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부자는 못잡는 '갭투자' 대책..실수요자는 어쩌나

"당장 집 살 돈은 충분치 않지만 전세끼고 서울 강북에 집 사 놓고 수도권서 전세대출 받아 살고 있습니다. 저는 실수요자가 아닌가요?"(전세 실수요자)
정부가 갭투자(전세보증금을 끼고 주택매매)를 막기 위해 전세대출 기준을 3억원으로 강화하고 주택대출 전입·처분기간을 6개월로 단축키로 했지만 '묻지마' 갭투자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대출을 안 받은 '현금부자' 갭투자에겐 아무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도리어 전세대출 기준과 한도만 낮아져 실수요자 피해만 양산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갭투자 비중은 지난 5월 기준 서울 전체가 52.4%로 1월 48.4% 대비 4%포인트 늘었다. 특히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는 이 비중이 72.7%로 연초 57.5% 대비 15.2%포인트 급증했다. 강남 아파트 구매자 10명 중 7명은 전세보증금을 승계한 갭투자일 정도로 주택 매입의 대세가 된 것이다.
정부의 갭투자 대책은 그러나 급증한 갭투자를 막기엔 한계가 많다는 비판이 벌써부터 제기된다. 이번 대책의 초점이 종전과 마찬가지로 전세대출과 주담대 등 '대출'에 국한됐기 때문이다.
정부 대책을 보면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3억원 초과 아파트를 신규 구입하면 전세대출이 막히고, 전세대출을 받은 후 3억원 초과 아파트 구입시 기존 대출이 즉시 회수된다. 전세대출 한도는 종전 최대 5억원(SGI서울보증)에서 2억원으로 낮춘다.
주담대 규제는 전입·처분 의무기간이 종전 2년에서 6개월로 단축된다. 주담대를 받은 1주택자라면 기존 주택을 이 기간 안에 처분해야 하는데 투기성 매매를 막고 실수요를 유인하겠다는 게 정부 취지다. 주담대가 갭투자금으로 유용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공적 보증인 주택금융공사나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함께 사적보증인 SGI서울보증까지 정부 요청에 따라 전세대출 기준이 일괄로 강화되면 도리어 서민 실수요자 피해가 양산할 수 있다. 정부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1주택자 기준 전세대출이 가능한 대상자를 시가 9억원에서 3억원으로 대폭 낮추고, 대출한도도 2억원으로 묶기로 했다.
한국감정원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8억3410만원이다. 서울 아파트의 절반은 8억원이 넘는 셈이라 대부분의 1주택자의 전세대출이 막힌 셈이다. 갭투자로 3억원 이상 집을 사두고 본인은 전세대출을 받아 전세살이를 하는 경우 앞으로는 실거주 목적 투자라도 대출이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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