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코로나19 격리해제 기준 완화 권고.. "장기 격리 불필요"

박유빈 2020. 6. 22. 06: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문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격리해제 기준 완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발병 초기에 바이러스를 대량 배출하며 전파력이 높다가 며칠이 지나면 바이러스 배출량이 크게 낮아지는 코로나19 특성상 장기 격리치료는 불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앙임상위 "코로나19 치료도 '효율성' 제고해야 할 때" 지적
정기현·방지환·오명돈·=왼쪽부터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운영 센터장,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 . 뉴시스·뉴스1
전문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격리해제 기준 완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발병 초기에 바이러스를 대량 배출하며 전파력이 높다가 며칠이 지나면 바이러스 배출량이 크게 낮아지는 코로나19 특성상 장기 격리치료는 불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21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중앙임상위는 코로나19 환자를 가장 가까이에서 본 주치의 등으로 꾸려졌다.

중앙임상위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은 발병 2주째에 바이러스 배출이 많은 반면 코로나19는 발병 초기 수일이 지나면 전염력이 없거나 매우 낮아지므로 메르스처럼 장기간 격리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PCR(유전자 증폭) 검사에서는 비활성화한 바이러스나 파괴된 바이러스 조각만 있어도 양성이 나올 수 있다”며 “PCR 음성을 격리 해제 기준으로 설정하면 불필요한 장기 입원이나 격리로 사회적 자원을 낭비하고 꼭 입원해야 하는 환자가 입원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꼬집었다.

현재 한국은 코로나19 환자가 발열 등 임상증상이 사라진 뒤 하루 간격으로 두 차례 실시한 PCR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와야만 격리를 해제한다. 그러나 중앙임상위에 따르면 이는 너무 엄격한 기준이다. 세계보건기구(WHO)나 해외 주요국은 PCR 검사 결과가 아닌 발병 10일 이상 지난 뒤 증상 유무가 격리 해제 기준이다. 10일이 넘은 시점에서 3일 이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격리해제를 허용한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가 21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 등과 관련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중앙임상위는 “국내 환자가 그동안 평균 4주 가까이 격리된 점을 살필 때 격리해제 기준을 완화하는 것만으로 입원 기간을 3분의1 정도로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코로나19 재확산 추세에서 입원 장기화는 병상 부족 문제까지 유발할 수 있다. 지난 20일 기준 국내 음압병상 1986개 중 입원 가능한 병상은 749개, 중환자용 음압병상은 546개 중 115개뿐이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지금까지도 격리를 이유로 병원에서 퇴원하지 못하고 남아 있는 환자가 많다”며 “이럴 경우 입원치료가 필수적인 고위험군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할 경우 의료 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앙임상위는 50세 미만 성인 중 연구결과에 따라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낮은 환자는 자택 혹은 생활치료시설에서 치료받도록 바꿔야 한다고 충고했다.

오명돈 중앙임상위 위원장은 “경증환자 50명을 퇴원시켜서 남는 병상에 중환자를 받으면 500명을 치료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온다”면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80∼90%가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고 나을 수 있는 사람들인데, 이게 비율로 따지면 1 대 10 정도가 되기 때문에 50명을 퇴원시키면 500명을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구로구 구로예스병원에 일시 폐쇄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 센터장(서울의대 감염내과 교수)도 “저위험 환자의 경우 증상이 악화했을 때 이를 확인해 신고할 보호자만 있다면 집에서 격리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방 센터장은 “막 확진돼서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는 사람을 입원시켜야 방역에 도움이 된다”며 “더욱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입원시키겠다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방 센터장은 “격리해제 기준 완화는 질병관리본부 소관”이라면서도 “질병관리본부도 현재 기준이 너무 엄격하다고 보며 며칠 안으로 격리해제 기준 완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