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다시 서울 들여다보니.. 3억 이하 '도봉·중랑·금천' 눈에 띄네
수도권 대부분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6.17 대책 발표 후 부동산 시장에는 다시 서울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오가고 있다. 특히 대출 규제가 덜한 서울의 3억 이하 아파트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데, 도봉·중랑·금천구가 서울에서는 가장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무주택 실수요자나 2030 젊은층에 3억 이하 아파트 매수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신중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6월 넷째 주 서울 도봉구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0.05%로 11주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전주의 상승폭을 유지했다. 금천구도 0.07% 올라 13주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으며 중랑구 역시 0.04% 상승했다. 중랑구는 전주에 15주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한 바 있다.
이들 자치구는 서울에서 3억원 이하 아파트가 가장 많은 곳들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에서 3억원 이하 아파트 비중이 가장 큰 자치구는 도봉구(23.11%)다. 이어 중랑구는 10.82%, 금천구는 10.13%가 3억원 이하다. 성동구에 3억원 이하 아파트가 1채도 없고, 강남구도 0.57%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매우 많은 수준이다.
도봉구와 중랑·금천구는 서울 도심 업무지구 등과 물리적 거리가 다소 멀어 그간 아파트값이 서울 평균만큼 오르지 않았던 곳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들 세 자치구는 12.16 대책 발표 전에는 아파트값 상승률이 서울 평균에 미치지 못하다가 올해 초부터 앞지르기 시작했다. 코로나19와 정부의 2.20 추가 대책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떨어지던 4월에는 세 자치구는 오히려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 규제 효과까지 더해지며 현장에서는 6.17 대책 이후 매수 문의가 늘고 있다는 반응이다. 도봉구 쌍문동의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6.17 대책 발표 이후에 3억 이하 매물을 찾는 실수요자와 갭투자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호가도 한두 달 전보다 소폭 오른 상태"라고 했다.
3억 이하 아파트의 호가도 일부 올라가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도봉구 쌍문동 경남아파트 전용면적 44㎡은 지난 4월 2억500만원에 실거래됐지만 현재 공인중개사무소에 나와있는 매물의 호가는 최대 2억3000만원까지 올랐다.
금천구 가산동 원평5차 아파트 전용면적 62㎡도 지난달 2억5500만원에 실거래됐지만 현재 호가는 2억9000만원에 달한다. 중랑구 신내동의 광남아파트는 전용면적 44㎡가 지난 4월 2억5000만원에 실거래됐고, 면목동 삼성제이드 아파트는 전용면적 50㎡가 지난달 2억2000만원에 실거래됐지만 현재 매물을 찾기 어려운 상태다.
6.17 대책 이후 도봉·중랑·금천구 등을 중심으로 서울 내에서 풍선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책에 따르면 투기과열지구에는 매매가가 3억원을 넘는 집을 사면 전세대출을 받을 수 없도록 했지만, 3억 미만 아파트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갭투자를 할 때도 초기자금이 상대적으로 적다.
또 6.17 대책에서 수도권 규제가 강화된 것도 서울의 3억 이하 아파트가 많은 자치구에 투자 수요가 몰릴 수 있는 호재다. 서울은 이미 지난 2017년 시행된 8.2 부동산 대책으로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3억 이하 아파트도 이에 따른 대출 규제를 받고 있다.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있는 서울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9억원 이하에는 40%가 적용되고 총부채상환비율(DTI)는 50%로 묶여 있다.
수도권을 살펴보면 이번 대책으로 대부분이 규제지역으로 묶이기는 했지만 안산과 화성, 군포, 수원 등이 저가 아파트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안산은 절반 이상(56.02%)이 3억원 이하 아파트이고,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수원도 35.47%가 3억원 이하 아파트다. 화성은 35.79%, 군포는 36.31%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으로 인해 무주택 실수요자나 2030 젊은층이 투자 기회를 엿볼 수 있는 기회라면서도 신중하게 집을 골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주현 월천재태크 대표는 "대책 이후 도봉·중랑·금천구 등 3억 이하 아파트가 많은 주택은 무주택자나 젊은층에 투자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가격이 싸고 갭이 적다고 무조건 오르는 게 아니라 상승 여력이 있는 곳에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현재까지 상승이 미미했던 곳은 앞으로도 동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핑크빛으로만 보기보다는 옥석을 잘 가려야 한다"고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시세 흐름을 따져보고 아무리 싸더라도 단기 급등 지역은 피하는 게 좋다"면서 "실거주를 하지 않으면 양도세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직주근접 등 거주 가치도 잘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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