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는 우리 집을 위한 '화단'

매거진 2020. 6. 2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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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가 알아야 할 조경 A to Z _ 4편

꽃을 기다리는 설렘을 주고 지친 마음을 달래며 수확의 기쁨을 주는 정원. 주택에 살며 경험할 수 있는 정원에 관한 다양한 이슈를 꼽아 정리하고 간단한 팁을 공유한다. 그 네 번째 주제는 ‘화단’이다.

연재 순서

3월 텃밭  |  4월 수돗가  |  5월 옹벽  |  6월 화단  |  7월 식재  |  8월 포장  |  9월 담장  |  10월 정원등  |  11월 조경 익스테리어  |  12월 대문·휀스



최근 우리나라 주거문화에서 정원이 아웃도어 리빙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이 식물을 보고 가꾸며 정신적, 육체적으로 정원에서 힐링할 수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이다. 이러한 정원에서 화단이야말로 꽃과 나무로 가장 화려하게 수놓인, 시선이 머무는 포인트 공간이 된다.

정원에서 화단은 잔디와 분리되는 식재 공간인데, 이렇게 해야 잔디의 뿌리가 화단까지 뻗어나가는 것을 방지한다. 따라서 블록으로 단을 높여 입체적인 화단을 조성하거나, 다양한 화단용 에지(Edge)재를 사용하여 잔디와 분리되는 화단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경용 옹벽 블록

첫 번째로 가장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조경용 옹벽 블록 자재를 사용하여 시공하는 것이다. 조경용 블록은 기능적으로도 훌륭한 보강토 옹벽이며, 시공 또한 간편하여 토목 옹벽뿐 아니라 조경용 옹벽, 화단에까지 자유자재로 활용 가능하다. 이러한 옹벽 자재를 활용하면 단조롭지 않고 자연적인 색감과 질감, 패턴을 적용할 수 있어 정원과 한 톤으로 어우러지며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정원으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유럽형 주택에 어울리는 조경용 블록을 활용하여 유선형의 화단을 조성하고 수국과 허브 등으로 화단 하부 식재를 하였다.


현무암 경계석, 현무암 괴석, 석재 오브제 등의 고급스러운 자재로 모던한 화단을 만들었다. 화이트핑크 셀렉스와 화살나무 등으로 포인트를 줬다.


주변 환경을 파악하여 가릴 곳은 차폐하고, 정원으로 끌어들일 곳은 오픈하여 가벽과 단풍나무, 화단이 전체적으로 어우러질 수 있게 조성했다.


화단 디자인

정원을 디자인할 때 먼저 대상지의 상황을 파악하고 전체적인 집과 정원의 콘셉트가 정해지면 그와 어우러지도록 화단을 그려나간다.

화단은 디자인에 따라 유선형의 화단, 사각 화단, 포켓 화단 등 다채로운 모양이 나올 수 있다. 중후한 멋이 있는 집에는 조경용 블록을 활용한 유선형의 화단을, 고급스럽고 모던한 집에는 깔끔하게 마감되는 각진 화단을, 내추럴한 집에는 집과 외부경관과 정원이 하나로 연결되어 보이도록 자연스러운 화단 등으로 디자인한다. 시선이 집중되는 공간에는 포인트 식재 화단, 현관 또는 마당으로 이어지는 동선을 따라가는 선형의 화단, 차폐를 원하는 곳 앞쪽으로 두는 차폐 화단 등 집의 콘텍스트에 따라서 그 모양과 배치가 대략 결정되면 화단을 조성할 수 있다.


소재를 활용해 조성한 화단. 개비온 가벽과 철제 화단, 타일 마감 화단, 현무암 화단이 어울려 화사한 정원이 만들어졌다.


정원의 지형적 차이를 이용해 개비온으로 옹벽을 만들고, 그 앞으로 화단을 놓을 수도 있다. 동선을 따라 회양목을 모아 심고, 공작단풍과 오브제들을 자연스럽게 배치했다.


멀칭재의 재질과 스케일을 달리한 갤러리형 화단. 현관으로 진입하는 정원을 모던한 소재로 마감하고 화단에 화분 및 조명을 두었다.

