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 더 올라..7개월만에 최대 상승(종합)
서울 전셋값 54주 연속 상승.."전세수요 꾸준한데 공급물량 부족"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값이 더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묶으면서 투자 수요가 다시 서울로 돌아오고, 집값 상승을 우려한 실거주자들이 매수에 가세하면서 상승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공급 부족으로 전세 불안이 계속되면서 서울의 전셋값은 54주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
◇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작년 12·16대책 이후 최고
한국감정원은 7월 첫째 주(6일 기준) 서울의 주간 아파트값이 0.11% 상승해 지난주(0.06%)보다 오름폭이 커졌다고 9일 밝혔다.
이번주 상승률은 작년 12·16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7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값은 작년 12월 셋째주 0.20% 올라 연간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뒤 12·16 대책 발표 후 상승세가 꺾여 3월 말부터 9주 연속 마이너스 상승률을 이어가다가 6월 둘째주부터 5주 연속 상승했다.
특히 6·17 대책 발표 직후에는 대책의 효과가 나타나길 기다려보자는 분위기였으나, 대책 이후 3주 연속 오르며 상승폭이 커져 불안한 모습이다.
◇ 추가 규제 가해진 강남권이 강세…신천·도곡동 등 연일 신고가
이번주 서울에서는 강남권 아파트값 상승이 두드러졌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잠실동이 있는 송파구(0.18%)는 이번주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삼성·대치·청담동이 있는 강남구도 0.12% 올라 규제 이후 오히려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 서초구도 0.10% 올라 지난주(0.06%)보다 오름폭을 키웠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규제지역 인접 지역으로 매수세가 몰리며 가격이 상승하고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 84.9㎡는 지난달 6일 23억1천만원(11층)에 매매된 뒤 규제 이후인 지난달 26일 23억5천만원(10층)에 거래됐고, 이달 3일 26억5천500만원(8층)에 매매가 이뤄져 한달여만에 3억원 넘게 뛰었다. 이는 역대 최고 매매가격이다.
강남구 역삼동 역삼아이파크 전용 28.25㎡는 지난달 24일 8억1천만원(11층)에 매매됐다. 이는 한 달 전인 5월 23일 7억9천만원(13층)보다 2천만원 오른 신고가다.
잠실동과 인접한 신천동에 있는 파크리오 전용 84.9㎡는 지난달 16일 17억5천만원(4층)에 거래된 뒤 지난 주말 20억5천만원에 거래됐다. 이 역시 신고가 기록이다. 최근에는 21억원짜리 매물이 회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 고가 아파트 많은 '마용성', 중저가 몰린 '노도강'·'금관구'도 상승 계속
강남 3구에 이어 고가 아파트가 많은 마포구(0.07%→0.14%)·용산구(0.05% →0.10%)·성동구(0.05%→0.07%) 등 일명 '마용성' 지역도 전주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마포구 공덕동 공덕더샵 전용 84.9㎡의 경우 규제 전인 지난달 8일 15억3천만원(3층)에 매매됐는데, 규제 이후인 지난달 30일 16억5천만원(13층)에 거래가 이뤄지며 신고가 기록을 썼다.
9억원 미만의 중저가·중소형 아파트가 몰린 지역의 아파트값도 함께 뛰었다.
노원구(0.08%→0.13%)·도봉구(0.08%→0.14%)·강북구(0.10%→0.13%) 등 '노도강' 지역과 금천구(0.05%→0.08%)·관악구(0.07%→0.10%)·구로구(0.09%→0.09%) 등 '금관구' 지역도 구로가 같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모두 지난주에 비해 오름폭이 커졌다.
감정원은 "저금리, 대체 투자처 부재 등에 따른 유동성 유입 확대로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경기도 성남 분당구·과천 등 상승폭 커져…인천은 상승폭 줄여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주 0.16%에서 이번주 0.17%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경기도는 지난주 상승률과 같은 0.24%를 기록했다.
분당신도시가 있는 성남시는 지난주 0.10%에서 이번주 0.32%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분당구가 지난주 0.07%에서 이번주 0.34%로, 수정구가 0.13%에서 0.30%로 각각 오름폭을 키웠다.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5단지 한양 전용 134.5㎡는 지난달 4일 16층이 13억2천만원에 거래됐는데, 규제 후인 지난달 22일 같은 층이 15억6천500만원에 매매되며 2억5천만원 가까이 올랐다.
과천시도 6월 이후 5주 연속 상승하며 이번주 0.20% 상승으로 지난주(0.16%)보다 오름폭을 키웠다.
고양시(0.43%→0.43%)는 지난주와 같은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재개발 호재가 있는 광명시(0.23%→0.36%)와 남양주시(0.20%→0.31%), 구리시(0.19%→0.33%) 등도 전주 대비 오름폭을 키웠다.
6·17 대책 직후 풍선효과가 나타났던 김포시(0.58%)는 한강신도시 위주로, 파주시(0.49%)는 운정신도시 위주로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유지했고, 충남 천안시(0.31%)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인천은 이번 주 0.05% 상승으로 지난주(0.07%)보다 상승폭을 줄였다.
6·17 대책으로 대부분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매수세가 줄어들어 모든 구에서 상승폭이 축소됐고, 특히 동구는 지난주(-0.08%)에 이어 이번주 -0.04%로 아파트값이 2주 연속 떨어졌다.
◇ 세종시 2.06% 급등…대전·청주는 상승세 꺾여
지방도 지난주(0.10%)보다 높은 0.1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세종시는 지난주 1.48%에서 이번주 2.06%로 크게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감정원은 세종의 경우 조치원 등 외곽으로 매수세가 유입되고, 교통여건 개선과 충남대병원 개원 기대감 등 영향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산(0.11%)은 부산진구(0.25%)ㆍ해운대구(0.23%) 등이 정비사업 진척 기대감으로, 남구(0.18%)는 대연ㆍ용호동 대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5개구 중 4개구가 투지과열지구로 지정된 대전시는 지난달 1∼4주차 상승률이 0.46%, 0.46%, 0.85%, 0.75%로 높았으나 지난주 0.05%에 이어 이번주 0.09%로 진정된 모습을 보였다.
방사광가속기 유치 호재로 들썩였던 청주시도 이번주 0.07% 오르는 데 그쳐 상승세가 꺾였다.
◇ '공급 부족'…서울 전셋값 54주 연속 상승
전셋값도 계속 불안한 모습이다.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 주에 지난주와 같은 0.10% 상승하며 54주 연속으로 올랐다.
경기도는 지난주 0.20%에서 이번 주 0.24%로 상승 폭이 커졌다. 인천은 0.02% 올라 지난주와 같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에서는 강남권의 상승률이 눈에 띄게 높았다.
상반기 입주 물량이 해소된 강동구(0.22%)가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올랐고, 강남·송파구(0.16%), 서초구(0.15%) 등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마포구(0.19%)와 강북구(0.14%), 성동구(0.12%), 종로구(0.10%) 등도 전셋값 강세가 이어졌다.
한국감정원은 "서울의 경우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과 청약 대기, 교육제도 개편 등에 따른 전세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실거주 요건 강화 등 규제와 풍부한 유동성 등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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