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토헬릭스·니어스랩·다빈시스템스..전 세계 공략할 한국의 드론 기업

임수정·이소연 이코노미조선 기자 2020. 6. 29.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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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조선]
캐나다 드론 서비스 선도 기업 ‘알토헬릭스’
자율비행 드론 선두주자 ‘니어스랩’
불모지 안티드론 도전장‘다빈시스템스’

2026년 9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세계 드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세계 최대 드론 전문 기업인 중국의 DJI가 취미·레저용 시장을 장악했다. 미국의 수많은 글로벌 정보통신(IT)·유통 공룡 기업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비대면의 드론 배송 서비스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은 드론 시장 후발주자다. 하지만 정부가 그 어느 나라보다 공격적인 드론 산업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한국 드론 기업도 있었다. '이코노미조선'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가장 주목받는 신시장 중 하나인 드론 시장 현황을 점검하고 한국의 경쟁력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국내 드론 기업 2500여 곳
양보다 질적 성장 필요성
해외 시장 확대 韓 기업3곳

중국 DJI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드론 기업이다. 하지만 DJI의 제품은 취미·레저용 드론이 대부분이다. 산업 현장이나 공공 부문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상업용 드론 시장은 현재 태동기이며 이 시장을 장악한 기업은 아직 없다는 게 중론이다.

한국 정부는 상업용 드론 시장 강자를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정부가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드론 산업 육성 정책을 펼치면서 국내 드론 전문 기업을 비롯해 드론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국내 드론 기업 현황을 조사한 항공안전기술원에 따르면 드론 관련 기업은 2015년 400여 곳에서 2019년 2500여 곳으로 6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국내 드론 산업은 현재 양적 성장의 한계에 부닥쳤으며 질적 성장을 도모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단기간에 드론 기업 수가 가파르게 늘었다는 것은 곧 업력이 짧은 드론 기업이 대부분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많은 국내 드론 기업이 자금력 부족과 기술적 한계 탓에 해외 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데도 해외 시장에서 다른 기업이 따라할 수 없는 핵심 기술로 이름을 알린 한국 기업도 있다. 전 세계에 한국의 드론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는 기업 3곳을 소개한다. 한국 드론 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

◇Interview 1
캐나다 선도 한인 기업 ‘알토헬릭스’

항공법이 엄격하기로 악명 높은 캐나다 드론 시장에서 선두주자로 꼽히는 한인 기업이 있다. 바로 현직 항공사 조종사인 변종영 대표가 2016년에 창업한 ‘알토헬릭스’다. 알토헬릭스는 드론 교육 사업을 중심으로 산업 대상 드론 컨설팅도 제공한다. 현재 캐나다 온타리오주 소방 학교, 소방서, 경찰서 등 공공기관과 주요 기업의 공식 드론 교육기관으로 인정받았다. 지난해에는 아프리카 케냐 등 개발도상국에도 진출했다. 변 대표는 올해 초 드론 교육 및 컨설팅 분야에 소프트웨어 기술을 결합한다는 목적으로 비즈니스 자동화 전문가 김희석 대표와 ‘에임 로보틱스’도 공동창업했다. 6월 13일 오전 10시(한국시각) 화상회의 플랫폼 ‘줌’을 통해 변종영·김희석 대표를 인터뷰했다.

알토헬릭스를 창업한 이유는.

변종영 "현재 에어캐나다에서 에어버스 330 조종사로 일하고 있으며 20년 가까이 항공 업계에 몸담았다. 항공업 종사자로서 드론을 처음 봤을 때 충격 그 자체였다. 새로운 항공 분야라고 생각했다. 캐나다는 항공법이 매우 엄격한 나라 중 하나다. 기존의 항공기처럼 드론 역시 누군가 조종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알토헬릭스를 창업했다. 현재 캐나다 드론 조종사의 30%가 알토헬릭스의 교육 과정을 거친다."

주요 사업 분야는.

변종영 "면허, 관제, 통제 등 안전관리시스템(SMS)을 기획 및 자문하는 일이 주업이다. 많은 사람이 드론을 어떻게 만들지 혹은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지만, 시스템이나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 먼저다."

김희석 "알토헬릭스는 캐나다 정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정부에 드론 관련 제도나 인프라 구축을 제안하기도 한다."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변종영 "4년 전 한 소방서에서 드론 교육을 진행했다. 교육이 끝나고 3개월 뒤에 그 지역에 큰불이 났다. 해당 소방서는 적외선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을 이용해 어디를 집중적으로 진화할지를 찾았고 1~2일 만에 진화 작업을 완료할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알토헬릭스는 캐나다 전역에 이름을 알렸고 경찰서 등 많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드론 교육을 진행할 수 있었다."

