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는 우리 집을 위한 '화단'
꽃을 기다리는 설렘을 주고 지친 마음을 달래며 수확의 기쁨을 주는 정원. 주택에 살며 경험할 수 있는 정원에 관한 다양한 이슈를 꼽아 정리하고 간단한 팁을 공유한다. 그 네 번째 주제는 ‘화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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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 주거문화에서 정원이 아웃도어 리빙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이 식물을 보고 가꾸며 정신적, 육체적으로 정원에서 힐링할 수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이다. 이러한 정원에서 화단이야말로 꽃과 나무로 가장 화려하게 수놓인, 시선이 머무는 포인트 공간이 된다.
정원에서 화단은 잔디와 분리되는 식재 공간인데, 이렇게 해야 잔디의 뿌리가 화단까지 뻗어나가는 것을 방지한다. 따라서 블록으로 단을 높여 입체적인 화단을 조성하거나, 다양한 화단용 에지(Edge)재를 사용하여 잔디와 분리되는 화단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첫 번째로 가장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조경용 옹벽 블록 자재를 사용하여 시공하는 것이다. 조경용 블록은 기능적으로도 훌륭한 보강토 옹벽이며, 시공 또한 간편하여 토목 옹벽뿐 아니라 조경용 옹벽, 화단에까지 자유자재로 활용 가능하다. 이러한 옹벽 자재를 활용하면 단조롭지 않고 자연적인 색감과 질감, 패턴을 적용할 수 있어 정원과 한 톤으로 어우러지며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정원으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정원을 디자인할 때 먼저 대상지의 상황을 파악하고 전체적인 집과 정원의 콘셉트가 정해지면 그와 어우러지도록 화단을 그려나간다.
화단은 디자인에 따라 유선형의 화단, 사각 화단, 포켓 화단 등 다채로운 모양이 나올 수 있다. 중후한 멋이 있는 집에는 조경용 블록을 활용한 유선형의 화단을, 고급스럽고 모던한 집에는 깔끔하게 마감되는 각진 화단을, 내추럴한 집에는 집과 외부경관과 정원이 하나로 연결되어 보이도록 자연스러운 화단 등으로 디자인한다. 시선이 집중되는 공간에는 포인트 식재 화단, 현관 또는 마당으로 이어지는 동선을 따라가는 선형의 화단, 차폐를 원하는 곳 앞쪽으로 두는 차폐 화단 등 집의 콘텍스트에 따라서 그 모양과 배치가 대략 결정되면 화단을 조성할 수 있다.
화단은 소재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달라지는데, 조경용 블록 화단과 벽돌을 쌓고 타일 마감을 하는 화단, 석재 경계석을 쓴 화단, 철제 에지(edge)재를 이용하는 화단 등이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이 주거문화의 고급화가 이뤄짐에 따라 화단에도 다양한 수입 소재들을 접목할 수 있게 되었고, 더 나아가서는 예술 작품으로서 화단이 디자인되기도 한다.
화단은 식물이 뿌리를 뻗고 자리 잡아가는 곳이기 때문에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배수’인데, 블록이나 조적 등으로 입체적인 화단을 조성할 때는 배수 구멍을 내어 물이 한쪽으로 잘 빠지도록 해야 하며, 인공지반에 화단을 조성할 때는 배수판도 배치한다. 식재할 때는 화단의 토심에 따라 나무 크기가 결정될 수 있으므로 사전에 스케일을 고려하도록 한다. 또한, 화단이 배치된 곳이 양지인지 음지인지 파악하여 식물을 심어야 한다. 이처럼 화단의 위치와 크기, 환경에 따라 특성에 맞는 식물군을 정하고 교목, 아교목, 관목, 배경식재, 초화류 순으로 정해 식재 리스트를 만든다.
화단을 조성하고 식재한 후에는 멀칭재로 흙의 표면을 덮어주어야 흙이 유실되는 것을 방지하고 건조해지지 않는다. 멀칭재는 여름철 땅이 햇볕에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 습기를 머금고 있도록 하고, 겨울철에는 멀칭재 사이사이의 공극으로 인해 땅의 온도가 급격히 낮아지는 것을 방지하여 식물이 생육하는 토양 환경을 보호한다. 멀칭재의 종류에는 나무껍질인 바크, 13~25mm 정도의 쇄석, 왕마사 등이 있는데, 정원의 콘셉트에 따라 멀칭재를 선택하면 된다. 흙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두께로 멀칭재를 고르게 깔면 화단이 정돈되어 보이고, 표현이 고르게 유지되어 관수 시에도 용이하다.
앞서 언급한 조경용 블록 화단, 타일 마감 화단 등의 입체적인 화단뿐만 아니라, 경계재를 활용해 잔디와 분리하고 깔끔하게 화단을 조성할 수 있는 ‘에지 화단’도 있다. 알루미늄이나 철제를 이용하면 모던한 느낌의 에지 화단을 연출할 수 있으며, 사고석과 고벽돌 등의 경계재로 간편하게 시공이 가능한 화단도 만들 수 있다. 현무암, 호박돌 등의 삐뚤빼뚤한 돌을 툭툭 놓아 자연스럽게 배치해주면 내추럴한 화단이 완성된다.
다음 호에서는 살아있는 식물을 이용하여 정원을 사계절 풍요롭게 만드는 ‘식재’를 주제로, 정원의 디자인에 따른 식물의 선택부터 배치 계획, 조성 후 관리방법에 대해 살펴보고, 계절별 추천하는 수목 및 야생화를 소개하도록 한다. <다음 호에 계속...>
최리나 _ 라임플레이스
구성 _ 김연정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0년 06월호 / Vol.256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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