넘게 오른 6억5,049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서울 아파트 값은 고가아파트가 주도했다. 5분위 상승률은 6.53%, 1분위 상승률은 3.70%였다. 하지만 올 상반기 들어서는 중저가아파트 상승률이 고가아파트를 앞질렀다. 시장에서는 중저가아파트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들어 서울의 3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10% 밑으로 떨어지는 등 중저가아파트에서도 가격대가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서울 내 중저가아파트의 희소성과 가격 상향 평준화로 당분간은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위치한 3,800가구 규모의 ‘SK북한산시티’ 전용 84.7㎡는 이달 초 6억8,700만원에 매매됐다. 전 고가보다 2,200만원 뛴 가격이다. 해당 평형은 올해 1월만 해도 4억원대 후반에서 5억원대 초반 수준에 실거래된 바 있다. 반년 새 2억원이 훌쩍 오른 셈이다. 구로구 고척동 ‘고척대우’ 59.9㎡도 지난달 4억9,5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지난 1월 실거래가인 3억8,800만원과 비교할 때 1억원 이상 뛴 것이다. 관악구 봉천동의 ‘관악벽산블루밍’ 아파트 전용 59㎡는 반년 사이에 ‘5억원대 아파트’에서 ‘7억원대 아파트’가 됐다. 올해 1월 실거래가는 5억9,500만원에 불과했지만 이달 5일 7억2,000만원에 손바뀜됐기 때문이다.
분위별 가격 상승률을 보면 하위 20%인 1분위 아파트를 비롯해 2·3분위 아파트 가격이 올 들어 꾸준히 오르고 있다. 1분위 아파트 평균가격은 3억7,467만원(1월)에서 4억329만원(6월)으로 상승했다. 2분위 가격도 이 기간 동안 5억8,984만원에서 6억5,049만원으로, 3분위 가격은 7억6,785만원에서 8억2,353만원으로 올랐다. 분위별 상승률을 보면 7.64%(1분위), 10.28%(2분위), 7.25%(3분위) 등이다. 중저가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해 하반기 3~7%를 기록했는데 올 상반기에는 7~10%로 껑충 뛴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올 상반기 상위 20% 아파트 평균값은 1월 17억8,846만원에서 6월 18억227만원으로 1.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월별로 보면 상위 20% 아파트의 가격 변동률은 올해 4월을 기점으로 마이너스권으로 떨어지기까지 했다.
실제로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서울 외곽지역은 ‘7·10대책’에도 호가가 나날이 오르고 있다. 수요가 계속 밀려들자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다시 거둬들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관악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봉천동 일대의 경우 집주인들이 매물을 회수해 현재 나온 물건이 없다”며 “30평대가 6월 말 7억원 후반에 팔렸는데 현재 호가는 8억원 후반에서 9억원까지도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대출규제 등으로 고가 아파트 시장이 막히자 중저가 아파트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투자수요뿐 아니라 ‘지금 아니면 집을 살 수 없다’는 무주택자 수요도 집값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13일 ‘주택시장 안정 보완대책 관련 주요 제기사항에 대한 설명’ 보도 참고자료에 고가 1주택 보유자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담았다. 정부는 올해 공시가격 31억원, 내년 34억원인 아파트를 한 채만 보유한 1주택자를 예로 들었다.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를 10년간 보유한 65세의 A씨는 올해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756만원에서 내년 882만원으로 126만원 늘어난다. 반면 이 아파트를 3년간 보유한 58세의 B씨는 올해 1,892만원에서 내년 2,940만원으로 세 부담이 1,048만원이나 늘어난다.
1주택자의 경우 주택을 장기보유하면 세 부담 증가 규모가 크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시뮬레이션이지만 장기보유자의 세 부담도 일정 부분 늘어날 뿐 아니라 단기보유 1주택자의 부담은 1,000만원 넘게 늘어나는 셈이다. 이를 의식한 듯 정부는 공시가격 30억원 이상 주택은 지난 2019년 기준 전체 주택의 0.01%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다주택자 세 부담은 배 이상 훌쩍 늘어난다. 올해 공시가 15억원·13억원에서 내년 공시가 16억5,000만원·14억원으로 올라가는 서울 아파트 2채를 가진 경우 올해는 종부세를 2,650만원 내지만 내년에는 6,856만원을 내야 한다. 세 부담이 2.5배 가까이 증가하는 셈이다.
3주택자의 세 부담도 중과세율 인상으로 큰 폭으로 증가한다. 정부는 올해 공시가 15억원의 서울 아파트, 공시가 13억원의 대구 아파트, 8억7,000만원의 부산 아파트 3채를 보유한 경우를 예로 들었다. 내년 공시가가 서울 16억5,000만원, 대구 14억5,000만원, 부산 9억5,000만원으로 올라갈 경우 종부세는 올해 4,179만원에서 내년 1억754만원으로 무려 6,575만원 늘어난다.
한편 정부는 이날 다주택자들이 정부가 양도세를 중과한 정책 의도대로 주택을 처분하는 대신 증여로 쏠릴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 “증여 시 취득세율을 인상하는 방안 등 보완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주택을 증여받을 때 내는 증여 취득세율을 현행 3.5%에서 최대 12%까지 올리는 방안을 유력 검토 중이다.
앞서 정부는 ‘7·10대책’을 통해 1주택자가 주택을 매입해 2주택자가 되는 경우 부담하는 취득세율을 현행 1∼3%에서 8%로, 3주택 이상은 12%로 상향한 바 있다. 따라서 증여재산에 대한 취득세도 이에 준하는 수준으로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다주택 부모가 무주택 자녀에게 편법 증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주택 수를 가구 합산으로 계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정부는 ‘임대차 3법’ 도입 추진으로 다주택자들이 늘어난 세금 부담을 전셋값을 일시에 올리는 방식으로 세입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기존 계약에도 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세금이 늘어난 집주인이 세입자를 내보내고 새로 전월세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임차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상 2년의 거주기간을 보장받고 있으며 임대인이 거주를 방해하거나 강제로 내보내면 임대인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지윤·권혁준기자 yang@sedaily.com
/세종=하정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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