에임 로보틱스를 창업한 이유는.

김희석 "캐나다에서 드론을 날리려면 기관에 제출할 서류 작업을 수작업으로 하는데, 1시간 이상 걸린다. 이러한 현장의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 30초 안에 서류 작업을 끝낼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사람이 귀찮아서 법을 어기는 경우도 많지 않나. 캐나다 항공법은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법을 지키기 쉽게 만들자는 취지였다. 드론을 가장 빨리, 합법적으로 날릴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든 거다. 에임 로보틱스는 ‘드론 업계의 어도비(Adobe)’를 꿈꾼다. 컴퓨터 그래픽을 배우려는 사람들은 모두 어도비 소프트웨어를 쓴다."

한국 진출을 검토한다고 들었다.

김희석 "캐나다 시장을 선도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다른 국가로 진출하는 일이 오래 걸리지 않을 거라고 본다. 한국에 진출하고 싶은 가장 큰 이유는 5세대 이동통신(5G) 인프라 등 면적 대비 통신망의 양과 질이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에임 로보틱스는 드론에 인공지능(AI) 등의 신기술을 적용하는데, 이 기술은 5G를 만나면 마치 핵융합하듯 엄청난 증폭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그리고 한국은 전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테스트베드 시장이다. 한국에서 기술 테스트를 거치면 굳이 다른 나라에서 테스트할 필요가 없다. 회사 직원 상당수가 한국인이기도 하다."

변종영 "알토헬릭스의 드론 사업 경험과 에임 로보틱스의 기술력은 한국 드론 산업 활성화는 물론 해외 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의 기술력이라면 전 세계 1위도 노려볼 수 있다."

◇Interview 2
자율비행 드론 선두 주자 ‘니어스랩’

"국내 풍력발전기 550기 중 절반을 점검했습니다." 자율비행 드론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인 니어스랩은 2015년 출범해 한국을 비롯해 일본, 미국 등 다양한 국가의 풍력발전기 안전점검을 드론으로 수행해 주목받았다. 6월 17일에는 다국적기업 지멘스와도 드론 납품 계약을 하기도 했다.

니어스랩은 인공지능 딥러닝(심화학습)을 통해 드론이 스스로 비행경로를 설정해 날아갈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드론에 장착했다. 강풍 속에서도 정밀 비행제어 기능으로 단숨에 50층 빌딩 높이의 풍력발전기까지 드론이 스스로 올라가 다각도에서 이를 촬영하고 미세한 흠집까지 찾아낸다. 6월 12일 오후 2시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최재혁 니어스랩 대표를 만났다.

드론 제조가 아닌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휴대전화 제조업에 뛰어들어 아이폰을 만드는 애플과 경쟁하는 것보다는 어느 휴대전화를 쓰든 내려받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것이 더 현명하다. 드론은 자동차처럼 주기적인 정비·수리 서비스가 중요하다. 이 때문에 세계 곳곳에 이미 진출해 언제나 쉽게 드론을 맡길 수 있는 DJI 같은 업체가 우리보다 유리할 수밖에 없다. 반면 소프트웨어는 잘 개발하면, 어떤 드론을 사용하든지 간에 우리 소프트웨어를 장착하기만 하면 된다."

니어스랩은 드론의 자율비행 소프트웨어 기술로 주목받는다. 니어스랩 드론의 자율비행은 어디까지 가능한가.
"드론 비행 중 문제가 생기면 사람이 개입하는 조건부 자율비행이다. 현재의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처럼, 사람이 더 편하게 운전하는 것을 도와주는 운행 보조에 가깝다. 사람이 미리 입력한 경로대로 드론이 자율적으로 비행을 하되,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면 조종사에게 문제를 알린다. 즉, 문제 해결은 여전히 사람에게 달려있다."

사람이 여전히 개입해야 한다면, 자율비행이라고 보기 어렵지 않은가.
"사람이 개입하는 시간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전에는 드론이 비행을 하면서 조종사에게 ‘지금 어떻게 하면 될까요’라고 물어보는 경우가 20번이었다면 지금은 5번 정도로 적어졌다. 문제와 해결 방법이 비행 횟수가 늘수록 데이터로 쌓여, 드론의 문제 해결 능력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전에는 자율비행하는 드론이 풍력발전기의 날개 끝인 ‘팁’에 도착했음에도 이를 지나 계속 허공으로 날아가는 일이 잦았다. 조종사가 돌아가라고 지시를 해야만 했다. 그러나 지금은 날개 끝이 어디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해, 이를 벗어나면 알아서 돌아간다."

