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쓰고 손씻기" 너무 뻔한 재난문자, 차단하는 사람들

한민선 기자 2020. 6. 25.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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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머니투데이 DB


"마스크착용, 손씻기, 소독 및 환기, 외출 및 모임 자제, 2m이상 건강거리두기 실천 준수"
"<방심은 금물> 우리지역 안전을 위해 수도권 및 밀폐공간 방문자제"
"현재 OO군은 확진자가 없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수시로 발송되는 재난문자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특히 긴급하지 않은 내용을 담은 경우도 있어 재난문자가 기준 없이 남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분의 1은 '코로나19 방역지침'…중복되는 내용도 다수

25일 국민재난안전포털 '지자체 재난문자발송현황'에 따르면 지난 23일 전국에서 발송된 재난 문자는 총 82건이다.

이중 47건만 확진자 발생 및 동선 공개 등 코로나19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사항이었다. 이마저도 중복되는 내용이 있거나 '확진자 가족 전원 음성판정' 등 긴급하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일상적인 방역지침 등 확진자 발생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내용이 적힌 문자를 집계해보니, 전체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82건 중 30건은 '재난문자'라고 하기에는 시민들이 피로감을 느낄 수 있을 법한 내용인 것이다. 이미 많이 알려진 코로나19 대응 방법 등을 언급하며 '확산되고 있다', '조심하라'는 식이었다.

그 외 5건은 소음, 대북전단 등 코로나19와 관련 없는 재난문자였다.

지자체가 송출하는 재난문자…'필요'하면 보낼 수 있다

재난문자는 현재 어떤 기준으로 발송되고 있을까. 행정안전부의 '재난문자방송 기준 및 운영규정'에 따르면 재난문자는 재난 유형에 따라 위급 재난, 긴급 재난, 안전 안내 등으로 나뉜다. 현재 코로나19 관련 내용은 대부분 안전 안내 문자로 발송되고 있다.

재난문자 송출 권한은 2017년부터 17개 광역지자체에 부여됐다. 이어 송출 권한이 지난해 9월 기초단쳬(시·군·구)까지 확대됐다. 이에 따라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판단해 재난문자를 전송하고 있다. 지자체 별로 문자발송 운영기준을 세우고 있지만, 비교적 중요하지 않은 내용을 전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현재는 책임자의 판단에 따라 일상적인 안전 수칙 등도 보낼 수 있는 상황이다. 송출 기준은 △기상특보에 따른 재난대처 정보 △자연·사회 재난발생에 따른 정보 △행정안전부와 사전 협의된 사용기관의 재난정보 △그 밖에 재난문자방송책임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정보 등으로 나와 있다. 명확한 기준 없이 광범위한 내용을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재난문자 울렸는데, 아무도 확인 안해"…'차단'하는 사람도
25일 강서구 이대서울병원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지난 1월20일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이 같은 상황이 수개월간 반복된 탓에 재난문자를 확인하지 않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지국 기반으로 재난문자가 오기 때문에 자신과 관계없는 타 지역의 정보까지 받는 경우 피로감은 더 커진다. 재난문자의 효과가 떨어지면서 '안전 불감증'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장인 이모씨(26)는 "최근 회사에 있었는데, 갑자기 모두의 휴대폰에서 알람이 크게 울렸다"며 "꽤 큰 소리였는데, 정말 아무도 휴대폰을 확인하지 않아서 이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재난문자가 맨날 오다 보니, 아무도 확인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 같다"며 "정말 긴급한 상황이 올 수도 있는데, 걱정이 된다"고 했다.

급기야 갤럭시, 아이폰 등 각 단말기에서 재난문자를 차단하기 위한 방법까지 공유되고 있다. 긴급재난문자를 검색하면 '긴급재난문자 차단', '긴급재난문자 무음' 등이 연관 검색어로 뜰 정도로 재난문자를 받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꼭 필요한 정보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무작정 차단을 하지 못해 딜레마를 겪는 경우도 있다. 취업준비생 박모씨(25)는 "거의 확인을 하지 않고 있긴 하지만, 차단을 하기에는 찜찜하다"며 "알람을 끄는 사람이 없도록 정말 꼭 알아야 할 내용만 보내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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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선 기자 sunnyda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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