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저항 그리고 더딤..미술가들에게 작업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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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그림으로 시작해 바람에 나부끼는 댓잎이 들썩이는 인간의 형태로 발전한 이응노(1904~1989)의 작업은 감옥에서 더욱 단단해졌다.
저항적 태도가 그대로 작업이 됐다.
소시민의 삶과 사회의 부조리를 눈여겨 본 조각가 구본주는 날아다닐 정도로 바삐 살아가다 정작 퇴근길에는 오도 가도 못할 벽구석으로 몰린 회사원을, 누구나일 수 있는 그 모습을 작업으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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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나혜석 등 14명 작품 전시
교과서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로 소개되는 나혜석은 가부장제라는, 100년이 지난 지금도 완강한 사회적 벽에 맞섰다. 고민 많아 보이는 나혜석의 자화상 옆에 그가 그린 삽화가 확대돼 걸렸다. 길 가는 신여성을 향해 수군거리는 갓 쓴 남성들의 손가락질이 액자 너머 자화상의 여성 화가에게까지 꽂힌다. 저항적 태도가 그대로 작업이 됐다. 소시민의 삶과 사회의 부조리를 눈여겨 본 조각가 구본주는 날아다닐 정도로 바삐 살아가다 정작 퇴근길에는 오도 가도 못할 벽구석으로 몰린 회사원을, 누구나일 수 있는 그 모습을 작업으로 남겼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신체의 제약, 몸과 경험의 의미가 새삼 부각되면서 ‘미술가의 작업은 무엇이 특별한가’를 되돌아보는 계기로서 마련된 게 바로 이 전시다. 심 관장은 “작업은 태도에서 오지만, 태도가 예술인 것은 아니다”면서 “태도가 예술이 되기 위해서는 ‘작업’이라는 존재론적 번역과 물리적, 혹은 신체적 구현 과정을 거쳐야 하며 제만의 ‘태도가 형식이 될 때’는 이 결정적인 과정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과소평가의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위대한 업적을 위해 만들어지는 기념비를 무명씨를 위한 ‘사소한 기념비’로 만드는 홍순명 작가는 팽목항을 7번이나 오가며 주워 모은 돌멩이와 나뭇가지, 부표와 쓰레기들을 뭉쳐 캔버스로 감싸 ‘버려진 것’들이 목격했을 풍경들을 그렸다. 전시장에서 만난 홍 작가는 “코로나로 외국 레지던시나 해외 전시에 나갈 수 없게 됐지만, 혼자가 익숙한 게 예술가들인지라 오히려 작업실에 틀어박혀 작업에만 집중할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전시는 9월20일까지.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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