화단은 소재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달라지는데, 조경용 블록 화단과 벽돌을 쌓고 타일 마감을 하는 화단, 석재 경계석을 쓴 화단, 철제 에지(edge)재를 이용하는 화단 등이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이 주거문화의 고급화가 이뤄짐에 따라 화단에도 다양한 수입 소재들을 접목할 수 있게 되었고, 더 나아가서는 예술 작품으로서 화단이 디자인되기도 한다.

화단은 식물이 뿌리를 뻗고 자리 잡아가는 곳이기 때문에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배수’인데, 블록이나 조적 등으로 입체적인 화단을 조성할 때는 배수 구멍을 내어 물이 한쪽으로 잘 빠지도록 해야 하며, 인공지반에 화단을 조성할 때는 배수판도 배치한다. 식재할 때는 화단의 토심에 따라 나무 크기가 결정될 수 있으므로 사전에 스케일을 고려하도록 한다. 또한, 화단이 배치된 곳이 양지인지 음지인지 파악하여 식물을 심어야 한다. 이처럼 화단의 위치와 크기, 환경에 따라 특성에 맞는 식물군을 정하고 교목, 아교목, 관목, 배경식재, 초화류 순으로 정해 식재 리스트를 만든다.


집의 외장재와 정원의 소재들을 통일감 있게 선택했다. 합성목재 데크와 바닥재는 타일 마감의 화단과 조화를 이뤄 색채를 띠는 식물을 돋보이게 한다.


옥상층 테라스 정원 한쪽에 합성목재로 만든 플랜터. 색감이 다채로운 상록수종을 바크 쇄석 왕마사 배치하여 겨울철에도 화단을 즐길 수 있다.


멀칭(Mulching)

화단을 조성하고 식재한 후에는 멀칭재로 흙의 표면을 덮어주어야 흙이 유실되는 것을 방지하고 건조해지지 않는다. 멀칭재는 여름철 땅이 햇볕에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 습기를 머금고 있도록 하고, 겨울철에는 멀칭재 사이사이의 공극으로 인해 땅의 온도가 급격히 낮아지는 것을 방지하여 식물이 생육하는 토양 환경을 보호한다. 멀칭재의 종류에는 나무껍질인 바크, 13~25mm 정도의 쇄석, 왕마사 등이 있는데, 정원의 콘셉트에 따라 멀칭재를 선택하면 된다. 흙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두께로 멀칭재를 고르게 깔면 화단이 정돈되어 보이고, 표현이 고르게 유지되어 관수 시에도 용이하다.

바크 / 쇄석 / 왕마사


에지(Edge) 화단

앞서 언급한 조경용 블록 화단, 타일 마감 화단 등의 입체적인 화단뿐만 아니라, 경계재를 활용해 잔디와 분리하고 깔끔하게 화단을 조성할 수 있는 ‘에지 화단’도 있다. 알루미늄이나 철제를 이용하면 모던한 느낌의 에지 화단을 연출할 수 있으며, 사고석과 고벽돌 등의 경계재로 간편하게 시공이 가능한 화단도 만들 수 있다. 현무암, 호박돌 등의 삐뚤빼뚤한 돌을 툭툭 놓아 자연스럽게 배치해주면 내추럴한 화단이 완성된다.


다양한 에지 화단

다음 호에서는 살아있는 식물을 이용하여 정원을 사계절 풍요롭게 만드는 ‘식재’를 주제로, 정원의 디자인에 따른 식물의 선택부터 배치 계획, 조성 후 관리방법에 대해 살펴보고, 계절별 추천하는 수목 및 야생화를 소개하도록 한다. <다음 호에 계속...>

최리나 _ 라임플레이스


대학에서 조경학을 전공하고 조경 실무를 쌓은 후 영국 Writtle University College에서 가든 디자인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조경·토목 익스테리어 전문회사인 ‘라임플레이스’에서 조경 설계팀 과장으로 근무하며, 소통하는 디자인과 디테일한 시공으로 높은 완성도를 추구하고 있다. 02-6203-0750|www.limeplace.co.kr

구성 _ 김연정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0년 06월호 / Vol.256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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