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로 울리는 코로나19 긴급재난문자에 짜증"..수신 차단하는 사용자 늘고 있다는데

김재섭 2020. 6. 24.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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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카페에 차단 방법 안내 글도
"정말 긴급한 문자 못받을 수도..켜놔야"

휴대전화 통화나 내비게이션 이용 중에 긴급재난문자가 도착하면 ‘잠시 먹통’ 현상이 발생하는 것과 관련해, 불편을 줄이고자 긴급재난문자 수신이 차단되도록 휴대전화 설정을 바꾸는 사용자들이 늘고 있다. 자칫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은 물론이고 지진·쓰나미·태풍 등의 발생을 알리는 긴급재난문자도 받지 못하게 될 수도 있어 합리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네이버와 다음 같은 포털을 둘러보면, 긴급재난문자 수신을 차단하는 사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네이버·다음 포털의 <한겨레> 기사(휴대폰 통화 중 긴급재난문자 오면 ‘잠깐 먹통’, 왜?)에는 ‘긴급재난문자 수신을 차단했다’고 밝히는 댓글이 수백개 달렸다. 누리꾼 ‘jyy3***’는 “재난문자 꺼놨음. 시도 때도 없이 보내니까”라고 썼다. 다른 누리꾼 ‘lenz***’는 “재난문자 하도 남발해서 이젠 읽지도 않고 꺼버리는 경우가 대다수. 티맵 등 이용 시 화면 다 잡아먹어서 운전 중 위험요소만 늘어남”이라고 올렸다.

포털의 블로그나 카페 등에는 긴급재난문자 차단 방법을 안내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대부분 긴급재난문자 수신 시 발생하는 피로감을 호소하며 휴대폰 설정을 바꿔 수신을 차단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긴급재난문자 차단 설정’ 식으로 검색하면, 피처폰·안드로이드폰·아이폰에서 각각 긴급재난문자를 어떻게 차단하는지를 알려주는 글을 수십여개씩 뜬다.

누리꾼들은 댓글 등에서 “긴급재난문자 발송이 너무 남발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누리꾼 ‘aimp***’는 “양치기 소년처럼 재난문자가 너무 잦으니 울려도 거들떠도 안보게 되네요. 진짜 중요한 공지만 떴으면 좋겠어요”라고 썼다. 누리꾼 ‘kim8***’은 “손씻으라는 게 재난문자냐? 재난문자를 스팸문자 보내듯 남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긴급재난문자 가운데 상당수는 행정안내문자 수준이다. 일반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등으로 보내도 될 것을 긴급재난문자로 보내 스스로 ‘양치기 소년’을 자처하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누리꾼 ‘hyun***’는 “'손씻기, 마스크 착용......' 이게 무슨 긴급재난문자냐”고, ‘qwer***’는 “재난문자도 조금 심각한 사안에 사용해야지 이렇게 남발되면 사람들이 재난문자 와도, 진짜 급한 상황에서도 경각심을 못느끼게 된다”고 짚었다.

휴대폰 내비게이션의 길 안내를 받으며 운전하고 있을 때 긴급재난문자가 와 사고를 낼 뻔 해 수신을 차단했다는 경험담도 많다. 누리꾼 ‘hepo***’는 “재난문자 취지도 좋고 다 좋은데, 휴대폰 내비 사용할 때 재난문자는 좀. 자동으로 없어지지도 않고 해서 결국 주행 중에 휴대폰 조작을 해야 하는데, 고속도로 같은 곳에서는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너무 큽니다”라고 썼다.

좀 불편해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애쓰는 분들을 생각해 참아야지 수신을 차단하면 어떡하느냐고 안타까워하는 글도 많다. ‘jjan***’은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소의 불편도 감수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적었다. ‘wlsl***’은 “귀찮아 하지 맙시다. 해외에선 받고 싶어도 못받는다는데. 잠깐의 불편으로 느슨해지는 마음 다잡아서 스스로의 안전을 지킵시다. 여름에도 수그러 들지 않는다니”라고 썼다.

이에 긴급재난문자 수신 차단을 막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긴급재난문자 수신을 차단하면 긴급할 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보내주는 긴급 상황 공지를 받을 수 없어, 정말로 위급할 대 낭패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이동통신사 임원은 “긴급재난문자 수신을 차단하면 지진·홍수·쓰나미 등의 발생을 전파·경고하는 긴급재난문자를 받지 못해 정말로 재난을 당할 수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긴급재난문자 발송을 남용하고 있지 않는지 점검하고, 국민들은 좀 불편하더라도 긴급재난문자 수신을 차단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김재섭 선임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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