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TV 손자병법> 원로작가 양근승씨 별세
[경향신문]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TV 손자병법> 등을 쓴 원로작가 양근승씨가 25일 별세했다. 향년 85세.
유족은 이날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폐암으로 3년 정도 투병을 하시다 오늘 오전 7시쯤 세상을 떠나셨다”고 전했다.
고인은 1962년 KBS 신춘방송극 릴레이에서 <나비의 숨소리>로 최우수상을 수상하면서 데뷔했다. 1987년 KBS <TV 손자병법>을 비롯해 <영산강> <어머니> 등 연속극만 20여편을 썼다. <제갈 맹순이> <고향에 진달래> 등 단막극이나 라디오 드라마까지 합하면 그동안 쓴 드라마가 200편이 넘는다.
대표작은 17년동안 홀로 집필을 한 KBS 농촌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가 꼽힌다. 고인은 1990년 9월 이 작품을 시작해 2007년 10월10일 종영할 때까지 총 852화를 썼다. 그간 연출 8명, 조연출 24명이 바뀌었지만 작가는 고인 뿐이었다. 드라마 집필을 위해 거주지를 서울에서 경기 양평으로 아예 옮겼고, 직접 텃발을 가꾼 일화는 지금도 방송계에서 회자된다. 고인은 2007년 10월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직접 보지 않고선 농작물이 어떻게 자라고 수확되는지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고추가 이 시기엔 어느 정도 크고, 쑥갓은 어느 온도에서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현장감을 제대로 살리려면 현장을 수없이 들락거려야 해요. 눈으로 직접 봐야 알 수 있으니까요. 또 ‘농촌’이라는 제한된 범위에서 소재를 찾는 게 쉽지 않았는데, 마을회관 앞이나 정자 밑에 앉아서 동네사람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면 뜻밖에 새로운 소재들이 나타나곤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고인은 이 드라마로 1992년 백상예술대상 TV극본상을 수상했고, 1998년 농업인의날 대통령 표창, 2007년 KBS 연기대상 공로상을 받았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2호실에 마련됐다. 유족으로는 부인 황금자씨와 아들 동직씨, 딸 지혜씨, 지연씨, 지현씨가 있다. 발인은 27일 오전이다.
홍진수 기자 soo4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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