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 취득세 2배로 올려..다주택자 '매각 대신 증여' 우회 차단
'5년 규정' 이월과세 기간 늘려 증여 효과 축소 방안도 거론
[경향신문]

정부가 증여받은 부동산에 매기는 취득세율을 현행보다 2배가량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7·10 부동산 대책으로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이 높아진 다주택자들이 정부 정책 의도대로 주택을 매각하지 않고 배우자나 자녀에게 증여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12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등 관련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조만간 다주택자들의 증여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는 7·10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 내 3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양도세 최고세율을 72%로, 보유기간 2년 이내 단기매매 주택에 대한 양도세율을 60%로 각각 인상했다. 이는 현행 증여세 최고세율(50%)보다 높다. 따라서 다주택자들이 정책 의도와 달리 주택을 팔지 않고 가족에게 증여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증여가 급증하는 현상이 반복돼왔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7년 8·2대책 직후인 그해 9월과 2018년 9·13대책 직후인 그해 10월, 전국 아파트 증여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49.3%, 54.1% 증가했다.
증여 유인을 줄이기 위한 취득세율 인상폭은 현행의 2배 수준으로 전해졌다. 현재 증여 시 취득세는 기준시가에 대한 단일세율로 3.5%(농어촌특별세·지방교육세 포함 4.0%)가 부과된다. 정부는 7·10대책을 통해 1주택자가 주택을 매입해 2주택자가 되는 경우 부담하는 취득세율을 현행 1∼3%에서 8%로, 3주택 이상은 12%로 상향한 바 있다. 증여에 대한 취득세도 이에 준하는 2배 이상이 돼야 양도세 회피를 노린 증여로의 우회를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도세 중과세율보다 낮은 증여세 최고세율을 추가로 인상하는 방안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증여세는 가업 상속, 현금 및 주식 증여 등의 이슈와 맞물려 있어 부동산 가격안정이란 목적만으로 손질하기 어렵다는 것이 당국의 시각이다.
이월과세 적용기간을 늘리는 방법도 거론된다. 현재 배우자나 부모에게 부동산을 증여받아 5년 이내에 팔면 이월과세 규정을 적용해 최초 취득가 기준으로 양도차익을 계산해 세금을 내야 한다. 증여 후 5년이 지난 시점에 팔아야 증여 시점을 기준으로 양도세를 낸다. 이월과세 기간을 5년보다 늘릴 경우 증여받은 주택으로 양도차익을 얻으려면 더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만큼 증여할 유인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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