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학가 등록금·성적·시험방식 몸살..종강시점까지 입장차 못좁혀

이상학 기자 2020. 6. 2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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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권 침해 보상" 등록금 반환·P/NP 도입 목소리 거세
일부 교수들, 대면시험 강요.."코로나 어쩌나" 학생 반발
23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에서 열린 '경희대학교 학생의 권리를 되찾기 위한 경희인 집중공동행동'에 참가한 학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변화된 수업환경과 관련해 등록금 반환, '선택적 P/F제도'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2020.6.2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수업을 1학기 동안 받는 대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대학과 학생들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한 학기 종강을 앞두고 대면 시험과 비대면 시험 등 기말고사 방식, 성적평가 방식을 놓고 입장차를 보이면서 어수선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더욱이 일부 대학에서는 학교 측과 교수들 간 소통에도 어려움이 있는듯한 모습도 연출돼 학생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23일 경희대학교 총학생회는 서울캠퍼스와 국제캠퍼스에서 '경희대 학생의 권리를 되찾기 위한 경희인 집중공동행동'을 개최하고 등록금 반환, 선택적 패스/논패스(P/NP)제도 도입을 촉구했다.

선택적 P/NP제도는 성적평가 이후 성적 정정기간에 부여받은 학점을 선택적으로 P로 변환할 수 있는 제도다. 경희대 외에도 연세대·성균관대·한양대·동국대 등도 이 제도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경희대 총학생회 측은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결정되자 학생회와 별다른 논의 없이 절대평가로 전환했다"면서도 "일부 교수·강사들은 자신의 수업은 상대평가로 성적을 평가한다고 명시하는 등 절대평가 도입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대면 강의 등 학습권의 침해가 있었던 학기 특성상 상대평가로는 공정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게 학생들이 P/NP제도 도입을 주장하는 이유다.

아울러 "등록금 반환을 통해 학습권 침해에 대한 보상, 학생들의 어려움에 대한 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국총학생회협의회(전총협)와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 등 대학생 단체들이 등록금 반환운동의 중심에 섰고 연세대, 서울시립대, 홍익대, 경희대, 한국외대 등 대학별 총학생회도 독자적으로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한양대에서는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혈서'까지 등장해 사회적으로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등록금 반환 문제는 각 대학이 학생과 소통을 통해 협의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기말고사 방식을 두고 잡음이 일어나는 대학들도 있다. 동양미래대학교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인해 학생들이 '대면/비대면' 시험을 선택할 수 있도록 공지했으나, 일부 교수들이 사실상 대면 시험을 강요하면서 학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날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학의 한 교수는 강의시스템에 공지를 올려 "학생들이 대면, 비대면 (시험)을 선택할 수 있으나 비대면 선택의 경우 최고학점을 C로 제한한다"며 "대면, 비대면의 선택은 학교의 공지사항이고 이의 처리에 대한 부분은 교수의 선택사항"이라고 했다.

동양미래대 관계자는 "비대면 시험을 선택해도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적인 학교의 입장"이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되도 학점이 중요한 학생들로서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대면 시험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다른 강의에서는 담당 교수가 대면 시험을 대체하려면 수기로 작성한 리포트 100장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 교수는 수업 도중 "그 정도(100장)는 돼야 시험을 준비하고 시험을 보는 학생들과 형평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 교수는 비대면 시험을 보는 수강생에게는 좋은 성적을 부여할 수 없다는 개인 의견도 덧붙여 사실상 대면 시험을 볼 것을 강요했다.

그는 "(비대면 시험 응시자의) 성적은 시험을 본 학생들과 분리해서 부여할 텐데 아주 좋은 성적을 부여하긴 어렵지 않겠냐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특별한 경우가 없으면 대면 시험을 보는 것을 원칙으로 하라"고 엄포를 놨다.

전문가들은 등록금 반환, 기말고사 방식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통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대학에는 학생대표도 참석하는 평의원회가 있다"며 "학생들의 의견이 무엇인지, 대학은 왜 이렇게 대응할 수밖에 없는지 대화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대학 경영진의 적극적인 소통 노력으로 학생들을 이해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shakiro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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