드론도 사람처럼 실수하는데, 풍력발전소 등 산업 현장에서 드론을 사용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시간이 단축된다. 3명이 한 풍력발전기를 점검하는 데 8시간이 걸리지만, 드론으로는 15분 만에 가능하다. 현장에 발전기가 100여대 있는데 언제 다 확인하나."

그래도 숙련된 사람이 육안으로 점검하고, 여기저기 두드려보는 게 더 정확하지 않나.
"사람이 직접 풍력발전기를 점검하면 데이터가 쌓이지 않는다. 사람은 결함이 생긴 부분을 종이에 그리고 사진을 찍어 내려온다. 그리고 도면에 이를 옮겨 그리고 엑셀로 정리할 뿐이다. 반면 니어스랩은 수개월 동안 드론이 촬영한 결함 사진 수백 장을 데이터화해 고객사에 제공한다."

◇Interview 3
불법 드론 잡는 ‘다빈시스템스’

"드론과 안티드론 시스템의 관계는 미사일과 미사일 방어 체계와 비슷합니다. 드론이 대부분 좋은 의도로 다방면에서 활용되지만 불법 드론이 뜨면 그 피해는 막대하기 때문에 안티드론 시스템은 필수적입니다. 창과 방패의 싸움은 계속될 겁니다."

정진섭 다빈시스템스 대표는 6월 17일 오전 10시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다빈시스템스 본사에서 진행된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불법 드론을 탐지하고 무력화하는 안티드론 시스템은 국내에서 불모지와도 같은 분야다. 하지만 정 대표는 통신 업계 30년 경력을 밑거름 삼아 2018년 다빈시스템스를 창업하면서 안티드론 시스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중국 DJI가 주도해온 전 세계 드론 시장의 판을 뒤흔들 기술로 언급하기도 했던 안티드론 시스템. 정 대표에게 안티드론 시스템 사업 전망을 물었다.

다빈시스템스의 안티드론 시스템 특징은.
"RF센서(스캐너) 기반의 탐지 장비로서 드론이 주로 사용하는 ISM밴드(산업·의료·과학 등의 분야에서 사전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는 물론 6㎓ 이하의 전 대역에서 드론 신호를 탐지할 수 있다. 또한, 센서를 중심으로 반구형으로 표현되는 탐지 공간에 대해 드론 신호가 들어오는 방향을 구분해 수신하고 신호처리를 하면서 방향을 찾아낼 수 있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현재 대부분의 타사 기술은 기능이나 성능적으로 수요처의 요구 사항을 만족시키지 못하거나, 일부 만족하더라도 너무 고가인 문제점이 있다.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최근 5G 시스템 등의 수요를 겨냥해 출시한 고성능 민간용 핵심 부품을 기반으로 설계해서 기능과 성능, 가격 문제를 해결했다."

주요 수요처는.
"정부, 군, 기업, 민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정부, 군, 기업 등은 주요 시설 보호, 불법 행위 차단이나 예방을 위해 안티드론 시스템을 운용하기를 희망한다. 주요 시설이란 구체적으로 청와대·정부청사 등 공관, 데이터센터·발전소·공항, 주요 군기지, 교도소·유전·정유소·공장 등이다. 민간영역에서도 유명인이나 주요 인사 등을 대상으로 불법 드론에 의한 몰카 피해 사례가 발생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상업용으로 활용될 가능성은.
"드론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군용은 물론 민간 영역에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불법 또는 악의적인 의도로 드론을 사용한 사례가 늘어 피해 또한 증가하고 있다. 영국의 개트윅 공항에서 정체불명의 드론이 날아와 36시간 동안 항공기의 이착륙이 지연되거나, 교도소 등 교정시설에 마약이나 무기 등이 드론을 통해 배달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주요 인사가 연설하는 동안 폭탄을 장착한 드론이 날아와서 원격으로 기폭하기도 했다. 안티드론 시스템을 운용하면 보호 대상 시설 주변에 접근하는 드론의 상황을 사전에 인지하고 무력화 또는 대비해서 피해를 예방하거나 줄일 수 있다."

해외 진출 계획은.
"지금까지 탐지 시스템을 개발하고 시험 운용하면서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품의 성능과 기능을 높이고 상용화 제품 출시를 목표로 연구·개발하고 있다. 상용화 제품이 나오면 국내 수요처를 대상으로 실적을 쌓은 다음 해외로 진출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도 작은 규모는 아니지만, 회사 목표를 실현하려면 궁극적으로 세계 시장이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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