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 전셋값 올려도 규제 망설였다, 세입자 더 울까봐
[편집자주] 12·16 부동산 대책이 나온지 반년이다. 무섭게 오르던 서울 아파트값을 잡는가 싶더니 반년도 안돼 다시 상승세다. 다주택자, 고가 아파트에 융단폭격식으로 초강력 대출규제와 보유세 강화를 내놨는데 결국 안 먹혔다. 시장에 풀린 많은 돈과 함께 '묻지마' 갭투자를 못 잡아서다. 서민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전세제도가 부동산 투기 지렛대로 변질된 '웃픈' 현실이다. 고삐풀린 갭투자의 실상을 들여다봤다.

"갭투자(전세금을 낀 주택매매)는 금융으로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다. " "잘못 건드리면 전세 실수요자가 피해 볼 수 있다."(정부 관계자들)
'갭투자가'가 아파트 매매 혹은 투기의 주요 수단으로 정착했지만 정부 부처 내에서도 갭투자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꼭 잡아야 하는지 그간 의견이 분분했다. 갭투자를 건드리는 순간 서민의 주거 안전판으로 여겨지는 '전세제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5년 전 집값이 급등했던 부산·대구에서 갭투자가 시작돼 서울까지 올라 오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6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방까지 확산했다.
갭투자가 '대세'가 된 건 우리나라 특유의 '전세제도'에 기인한다. 정부의 의도치 않은 조력(?)도 한몫했다. 정부는 주거안정을 위해 정책적으로 전세대출 시장을 키웠다. 주택금융공사, HUG(주택도시보증공사), SGI서울보증보험 등 3곳의 보증기관이 세입자가 전세대출을 안 갚을 경우에 대비해 경쟁적으로 보증을 섰고 은행은 큰 위험 없이 자금을 풀었다.
보증 기관 중 규모가 가장 큰 주금공의 전세보증 잔액은 올해 3월말 68조6000억원으로 4년 전 30조7000억원(2015년 말) 대비 2배 급증했다. 전셋값이 올랐다고는 해도 증가세가 예사롭지 않다. 공교롭게도 이 기간 '갭투자'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문제를 인지한 정부는 2018년 9·13 대책에서 다주택자의 전세보증을 제한했다. 첫 갭투자 방지책이었다. 지난해 12·16 대책에는 1주택자 중 9억원 이상 주택 보유자에겐 아예 전세보증을 막아버렸다. 이 대책을 내놓기까지도 금융위원회와 국토교통부 간의 이견이 없지 않았다.
"무주택자가 내 집을 마련을 했는데 매수한 주택에 이미 세입자가 있을 수 있다"며 이 경우 '갭투자=투기수요'라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세입자가 받는 전세대출에 보증제한을 하는 것은 투기적인 갭투자를 막는 것과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없고 효과도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갭투자는 전세제도가 있는 한, '필연'적인 매매방식인데 투기 수단으로 변질된 것이 문제다. 전세보증금을 끼고 집을 산 다주택자에게 임대소득세 과세를 강화하는 방법이 유용하지만 결국 이 비용(세금)만큼 전셋값이 오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갭투자를 화끈하게 막지 못하는 정부의 '딜레마'다.
권화순 기자

슬금슬금 오르는 전셋값에 세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아파트값이 주춤하면서 높은 전세보증금을 활용해 집을 사려는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는 늘어나고 있다. 아파트 값이 오르면 전세가격도 높아지니 임차인 입장에서는 악순환이다. 정부와 여당이 부랴부랴 전세계약 기간을 늘리고, 보증금을 올릴 수 있는 한도를 제한하는 등의 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추진하는 이유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임대차보호법의 부작용을 우려한다.
◇오르는 전셋값, 내리는 매매값=서울 아파트 전세값은 지난해 7월 1주차(7월1일)부터 오르기 시작해 50주 연속 상승했다. 누적 상승률은 3.09%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1.73% 오르는 데 그쳤다.
전세값의 변동률이 매매값 대비 2배 가까이 높아지다보니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높아졌다.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을 기준으로 한 전세가율은 지난 1월 57.2%에서 지난달 57.6%로 0.04%p 올랐다. 서초구의 경우 지난 1월 50.3%에서 지난달 51.8%로 1.5%p 뛰기도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매매거래가 주춤한 사이 매수 대기층이 계약 연장에 나서면서 전세 수요가 높아진 까닭이다. 통상 전세가율이 높아지면 전세보증금을 활용한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횡행한다. 갭투자로 매매 거래가 늘고 가격이 오르면 전세값도 덩달아 높아진다. 대출 규제로 매매 수요를 막아뒀는데 전세보증금이 오르면서 거래 활성화의 불쏘시게가 된 셈이다. 정부가 임대차보호법 등 전월세 시장 보호 방안 마련에 나선 까닭이다.
◇ "전세가격 통제, 오히려 시장 변동성 키워"=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섣불리 전세시장에 개입하면 전세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가 임대차 계약 갱신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린 1989년 전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급등한 경험도 있다. KB국민은행 통계를 보면 1988년 7.01%였던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해당 법률이 국회를 통과한 1989년 29.6%로 치솟았고 이듬해에도 23.65%나 뛰었다. 1991년 4.75%로 안정세를 찾기 전까지 2년간 급등장이 연출된 셈이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 가격 상승 여력을 막고자 임대차기간을 3~4년으로 늘리면 집주인 입장에서는 전세보증금을 최대한으로 받으려 할 것"이라며 "서울 아파트 값이 높아지고 대출 제한도 엄격해지면서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전월세 규제를 가하면 시장의 부작용을 더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무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도 "결국 다주택자가 임대주택사업자인데 이들의 주택 보유 세부담이 늘었다. 그나마 수입원인 전월세 가격까지 통제받으면 민간임대주택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솟는 전세가격을 낮추는 근본적인 대안은 결국 임대주택을 늘리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노 연구원은 "전세 수요를 매매수요로 돌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가격을 안정화시키려면 임대 주택을 많이 짓는 수밖에 없다"며 "새로 짓는데 소요되는 시간 등을 고려했을 때 사회주택 매입이나 매입임대주택, 공유주택 등을 활용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한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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