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2급 긴꼬리딱새 가족 "울산 문수산 계곡에 둥지 틀었네"

김주영 기자 2020. 7. 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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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울산시 모니터링서 발견
과거 일본식 삼광조->긴꼬리딱새로 불러

울산 울주군 문수산 계곡에서 여름철새이면서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 긴꼬리딱새 둥지가 확인됐다.

울산시가 지난달 29일 울주군 문수산 계곡에서 포착한 긴꼬리딱새 암수와 새끼들의 모습. /울산시

울산시는 “지난달 20일 긴꼬리딱새와 팔색조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제보를 받고 계곡 인근 나뭇가지 사이 둥지에서 알을 품고 있는 암컷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다시 찾은 둥지에서는 4~6마리로 추정되는 새끼들이 어미 새가 주는 먹이를 먹기 위해 주둥이를 서로 높이 크게 벌리기 위해 다투는 모습이 포착됐다. 당시 암컷 어미 새가 여러 차례 먹이를 물고 왔으며 가끔 수컷도 먹이를 물고와 새끼들에게 빠르게 먹이고 둥지를 떠나는 장면도 확인됐다.

여름철새인 긴꼬리딱새는 긴꼬리딱새과로 5월 초에 와서 번식한다. 알은 2주간 품고 새끼는 8일~12일 동안 자라고 나면 이소(둥지를 떠남)한다. 번식을 마치면 8월 초에 월동지인 따뜻한 동남아 지역으로 돌아간다.

얼마 전까지 일본식 이름인 ‘삼광조’로 불렸다. 삼광(三光)은 하늘에 빛이 나는 3가지 천체인 해, 달, 별을 뜻한다. 긴꼬리딱새 울음소리가 일본인들 귀에 ‘츠키 히 호시, 츠키 히 호시’하고 우는 것처럼 들린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츠키(ツキ), 히(ヒ), 호시(ホシ)는 각각 달, 해, 별을 뜻한다.

한국조류학회에서는 수컷꼬리가 암컷보다 3배 이상 긴 특징을 고려해 긴꼬리딱새로 고쳐 부르고 있다. 수컷 꼬리가 이렇게 긴 것은 암컷이 긴 꼬리를 가진 수컷을 짝으로 선호하기 때문이다. 꼬리가 길수록 건강한 것이라고 한다.

울산시 관계자는 “각종 개발로 긴꼬리딱새 번식지 환경은 안 좋아지고 있다”며 “울산을 찾는 여름, 겨울 철새 모니터링을 통해 보다 안전한 번식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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